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주의 글로벌 문학 어떻게 할 것인가?
“독일의 철학자 게오르그 짐멜은 ‘지도자는 추종자의 노예다’라고 했다. 아무리 위대한 지도자도 추종자의 노예라는 말이다. 본래 대통령의 레임덕도 지도자와 추종자들과의 관계에서 나온다.”
자유주의 논객이자 소설가 복거일 씨(68)가 항암치료를 거부한 채 시한부 삶을 글쓰기에 매진하겠다고 밝힌 이후 더욱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리지웨이, 대한민국을 구한 지휘관’을 비롯해 그가 펴낸 책이 올해 들어 벌써 네권에 달한다. 자신의 작품을 영어로 직접 옮겨서 싱가포르에서 출간한 소설 ‘더 조비언 세잉스'(The Jovian Sayings)와 희곡 ‘디 언포가튼 워'(The Unforgotten War)를 합치면 6권으로 최근 한달에 한권꼴로 복거일 작가의 책이 출간되고 있다.
간암 판정 사실에 대한 충격 또 슬픔은 그가 이런 사실을 글로써 공개한 자전소설 ‘한가로운 걱정들을 직업적으로 하는 사내의 하루’를 끝내면서 함께 종지부를 찍은 듯했다.
그는 자신의 건강에 대한 걱정대신 우리 사회의 건강에 대한 걱정을 하기로 작정한 듯이 27일 기자와의 만남에서 문창극 총리 후보자 낙마와 정홍원 총리의 유임에 대한 이야기로 인터뷰의 포문을 열었다.
문 후보자가 국회 청문회에 서보지 못한 채 스스로 자진사퇴를 할 수밖에 없었던 당시 상황에 대해 그동안 보수 우파 지식인들 사이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많았다. 여기에는 언론의 선동적인 왜곡보도가 나쁜 여론을 조성하면서 발언의 진위를 가리는 절차조차 무시된 것에 대한 비판이 담겼다.
이에 대해 복거일 작가는 “야당이 반대하고 여론이 나쁘다고 상처 입은 총리 후보자에게 청문회에 서볼 기회도 안 주고 그냥 내보낸 것은 왜곡된 선전선동을 반대하는 우파 지식인들의 주장을 저버린 것”이라고 단언했다.
또한 문 후보 낙마 이후 정 총리를 유임시킨 조치에 대해서도 그는 “참으로 무기력했다”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세월호 사태를 책임지기 위해 상징적으로 물러난 총리를 다시 유임시킨 것을 국민에게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그는 “잇따라 총리 후보가 청문회에 서보지도 못하고 조작된 여론에 밀려 낙마를 했는데 차라리 열번이라도 신임 총리를 다시 고르든지 정 안되면 총리 대행을 세우는 것이 나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 총리를 유임시키는 일 만큼은 하지 말았어야 했지만, 이미 사의를 표명한 총리를 재기용하려면 최소한 대통령이 카메라 앞에 서서 국민에게 이해를 구했어야 했다”고 안타까움을 피력했다.
그는 내친 김에 논란이 됐던 문 후보자의 발언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짚었다. 맨 처음 논란이 됐던 문 후보의 ‘책임총리는 들어본 적 없다’는 발언에 대해 그는 “난 이 말이 정답이라고 본다. 이는 ‘헌법대로 하면 된다’는 의미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당시 문 후보는 ‘책임총리는 법에서 정한 용어가 아니라는 의미이고, 임명되면 헌법과 법률이 정한 권한과 책임을 성실히 수행할 것’이라는 부연 설명도 했다. 그의 애초 발언은 헌법에 대한 존중과 자신을 발탁한 대통령에 대한 예의 또, 자신에 대한 겸허한 인식이 담긴 모범 답안이었다“는 것이 그의 해설이다.
그는 이어 “우리가 대통령제를 택하면서 부통령 대신 총리제를 택한 것은 애초 설계가 잘못된 것인 만큼 말썽이 나게 마련”이라며 현 정치 체제의 모순도 짚었다. “대통령과 러닝메이트로 선거에 나가서 국민들의 선택을 받아 당선되는 미국의 부통령은 상원의원까지 겸하니까 존립 기반도 갖지만, 우리의 경우 국민의 선택이 아니라 대통령의 지명으로 총리를 인선하면서 야당의 주장대로 책임총리를 하라는 것은 현 제도 하에서 요구할 수 없는 권한”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또 복거일 작가는 문 후보의 ‘일제 지배와 남북분단은 하나님의 뜻’이란 발언에 대해서도 “언뜻 들으면 이해가 안 되는 얘기이지만, 찬찬히 맥락을 살펴보면 우리 역사를 기독교적 세계관으로 해석한 것으로 함석헌 선생의 ‘뜻으로 본 한국역사’와 그 맥락이 맞닿아 있다”고 했다.
그는 “‘뜻으로 본 한국역사’에서 함 선생은 ‘왜 우리는 그렇게 고난을 겪었을까? 라는 고뇌 끝에 찾은 답은 섭리였다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 역사의 모든 것들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깨달음을 말하는 것이다. 기독교 신자에게도 이 답을 찾는 것은 쉽지 않지만, 참으로 힘찬 역사관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후보의 ‘일본의 위안부에 대한 사과는 필요없다’고 한 발언에 대해서도 “이는 국제외교관계를 고려한 측면에서 나온 얘기로 진정성 없는 일본의 사과는 필요없다고 한 것”이라면서 “강단에서는 여러 견해를 표출할 수 있다. 다양한 견해를 소개하고 학생들과 토론하면 된다. 그렇다고 국론으로 채택하자는 주장도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물론 복거일 작가의 이런 주장은 집단주의가 보여주는 단순하고 즉각적인 감정적 주장을 비판하는 자유주의 사상을 기반으로 한다. 사실 ‘자유’는 인류가 지향하는 보편타당한 가치이고, ‘자유주의’는 최근 4세기 동안 서양문명을 이끌어온 대표적인 사조이지만, 상대적으로 우리에게는 역사가 짧고, 척박한 환경을 가진 것도 사실이다.
