권은희 공천 후폭풍, 새누리 맹공
[권맑은샘 기자/스포츠닷컴]
당장 권 전 수사과장의 과거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4월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과정에서 “상부의 압력이 있었다”고 폭로한 권 전 수사과장에 대해 당시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당력을 총동원해 ‘광주의 딸’ 권은희 과장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말했다. 이에 권 전 수사과장은 “그런 말 꺼내지도 말라. 차라리 ‘경찰의 딸’로 불러주면 좋겠다”면서 비웃음을 비쳤다.
무엇보다 당 안팎에서 우려하고 있는 점은 권 전 수사과장의 ‘진정성’ 훼손이다. 그의 폭로로 당시 김용판 서울지방경찰청장이 공직법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으나 1심에 이어 지난 5일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은 상태다. 이 과정에서 권 전 수사과장은 법원의 결정에 유감을 표명하며 지난달 30일 사직했다. 이에 따라 권 전 수사과장의 7·30 재보선 출마가 점쳐졌으나 “출마에 관한 고려는 전혀 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권 전 수사과장은 이번 결정으로 열흘 만에 말을 바꿨다. “아직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고, 내가 해야 할 일이 있다”며 마음을 돌린 이유를 설명했지만, ‘음모론’이 고개를 들기엔 충분했다.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에 대한 외압 의혹 제기가 결국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치적 뒷거래를 한 것이었음이 이번 공천을 통해 증명됐다”는 민현주 새누리당 대변인의 지적이 이를 증명한다.
광주 유권자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비판도 피해갈 수 없다. 유기홍 수석 대변인은 권 전 수사과장의 전략공천에 대핸 “최적의 후보를 찾는 과정에서 광주의 민심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지만, 유권자들의 선택권을 빼앗은 것은 사실이다. 6·4 지방선거 광주시장에 이어 광주 광산을까지 벌써 두 번째다.
다른 후보자들에 대한 배려도 없었다. 후보자 공모에 신청한 예비후보자들은 경선조차 박탈당했다. 공천이 곧 당선으로 볼 수 있는 ‘텃밭’인만큼 더욱 공정한 경선 절차가 필요한데 도리어 당 지도부에서 불공정한 방법으로 “원칙 없는 공천을 자행했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당초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할 방침이었다면 후보자 공모 신청을 받지 않았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결국 불만의 칼끝은 두 대표에게 향했다. 안 대표와 김 대표의 ‘돌려막기 공천’으로 광주 광산을 뿐 아니라 서울 동작을 전략공천까지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는 것에 대한 ‘책임론’이다. 권 전 수사과장의 전략공천을 반대한 조경태 최고위원은 “이번에 패배하게 되면 무조건 조기전대로 간다고 본다. 두 대표가 책임져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새누리당은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텃밭에서 전략공천한 새정치연합을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윤상현 사무총장은 비상대책회의에서 "수사 외압이라는 거짓말을 했던 사람"이라면서 "경찰 조직 전체를 나쁜 집단으로 매도한 공직자를 공천하는 야당은 생각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권 전 과장이 외압의 주체로 지목한 김용판 당시 서울경찰청장은 1, 2심 재판에서 모두 무죄를 받은 상황이다.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도 부정적인 여론이 나오는 점을 부각하며 "호남을 넘어 대한민국의 민심을 짓밟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권 전 과장은 오늘 오후 광주시의회에서 공식 출마 선언을 하고 본격 선거행보에 들어갈 예정인데 권 전 과장은 언론인터뷰에서 "지금 우리 사회가 정의에 대한 요구가 높기 때문에 사회적 책임감을 느꼈다"며 말했다.
권맑은샘 기자 kbc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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