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학가 '無알코올 축제'가 대세

posted May 15,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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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축제 단골메뉴 물풍선 터뜨리기!
봄축제 단골메뉴 물풍선 터뜨리기!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15일 서울 광진구 능동로 건국대학교에서 열린 일감호축전에서 학생들이 물풍선을 맞고 있다. 2013.5.15 uwg806@yna.co.kr

 

                   축제 기간 음주문화 개선 공감대 확산

 

(천안·춘천=연합뉴스) 정태진 강은나래 기자 = 대학 축제의 과도한 술 문화를 바꾸기 위한 자발적인 움직임이 대학가에 퍼지고 있다.

 

강원대학교 총학생회는 교내 동아리연합회와 함께 16일 오후 춘천시 효자동 대학 후문 번화가 일대에서 술 없는 문화 공연 축제 '제1회 동아리 마당제'를 연다.

오는 9월 열리는 정기 축제에 앞서 주류 문화가 압도적인 대학가를 문화의 거리로 탈바꿈하자는 취지에서 기획했다.

 

연행예술분과 소속 동아리 8개 팀이 댄스, 놀이패공연, 어쿠스틱, 힙합, 대중음악, 성우 공연 등 다양한 음악적 장기를 가지고 주민과 만날 예정이다.

 

각종 음식점과 술집이 즐비한 강대 후문 번화가는 대학 축제 때마다 비틀대며 휘청거리는 학생들로 몸살을 앓아 왔다.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대학축제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대학축제
(삼척=연합뉴스) 강원대학교 삼척캠퍼스(부총장 최선도)는 19일 도계 캠퍼스에서 대학축제의 일환으로 지역 어르신을 초청, 캠퍼스 소개 및 구강위생점검 및 물리치료 등 학과별 전공봉사활동을 하는 행사를 가졌다.2011.5.19 <<강원대 삼척캠퍼스>> yoo21@yna.co.kr http://blog.yonhapnews.co.kr/yoo21/

 

 

충남 천안과 아산지역 대학가에서도 매년 단골 메뉴로 등장하던 술이 자취를 감췄다.

15일 축제가 한창 열리는 백석대학교 교정 곳곳에서는 학생들의 웃음과 함성이 넘쳐나지만, 어디를 가도 술병은 찾아볼 수 없다.

 

총학생회는 술이 없어 아쉬운 학생들에게 무알코올 칵테일을 만들어 제공하고 있으며 칵테일 판매 수익은 장학금으로 학교에 전달할 계획이다.

 

천안시 알코올상담센터에서는 축제 기간 별도의 부스를 마련, 학생들에게 술 없이도 즐겁게 생활할 수 있도록 예방과 홍보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단국대도 오는 21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천안캠퍼스 축제기간 교내에 주점을 설치하지 않기로 학생회 측과 의견을 모았다.

우유마시기 대회
우유마시기 대회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15일 서울 광진구 능동로 건국대학교에서 열린 일감호축전에서 학생들이 우유 빨리 마시기 시합을 펼치고 있다. 2013.5.15 uwg806@yna.co.kr
 
봉제헌(화학과 4년) 단국대 총학생회장은 "그동안 '축제의 흥을 돋아주는 음주'가 아니라 '음주를 위한 축제'가 될 정도로 대학 축제에서 주점의 편중도가 높았던 것은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5년 전부터 술 없는 축제를 실천하는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는 최근 다른 지역 대학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이 대학은 지난달 건국대, 용인대, 한양대 등 21개 대학이 속한 전국대학총학생회장모임에서 '캠퍼스 내 절주'를 포함한 '총학 비리 근절', '욕설·구타 근절' 등 학내 3대 과제 이행 선포식을 이끌어 눈길을 끌었다.

 

오는 20일부터 나흘간의 일정으로 열리는 올해 축제 프로그램 중 헌혈 릴레이, 장애인·비장애인 합동 마라톤, 홀몸 노인 무료 진료, 잡(Job) 페스티벌, 학내 가요 오디션 등 체험형 프로그램들이 눈에 띈다.

 

한 호(27·시각정보디자인 4년) 연세대 원주캠퍼스 총학생회장은 "대학가 음주 문화 개선을 원하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술 없는 축제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라며 "몇 년간 술 없는 축제를 진행하면서 쌓인 노하우와 프로그램 아이디어 등을 다른 대학들과 공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릉원주대학교 학생지원과의 한 관계자는 "아직은 술이 빠진 축제에 어리둥절해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학내 언론사가 감시단을 구성해 프로그램을 평가하거나 학생회 스스로 주점을 축소하는 등 캠퍼스에서 술을 밀어내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rae@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5/15 17:48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