복거일 작가는 자유주의를 가장 자연스럽게 체화시키고 한 단계씩 외연을 넓혀 주창하면서 우리 사회에서 자유주의의 선봉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왜 자유주이자가 됐나’라는 질문에 “가장 쉽게 말하자면, 개인이 자유롭게 살게 하려면 권력이 아니라 사람이 자유로워야 한다. 권력은 정부에서 나오는 것이니까 정부의 몫을 줄이고 개인의 몫을 키워야 한다. 결론적으로 개인의 몫은 시장에서 나오는 것이므로 시장의 몫을 늘리는 방법으로 자유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또 ‘어떻게 자유주의 선봉에 섰나’라는 질문에는 “소설가로 데뷔한 것이 80년대 말로 당시는 마르크시즘과 주체사상이 대학가를 휩쓸 때였다. 또 운동권의 한 축을 문학이 담당하면서 문인들의 자부심도 대단했다. 문인들은 주로 정치와 역사를 소재로 한 작품을 창작하면서 스스로 사회를 변혁시키는 주체로 생각했다. 문인들 대부분은 마르크스로 세상을 봤다. 하지만 나는 당시 문단에서 유일한 자유주의자였다. 경제학을 전공하면서 마르크시즘에 면역이 생겼던 것 같다. 마르크스의 ‘자본론’이나 ‘공산당 선언’ 등은 변두리 이론에 지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좌파에 대해 “지도자의 말만 반복하는 게으른 세력”이라는 날선 비판도 가했다. 그는 “김남주 시인처럼 경제학 지식없이 마르크스의 저작만 읽으면 뚜렷한 목표의식에 멋진 문장과 기백에 반할 수 있지만 이념으로 똘똘 뭉쳐 개인보다 집단이익에 매몰되는 좌파를 받아들이기 힘들었다”면서 “김정일의 ‘기쁨조’처럼 집단의 목적을 위해서는 객관적인 도덕을 무시해도 된다는 집단주의는 과거 우리 운동권 출신 인사들 사이에서도 통용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후보 단일화에 실패해 교육감선거에서 패배한 일을 들어 ‘우파의 본색’에 대한 설명도 이어갔다. “애초 우파에게 있어서 후보 단일화는 체질에 안 맞는 것”이라고 단서를 다는 그는 “우파는 좌파 진영에서 더 훌륭한 인물이 나오면 스스로 물러날 줄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사회의 자정기능을 믿어야 한다”고 했다. “좌파 출신 지도자가 잘 못하면 국민은 또다시 우파 지도자를 선택할 것이므로 이렇게 개개인의 선택을 존중하는 것이 우파의 본연의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학을 전공한 소설가다. 당시 사회의 조류를 거슬러 자유주의를 주창하다보니 이런저런 토론장에 자주 불려다녔고, 그러다보니 자유주의 진영의 논객이 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문단에서는 평가가 나빴던 것도 사실이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이념이 다르고, 자주 논객으로 나서다보니 평가를 못 받는다’는 위로도 심심찮게 들었지만 내게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말하는 그는 “원래 작가는 나쁜 비평도 묵묵히 들어야 하는 훈련이 되어있다. 견딜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논객으로서 우파를 대변하면 비난을 받는 것 역시 나를 견디게 한 힘이었다”라고 고백했다.
그가 2년 반 전 말기암을 선고받고 쓰기 시작한 ‘한가로운 걱정들을 직업적으로 하는 사내의 하루’에서 주인공 ‘현이립’은 바로 자신이다. 작가로서 글을 계속 쓰기 위해 암치료를 거부한 이립은 아내가 집안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을 비운 어느 봄날 하루 산책길에 나섰다. 불광천에서 한강으로 이어지는 산책길에서 만난 자연풍경과 사람들 얘기에 평생을 통해 얻은 지식과 사회에 대한 통찰이 책 속에 담겨 있다.
그는 책의 첫 부분에 ‘자신의 삶이 최악의 경우를 맞았는데, 바뀐 것이 없는 듯 일상적 행위들을 그대로 한다는 것이 영 서툴렀다. 자신이 하는 일들이 무대 위의 연기처럼 느껴졌고 자신의 입에서 나온 말들은 대사처럼 들렸다’는 글로 암선고에 대한 첫 충격을 전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책의 맨 마지막에서 ‘그의 얼굴에 성취감이 잔잔한 웃음으로 배어나온다. 내년 봄을 기약할 수 없는 사내가 이 우주의 나이인 137억년의 10억 곱절의 10억 곱절이 되는 세월 뒤에 나올 일을 걱정하는 것이다. 한가로움도 그만하면, 성취라 할 수 있다’고 썼다.
“독일의 철학자 게오르그 짐멜은 ‘지도자는 추종자의 노예다’라고 했다. 아무리 위대한 지도자도 추종자의 노예라는 말이다. 본래 대통령의 레임덕도 지도자와 추종자들과의 관계에서 나온다.”
자유주의 논객이자 소설가 복거일 씨(68)가 항암치료를 거부한 채 시한부 삶을 글쓰기에 매진하겠다고 밝힌 이후 더욱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리지웨이, 대한민국을 구한 지휘관’을 비롯해 그가 펴낸 책이 올해 들어 벌써 네권에 달한다. 자신의 작품을 영어로 직접 옮겨서 싱가포르에서 출간한 소설 ‘더 조비언 세잉스'(The Jovian Sayings)와 희곡 ‘디 언포가튼 워'(The Unforgotten War)를 합치면 6권으로 최근 한달에 한권꼴로 복거일 작가의 책이 출간되고 있다.
