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선수에 매료돼 한국어 공부에 몰두"
(서울=연합뉴스) 현영복 기자 = "원래 풍류를 즐기고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 있는 남자이지만 김연아 선수의 경기 장면을 보고 매료돼 지난 1년간 한국어 공부만 했어요."
경희대 국제교육원과 연합뉴스가 15일 경희대에서 공동 주최한 제16회 세계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영예의 대상을 차지한 모카야 트레버(23·케냐) 씨는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를 '은반 위의 한국어 선생님'이라고 소개하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서울대 기계공학과에 재학 중인 트레버 씨는 "케냐에서는 늘 1등만 하며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었지만 지난해 2월 학업을 위해 한국에 처음 입국했을 때는 무척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한국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그에게 절대적인 도우미가 된 사람은 세계적 피겨 스타인 김연아 선수.
트레버 씨는 "눈이 내리지 않는 나라인 케냐에서 자란 제가 김연아 선수의 경기를 동영상으로 처음 봤을 때의 충격을 잊을 수가 없다"면서 김연아 선수의 모든 것을 알고 싶어 한국어 공부에 몰입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김연아 선수라는 특별한 한국어 선생님을 만난 덕분에 한국어 공부에 재미를 붙였고 힘들다는 생각도 갖지 않았다면서 직접 대면한 적은 없지만 자신의 한국어 선생님 역할을 한 김연아 선수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외국어 공부가 처음이라는 트레버 씨는 "김연아 선수가 나오는 광고, TV쇼, 인터뷰 등을 열심히 보고 그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하나씩 하나씩 공부하다 보니 불과 1년여 만에 한국어를 나름대로 유창하게 할 수 있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두 가지의 꿈이 있다고 전했다.
하나는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김연아 선수의 경기를 직접 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조국인 케냐를 더 행복한 나라로 만드는 것.
트레버 씨는 "대학을 졸업하면 귀국해 케냐를 교육 등 분야에서 더 좋은 나라로 만들기 위한 일을 하고 싶다"면서 케냐의 어린이들이 김연아 선수처럼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5/15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