간암 판정 사실에 대한 충격 또 슬픔은 그가 이런 사실을 글로써 공개한 자전소설 ‘한가로운 걱정들을 직업적으로 하는 사내의 하루’를 끝내면서 함께 종지부를 찍은 듯했다.
그는 자신의 건강에 대한 걱정대신 우리 사회의 건강에 대한 걱정을 하기로 작정한 듯이 27일 기자와의 만남에서 문창극 총리 후보자 낙마와 정홍원 총리의 유임에 대한 이야기로 인터뷰의 포문을 열었다.
문 후보자가 국회 청문회에 서보지 못한 채 스스로 자진사퇴를 할 수밖에 없었던 당시 상황에 대해 그동안 보수 우파 지식인들 사이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많았다. 여기에는 언론의 선동적인 왜곡보도가 나쁜 여론을 조성하면서 발언의 진위를 가리는 절차조차 무시된 것에 대한 비판이 담겼다.
이에 대해 복거일 작가는 “야당이 반대하고 여론이 나쁘다고 상처 입은 총리 후보자에게 청문회에 서볼 기회도 안 주고 그냥 내보낸 것은 왜곡된 선전선동을 반대하는 우파 지식인들의 주장을 저버린 것”이라고 단언했다.
▲ 복거일 소설가.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
그러면서 그는 “정 총리를 유임시키는 일 만큼은 하지 말았어야 했지만, 이미 사의를 표명한 총리를 재기용하려면 최소한 대통령이 카메라 앞에 서서 국민에게 이해를 구했어야 했다”고 안타까움을 피력했다.
그는 내친 김에 논란이 됐던 문 후보자의 발언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짚었다. 맨 처음 논란이 됐던 문 후보의 ‘책임총리는 들어본 적 없다’는 발언에 대해 그는 “난 이 말이 정답이라고 본다. 이는 ‘헌법대로 하면 된다’는 의미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당시 문 후보는 ‘책임총리는 법에서 정한 용어가 아니라는 의미이고, 임명되면 헌법과 법률이 정한 권한과 책임을 성실히 수행할 것’이라는 부연 설명도 했다. 그의 애초 발언은 헌법에 대한 존중과 자신을 발탁한 대통령에 대한 예의 또, 자신에 대한 겸허한 인식이 담긴 모범 답안이었다“는 것이 그의 해설이다.
그는 이어 “우리가 대통령제를 택하면서 부통령 대신 총리제를 택한 것은 애초 설계가 잘못된 것인 만큼 말썽이 나게 마련”이라며 현 정치 체제의 모순도 짚었다. “대통령과 러닝메이트로 선거에 나가서 국민들의 선택을 받아 당선되는 미국의 부통령은 상원의원까지 겸하니까 존립 기반도 갖지만, 우리의 경우 국민의 선택이 아니라 대통령의 지명으로 총리를 인선하면서 야당의 주장대로 책임총리를 하라는 것은 현 제도 하에서 요구할 수 없는 권한”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또 복거일 작가는 문 후보의 ‘일제 지배와 남북분단은 하나님의 뜻’이란 발언에 대해서도 “언뜻 들으면 이해가 안 되는 얘기이지만, 찬찬히 맥락을 살펴보면 우리 역사를 기독교적 세계관으로 해석한 것으로 함석헌 선생의 ‘뜻으로 본 한국역사’와 그 맥락이 맞닿아 있다”고 했다.
그는 “‘뜻으로 본 한국역사’에서 함 선생은 ‘왜 우리는 그렇게 고난을 겪었을까? 라는 고뇌 끝에 찾은 답은 섭리였다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 역사의 모든 것들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깨달음을 말하는 것이다. 기독교 신자에게도 이 답을 찾는 것은 쉽지 않지만, 참으로 힘찬 역사관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후보의 ‘일본의 위안부에 대한 사과는 필요없다’고 한 발언에 대해서도 “이는 국제외교관계를 고려한 측면에서 나온 얘기로 진정성 없는 일본의 사과는 필요없다고 한 것”이라면서 “강단에서는 여러 견해를 표출할 수 있다. 다양한 견해를 소개하고 학생들과 토론하면 된다. 그렇다고 국론으로 채택하자는 주장도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물론 복거일 작가의 이런 주장은 집단주의가 보여주는 단순하고 즉각적인 감정적 주장을 비판하는 자유주의 사상을 기반으로 한다. 사실 ‘자유’는 인류가 지향하는 보편타당한 가치이고, ‘자유주의’는 최근 4세기 동안 서양문명을 이끌어온 대표적인 사조이지만, 상대적으로 우리에게는 역사가 짧고, 척박한 환경을 가진 것도 사실이다.
▲ 복거일 소설가.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
그는 ‘왜 자유주이자가 됐나’라는 질문에 “가장 쉽게 말하자면, 개인이 자유롭게 살게 하려면 권력이 아니라 사람이 자유로워야 한다. 권력은 정부에서 나오는 것이니까 정부의 몫을 줄이고 개인의 몫을 키워야 한다. 결론적으로 개인의 몫은 시장에서 나오는 것이므로 시장의 몫을 늘리는 방법으로 자유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또 ‘어떻게 자유주의 선봉에 섰나’라는 질문에는 “소설가로 데뷔한 것이 80년대 말로 당시는 마르크시즘과 주체사상이 대학가를 휩쓸 때였다. 또 운동권의 한 축을 문학이 담당하면서 문인들의 자부심도 대단했다. 문인들은 주로 정치와 역사를 소재로 한 작품을 창작하면서 스스로 사회를 변혁시키는 주체로 생각했다. 문인들 대부분은 마르크스로 세상을 봤다. 하지만 나는 당시 문단에서 유일한 자유주의자였다. 경제학을 전공하면서 마르크시즘에 면역이 생겼던 것 같다. 마르크스의 ‘자본론’이나 ‘공산당 선언’ 등은 변두리 이론에 지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좌파에 대해 “지도자의 말만 반복하는 게으른 세력”이라는 날선 비판도 가했다. 그는 “김남주 시인처럼 경제학 지식없이 마르크스의 저작만 읽으면 뚜렷한 목표의식에 멋진 문장과 기백에 반할 수 있지만 이념으로 똘똘 뭉쳐 개인보다 집단이익에 매몰되는 좌파를 받아들이기 힘들었다”면서 “김정일의 ‘기쁨조’처럼 집단의 목적을 위해서는 객관적인 도덕을 무시해도 된다는 집단주의는 과거 우리 운동권 출신 인사들 사이에서도 통용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후보 단일화에 실패해 교육감선거에서 패배한 일을 들어 ‘우파의 본색’에 대한 설명도 이어갔다. “애초 우파에게 있어서 후보 단일화는 체질에 안 맞는 것”이라고 단서를 다는 그는 “우파는 좌파 진영에서 더 훌륭한 인물이 나오면 스스로 물러날 줄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사회의 자정기능을 믿어야 한다”고 했다. “좌파 출신 지도자가 잘 못하면 국민은 또다시 우파 지도자를 선택할 것이므로 이렇게 개개인의 선택을 존중하는 것이 우파의 본연의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학을 전공한 소설가다. 당시 사회의 조류를 거슬러 자유주의를 주창하다보니 이런저런 토론장에 자주 불려다녔고, 그러다보니 자유주의 진영의 논객이 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문단에서는 평가가 나빴던 것도 사실이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이념이 다르고, 자주 논객으로 나서다보니 평가를 못 받는다’는 위로도 심심찮게 들었지만 내게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말하는 그는 “원래 작가는 나쁜 비평도 묵묵히 들어야 하는 훈련이 되어있다. 견딜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논객으로서 우파를 대변하면 비난을 받는 것 역시 나를 견디게 한 힘이었다”라고 고백했다.
그가 2년 반 전 말기암을 선고받고 쓰기 시작한 ‘한가로운 걱정들을 직업적으로 하는 사내의 하루’에서 주인공 ‘현이립’은 바로 자신이다. 작가로서 글을 계속 쓰기 위해 암치료를 거부한 이립은 아내가 집안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을 비운 어느 봄날 하루 산책길에 나섰다. 불광천에서 한강으로 이어지는 산책길에서 만난 자연풍경과 사람들 얘기에 평생을 통해 얻은 지식과 사회에 대한 통찰이 책 속에 담겨 있다.
그는 책의 첫 부분에 ‘자신의 삶이 최악의 경우를 맞았는데, 바뀐 것이 없는 듯 일상적 행위들을 그대로 한다는 것이 영 서툴렀다. 자신이 하는 일들이 무대 위의 연기처럼 느껴졌고 자신의 입에서 나온 말들은 대사처럼 들렸다’는 글로 암선고에 대한 첫 충격을 전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책의 맨 마지막에서 ‘그의 얼굴에 성취감이 잔잔한 웃음으로 배어나온다. 내년 봄을 기약할 수 없는 사내가 이 우주의 나이인 137억년의 10억 곱절의 10억 곱절이 되는 세월 뒤에 나올 일을 걱정하는 것이다. 한가로움도 그만하면, 성취라 할 수 있다’고 썼다.
▲ 복거일 소설가.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
책에서 그는 이립을 ‘쇠약한 오디세우스’로 불렀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트로이 전쟁에서 목마를 고안한 영웅인 오디세우스는 본질적으로 지식을 추구한 사람이었다. 복거일 작가를 잘 아는 사람들은 그를 ‘지식의 성직자‘라고 부른다.
“암말기 선고를 받은 뒤 처음 든 생각이 20년 전 대하소설을 쓰기로 해놓고 3권째를 끝으로 더 이상 쓰지 못한 것이다. 독자들과의 약속은 영영 못 지키겠구나 싶었다”는 말로 암치료 대신 글쓰기를 택한 자신의 얘기를 풀어놓던 그는 어느새 다시 자유주의자로 돌아가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 한토막을 전했다
“인생에서나 바둑에서나 이기려고 공격하면 위험해지게 마련이다. 이기려고 하지 말고, 안 지려고 해야 한다. 논쟁을 할 때에는 굳이 상대방을 설득하려고 하지 않아야 한다. 논쟁을 하다가 합의를 못 보면 그것으로 그만이다. 조급해하지 말고 신념을 갖고 관점을 얘기하면 된다. 그것이 자유주의자의 본모습이다.” [데일리안 = 김소정 기자] .
-------------------------------------------
자유주의 글로벌 문학 어떻게 할 것인가? | |||||||||
우리시대의 자유주의 지성인, 소설가 복거일을 만나다 (특별 대담)
글쓴이 : 권 맑은샘 대담 : 복거일, 권맑은샘 2008,10,10 | |||||||||
| |||||||||
"맑은샘 푸른 숲 클럽"에서는 2008년을 맞이하여 우리문학계를 한번 들여다 보는 문화 특집 기획 기사를 실기로 하였다. 특히, 우리 젊은이들과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사상, 의식에 있어 편협한 좌파적
속성 보다 건강하고 보다 낳은 내일을 위해 이 문화 기획 특집은
맑은샘이 젊은 언론인으로로써 문인으로써 공기의 사명을 다하는데도
매우 중요한 일이라 "맑은 샘 푸른 숲 포엠피아 편집회의"에서
결정되었다.
"새시대 희망 문학의 기획 특집편"으로 오늘은 이시대 자유주의 지성인의 한 분인 사회평론가, 문학가 복거일 선생님을 만나 보기로
하였고 복거일 선생님은 맑은샘의 인터뷰에 기꺼이 허락을 해 주셨다. | |||||||||
*맑은샘 : 안녕하십니까? 선생님, 건강하시지요? 맑은샘, 권병찬입니다. 제가 오래 전 대학 일년생 시절 여름방학 어느때 선생님의 "비명을 찾아서"
라는 소설을 읽어 보던 기억이 납니다.
영어교육과에 다니던 어느 여자 친구가 꼭 한번 읽어 보라고 권했던 선생님의 소설이었는데요, 지금은 기억이 좀 가물가물 합니다.
선생님께서는 오늘을 사는 한 자유주의 사상가로써 이 저작에 대한
감회는 어떠하신지요?
*복거일 : 그 소설을 쓸 당시는 제5공화국 시절이었지요. 모두들 자유민주와 억압체제에 대한 비판을 하느라 출판 자체가 조심스러웠습니다.
본인도 역시 그랬지요. 저는 좌파는 아니었지만 출판사에서 이르기를
청와대를 겨냥한 부분은 빼라고 압력이 들어 오기도 했지요.
당시는 정말 "표현의 자유"마져 없었습니다. 지금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었고 아마 지금 그랬다면 상상을 할 수 없을 거에요.
상황들은 잊혀져 가고 남는 것은 작품뿐인 것 같아요.
*맑은샘 : 문단에 등단은 어떻게 하셨습니까? *복거일 : 저는 원래 문학을 전공하지는 않았는데 "김현 선생님"을 통해 등단 했지요. 선생님께서 제 원고를 보시더니 3000매를
약 200-300매로 줄이시라는 거에요. 그런데 나는 그 만큼을 오히려
더 늘여 버렸어요. (웃음)
당시는 패기 만만하고 오기 만만했었지 아마 ! 젊은 치기였지 ! 지금 백발이 다 되어 생각해 보면 서투른 부분이 많은 것 투성이인데
젊은 시절 자신을 제어할 마음이 부족했지요.(웃음)
*맑은샘: 선생님께서 줄이시라는데 오히려 더 늘이셨다구요? (웃음) 마치 지금의 저를 보는 것 같습니다.(웃음) 이야기를 좀 옮겨 보겠습니다.
지난 노무현 정권시절 독도수호 운동이 한창일 때, 좌파, 우파 시민단체들
할 것 없이 온 국민의 관심사가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당시 좌파성 시민단체들은 일본의 좌파, 중국시민들과 문화적 역사적으로 연계했고 우파진영에서는 거리에서, 반크같은 단체는 인터넷
운동을 했었고 기자는 유럽과 미주 언론에 알리기가 바빴습니다.
또 국제법적 접근 운동도 했었지요.
특히 하이드레이트 같은 자원문제는 국익에도 매우 중요합니다. 지난 독도 수호 운동에 있어서 자유주의 사상가로써 보신 문제점들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복거일: 독도수호운동 같은 영토수호 운동은 사상을 떠나서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지요. 이런 영토 문제는 항상 상대가 있고 그것을
감안해서 바라 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소한 것으로 큰 원수가 되어서도 문제는 있다고 보고 절제된 운동을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즉, 작은 문제로 큰틀을 해칠수도
있습니다. 길게 보고 멀리 보자는 생각이 듭니다. 단시간에 해결날 일이
아니 잖아요.
*맑은샘 : 당시의 한,미,일 삼각 군사동맹을 말씀 하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헌법상의 영토문제는 어떻게 될까요? 독도 문제뿐만 아니라
통일 문제, 동북공정도 문제가 됩니다. 기자는 헌법상 영토문제는
확고하게 규정되어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 |||||||||
*복거일: 그렇지요.
그러나 현실적으로 상대가
있지 않습니까? 길게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맑은샘: 정권이 바뀌어 한나라당이 집권을 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유민주주의의 "자유"에 대한 개념에 대하여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이예크, 미제스. 빌헬름 뢰프케등 자유주의 사상가들은
많지요 하지만 국민들이 잘 모른다면 문제가 아닐까요?
또 좌파 사상가들은 무슨 "민중의 자유"니 하면서 자유의 개념을 왜곡 호도하고 있고 요즘 젊은이들은 문학적으로 헤체주의니 하는
쟈크 데리다 사상, 질 들레즈 사상, 중도의 제3의 길, 프랑크푸르트
학파 사상등 신좌파적 사상에 심취해 있는데 사상적 계보를 알고
있지도 못한 경향도 있습니다. 또 마샬 맥루한의 미디어에 대한
이해 라던지, 제레미 리프킨은 읽었는데 그 본질과 문제에 대해서는
깊이있게 알려고 하지 않는 경향도 있습니다.
예를들어 문학 이론에서 앙드레 부르퉁, 랭보등의 억압체제에 반항한 리얼리즘 계열을 공부하다 보면 어느새 "파불로 네루다"
같은 신좌파가 되기도 합니다. 또 북한의 선전 선동은 리얼리즘계열
작가들을 포섭하자는 것이 김일성 비밀교시에 나오기도 합니다.
막연한 자유가 아니라 자유주의 사상가 입장에서 "자유"라는 개념에 대하여 선생님의 의견은 어떠하십니까? | |||||||||
*복거일 : 개인적 자유는 합법적 자유의 억제도 매우 중요 합니다. 불편한 사회적 강제가 없어야 자유로운 것은 사실이지요. 저는 개인적 자유는 "시장"과 같다고 봅니다. 또 다른 사람과의 협력도 중요 하지요
경쟁은 있어야 하지만 법과 도덕은 있어야 하겠지요?
선의의 경쟁은 바로 "협력"이라고 봅니다. 그게 "자유주의"의 핵심이지요. 청소년들의 교과서 문제는 정말 문제에요.
이것은 아예 지식, 지성 말살책 같아요. 좌파성 교과서 문제를
우리 헌법에 맞도록 고쳐야만 한다고 생각해요. 교과서 포럼 같은
것들이 생겼는데 이제는 정말 정권차원에서 운동이 있어야만
할 것 같아요.
*맑은샘 : 마치 파리드 자카리아처럼 우리의 "자유의 미래"에 대해서 걱정 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럼 좀 더 현실적으로 한국의 자유주의
지성으로써 선생님께서는 문학부분에 자유주의 사상 보급과 전파에 있어
어려움과 문제점들은 무엇이라고 생각 하십니까?
*복거일: 문학에서 자유주의는 좀 매력이 없는 것 같아요. 좀 사회의 문제점들을 긁어주고 시원하게 해주는 비판적 좌파가 매력이 있어
보이는것 같아요. 하지만 사상의 한계가 곧 들어나고 깊이가 얕지요.
또 자유주의 사상이 언뜻 보기에는 투명하고 도식적이지 못한 면이
있는 것 같아 보이지요.
그래서 책이 잘 안팔려요.(웃음) *맑은샘: 하지만 하이예크나 한나 아렌트 박사같은 분들은 자유주의 사상가로써 나찌나 전체주의에 대하여 맹렬한 비판을 가하고 맹렬하게
싸우지 않았습니까?
문학 지망생들이 자유주의 개념이 담긴 사상적 문학 작품을 창작하고 싶어도 지면이 그다지 많지도 않고 거의 없는 실정이기도 합니다.
이와 더불어 우리 문단의 구조적 문제와 정치적 문화현상의 문제점, 그리고 자유주의 사상전파의 활로와 전략이 나름대로 계시다면 좀
밝혀 주시지요.
*복거일 : 예 맞아요. 하이예크는 진정한 문제 사상가였다고나 할까. 하하. 하지만 하이에크 당시에는 그 누구도 하이에크를 몰랐지요.
세상이 몰랐던 변방의 젊은 문제아였지. 하하. 당시 주변을 장악했던
권력과 팜플릿들이 모두 좌파였거든요.
지금 자유주의를 사랑하는 우리 젊은이들에게 당부하고 싶어요.
아무리 외로워도 용기를 잃지말고 끝까지 자기 신념을 유지하라고
하고 싶어요. 훌륭한 사상가가 된다는 일은 결코 쉽지가 않아요
하이에크가 옳았다는 것은 말년과 사후에 오히려 더 알려졌지요. 문학이라는 것이 체제에 대한 비판이 많아요. 그런데 우리 문학은
비판의 대상도 제대로 잘 모르는 것 같기도 해요. 결국 우리 사상의
경우는 유럽과는 달리 남북한의 현실 때문이 아닐까요?
북한은 사상적 통제 자체가 극에 달해 있잖아요? 그것을 비판해야지요. 우리 문단의 구조적 문제는 무엇인지 제가 아직 잘 모르겠는데요?
*맑은샘: 예를들면 신춘문예 같은 것이 무슨 고시처럼 어떤 기준이 있는 것도 아니고 심사 선생님들이 매년 그 선생님이 그 선생님 아닙니까?
문예지의 경우 어느 선생의 계열 제자들로 채워 진다는 말들을 많이
합니다. 제가 아는 프랑스의 경우, "문단권력"이라는 말이 존재하지
않는데요. 우리는 좀 횡횡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복거일: 문학은 자유로와야 하는 것이 맞아요. 요즈음 신춘문예는 매우 투명한 것 같은데요? 수만편의 작품이 올라오지만 정작 실력있는
작품이 없고 좋은 작품이 없어요. 이것은 나뿐만 아니라 좌,우파
사상가들을 막론하고 선생들 마다 공통된 현상이에요.
그만큼 공부를 안하지요. 문제에요.
*맑은샘: 네, 그런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젊은 문학인들이 정말 반성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또 고무적인 일은 요즈음 젊은이들이 예를들면
"샤르트르의 지식인을 위한 변명" 보다 젊은이들 스스로 "지식인을 위한
비판"을 하려는 경향도 있습니다. 즉, 저도 예전 독도수호운동 당시 일본
동경대 출신들을 상대하다 보니 일본 지식인들은 샤르트르 자체를 비판
하는데 우리는 아직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아마 "신좌익 사상비판 21편"도 비록 아직 얕지만 문단에는 제가 최초로 했습니다. 우리 지식의 일부 경향적 문제는 베끼기는 하는데
자생력이 없다는 것이지요.
프랑스의 경우, 정치적으로 1960년대 좌파 사상가들의 활개로 좌파정권이 들어서려다가 프랑스 국민들은 좌파정권을 허용하지
않았는데 우리는 지난 김대중,노무현 십년을 잃어버렸다는 말이
나오지 않습니까?
어떤 기성 소설가는 6.25때 빨치산을 소재로 쓴 자신의 소설이 마치 진실인 것처럼 좌파성 문화 인식틀까지 만들었는데 과학적 진실과
검증을 요구하는 어느 자유진영의 역사학도, 학자로부터 엄청난 문제를
지적 받기도 했습니다.
이것은 한때 대학을 준비하는 제 제자에게 "샤르트르가 말한 작가는 지식인인가?" 라는 "작가 자체에 대한 재인식 틀을 제공하기도 하였고
논술의 주제를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지성과 사람의 인식이 자유롭고
창조적이지만 가상의 문학과 현실적 과학이 융합하기도 하는데 있어
장점과 비판할 점들을 들어내는 사건이었습니다. 문학인들은 과연
자신들을 되돌아 볼 필요가 없을까요?
*복거일: 음, 좀 생각해보고 우리 늙은이들이 젊은이들과 대화를 좀 해 보아야 겠어요. 문제는 "권력 중독"이 무섭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문학도 실력 있으면서도 매우 겸손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이든 세대는 젊은 세대와 차별을 없애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런데 전체적으로 작품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에요.
좋은 작품이 없어요. 지적하셨듯, 무슨 리얼리즘을 한다고 하면서
엉터리로 하며 정신질환자가 되니 문제지요. 문제야.
*맑은샘 : 쉬르 리얼리즘이면 카메라로 사진을 찍듯, 리얼리티한 면을 자동기술법으로 쓰는 기법인데, 그 문학적 소재와 대상을 인간이 원하는
아름다운 것, 善한 것으로 하면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겠습니까?
선생님의 "문화미래포럼"은 우리 문화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앞으로의 발전 방향은 어떻습니까?
*복거일 : 그렇지, 그것 좋은 생각이네요. 쉬르 리얼리즘의 소재와 대상을 좋은 것으로 한다? 음...거 진짜 굳 아이디어네요....기대가 됩니다.
아니, 설레이네요....
제 문화 포럼은 처음에 좌파성 문학의 문제를 폭로하고 지적하는 것이 반응이 컸습니다. 지금은 아직 작은 시민단체이니까 그런지 아직 큰
영향이 없습니다.
특히 북한의 작가는 작가가 아닙니다. 완전히 체제의 선전, 선동술의 기능만 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한,미 관계의 복원"에 도움이 되는 연극을
올릴 예정입니다.
이 작품은 6.25때 장진호 전투를 배경으로 할 것입니다. 완전히 미군병사 입장에서 한번 해 볼 작정인데 연극은 문학과는 달리 돈이 많이 듭니다.
아는 지인들을 통해 어렵게 모금 하고 있습니다.
*맑은샘 : 많은 문학도들이 문단에 등단 하려고 하는데 자유주의 사상가로써 무엇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 하십니까?
*복거일 : 실력이 있어야 합니다. 신춘문예라고 올라오는 작품들을 보면 대개 "백수문학"이에요 백수문학. 기껏 기업 소설이라고 있는 것이 무슨
"닭고기 공장 이야기라니까....."
*맑은샘 : 예? "백수문학이요?" *복거일 : 작가라는 사람들이 무슨 뚜렷한 직업이 없어요. 큰일이에요 큰일. 기업 소설 하나 제대로 쓰는 사람이 없어...무슨 조직이나 기업속에서
기업문화를 안다거나 조직을 움직여 본 경험이 있어야지요.
작품의 내용과 소재가 너무 빈약해요. 그래서 "백수문학"이라는 거야...
한국문학이 이래서야 되겠어요? 내가 돌아요.... 읽고 해독하는 왠만한 자격시험 가지고 문제가 해결이 안된다니까요....(웃음)
영어로 소설 쓰는 놈 있는가?
*맑은샘, 복거일 : (웃음) *맑은샘: 아이고 선생님, 제가 외무고시라도 합격한 친구 한번 꼬드겨 소설가로 데뷔시킬까요? (웃음)
저는 이런 생각을 한번 해 보았습니다. 예를들면 "학제간 융합 연구"라는 생각은 어떻습니까?
이것은 저같은 경우, 국토 통일의 문제를 생각하면서 얻은 아이디어인데요, 원래는 최첨단 자연, 공학, 의공학에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 학제간
융합연구는 기본적으로 연구자들의 인격적 자질, 신뢰, 책임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것이 바탕되지 않아 실패한 것이 "황우석 사건"같은 것이 거든요... 예를들면 인문학이나 사회과학에서 법문학, 정치문학, 사회문학,
경제문학 같은 쟝르개발이 문학적인 측면에서도 이루어지지 않겠습니까? | |||||||||
*복거일 : 거 좋은 생각이네요.
한데 아직 저는 우리 젊은이들의
생각을 잘 모르겠어요....
좀 찬찬히 논의들을 해 봅시다.
*맑은샘: 미래의 한반도 통일을 정치적으로 연구 하는데 어느 젊은 여자 문학도가 기자에게 김누리 교수의 이론을 빌어 문학적 트라우마 치유를
말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문학도는 독일에 유학을 다녀왔지만
아직 스스로 신좌익 사상들에 대한 자기 비판력이 좀 부족한 것 같았습니다.
저는 자유주의 사상과 우파적 사회 운동을 하면서 우리 헌법과 자유주의 사상이 가미된 정치학이나 기타 사회과학 학제들 간에 "한반도 미래 통일"
을 위한 융합연구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우선 첫째,
모두 공통적으로 자유주의자여야 하고, 우리 헌법에 정통해야 하며,
각자의 전공에 최고의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물론 대북문제에 있어서 상호주의적 사고도 있어야 하지요. 저의 조부는 해방 당시, 탈북 1세대이고 남한에서 자수성가 하신 분이십니다.
저와 가친은 조부덕에 자유세계에서 유복하게 잘 자랐는데,
제 또래의 요즈음 우리 탈북자들의 정신적 트라우마는 탈북1세대와
매우 다른 점도 있습니다. 선생님의 통일에 대한 견해와 탈북자들의
인권문제, 북한 인권개선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복거일 : 음...매우 의미 있는 이야기이군요....아마, 정권이 바뀌었으니 (노무현에서 MB로) 새정부가 북한인권 문제를 좀 개선했으면 좋겠습니다.
(이것은 MB에서 지금 박근혜 정권시기까지도 아직 바뀌지 않았다.)
좌파적 통일관이나 퍼주기식 통일관은 분명 문제고 사회적 억압의 틀이
분명히 존재 합니다. 바꾸도록 노력해야지요.....
탈북자들 문제는 요즈음 좀 사상적 틀이 없는 것 같아요. 문제가 좀 있다고 보아요.....또, 반면에 문학은 자율성이 있어야지 좌파적 사고나 일방의
사고틀에 갇히면 좋은 작품이 안나올 수 있어요....특히 북한 문제에 좋은
작품이 나오려고 한다면 역시, 북한에 직접 다녀와 보아야 하잖아요?
젊은이들과 많은 논의를 해 보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 사회가 논의를 좀 해보아야 하겠어요....논의를 좀 하면 낳아질
것입니다. 그러나 출발점은 북한의 실상을 정확하게 잘 알아야 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 같아요....
즉, 북한의 정체를 제대로 인식한 바탕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또 자유주의자, 우파적 사고의 틀에서 탈북자들의 문제를 보아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앞으로 대량 탈북 문제 대책도 수립해야 하잖아요....
*맑은샘: 좀 글로벌한 질문을 여쭈어 보겠습니다. 북한 문제와도 연계된다고 보는데요, 10억의 중국인구를 콘트롤 하는 중국 공산당은 8천만 정도입니다.
중국이 개혁, 개방을 했다고는 하지만 많은 서방의 자본들이 유입되어 서방의 썩은 자본과 중국공산당의 부정부패가 결합하여 "파륜궁 학살" 같은
만행을 자행, 기자가 잘 아는 북한 인권운동가 "로베르토 폴러첸 박사" 같은
독일 의사가 자유세계에 고발 운동을 했습니다.
뉴욕의 어느 중국계 TV 프로듀서는 저에게 개인적으로 중국의 미생물 무기 실험의 위험성을 경고 하기도 했습니다. 몇해 전 우리의 무슨 조류
바이러스 문제가 바로 이것인데, 아직 과학적 검증이 이루어지지도
않았습니다. 의문 투성이이지요...
또, 경제적으로는 1990년대 중후반기에 일본 자본은 눈치 빠르고 발빠르게 빠져 나왔지만 아직 우리 기업들만 고전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중국은 곧 북경 올림픽을 유치하고 있는데요, 자유주의 사상가로써 보시기에
"문학인들이 받지도 못하는 노벨 문학상에 거품을 물거나, 무슨 리얼리즘이
라고 대학교수가 성을 노골적으로 이야기 하고, 국민의 문예진흥기금으로
독일에 가서 하지도 못하는 독일어로 막걸리 추태나 부리는 망신스러운
일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公人정치인 여성(현 박근혜 대통령)에게 詩語가
현실이 아니라는 특성을 악용해 입에 담지 못할 욕설도 버젓히 했습니다.
" 반성할 점들은 제쳐두고라도 우리 문학이 좀 더 글로벌화 하는데
현실적으로 그 방향성과 준비할 점을 말씀해 주시지요..
*복거일: 어이구 오늘 마구 두드려 맞는군요. 하하. 그런 정신이 있어야 합니다. 하하. 기분 좋습니다. 저도 기자와 똑같이 고민하는 문제 거리입니다만 사상이 달라도 같은 문학인의 입장이라 좀 게운치는 않군요.
하지만 바른말은 해야지요....기백이 상당하십니다. 그래야 합니다.
하하 기분이 좋아요 좋아....
그 다음은 매우 어려운 질문이군요...제가 보기에는 문학은 아직 국내문제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데 아직 시기상조라는 측면도 있구요...
역시 언어가 문제될 것입니다. 역시 실력이 바탕이 되어야 하잖아요?
쉽게 말해 "영어로 소설쓸 수 있느냐?" 하는 문제구요...
세계 문학계의 흐름도 알아야 하구요...문제는 유통구조와 전문 출판 경로를
확보해야 한다고 봅니다. 아니면 아직 꿈이고 허상이지요....
문제는 이제 배출될 젊은 작가들의 실력이에요
*맑은샘: 다른 외국어도 포함할 것 같습니다. 제 또래의 문학인들이 노력하도록 돕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선생님의 문학에 대한 정담과
우리 젊은 문학도, 어린 문학도들에게 당부하실 말씀이 계십니까?
*복거일: 네. 음....옛날에 저는 일반적인 문학도(국문학, 영문학, 불문학)들 하고는 다른 등단과정으로 등단했어요..저는 원래 경제학을 했지 문학도가
아니었거든요...또 다른 사람들 보다 나이가 들어 등단했지요...
그러다 보니 당시 글쓰는 기법만 배웠기에 소재와 경험의 폭이 좁습니다.
*맑은샘: 선생님 너무 겸손하신 말씀이십니다. *복거일: 아니에요 , 제가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젊을 때 많은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소재와 경험의 폭이 좁으면 문학에서는 한계가
보입니다. 젊을 때는 문학의 기술보다 역시 폭넓은 경험이 중요 합니다.
예를들면, 기업소설을 쓸려고 해도 조직이나 기업에서 경험이 중요하잖아요? 옛날에는 주로 학교 교사들이 등단을 많이 했거든요..그러다 보니 문학의 소재와 폭이 너무 좁아....사실이에요....무슨 맨날 달밤에 별들 이야기나
나오고 말이지, 사회를 움직이는 실질적 조직에서 경험을 해야 합니다.
좋은 질의 작품이 나오려면, 그렇다고 무슨 TV 시나리오나 대중적인 삼류로 하지말고, 대중적이며 보편성이 있으면서도 좋은 사상들과 번쩍이는
사회통찰이 어우러지면서 감동을 줄 수 있는 작품이 좋은데 쉽지가 않습니다.
사회의 움직임을 통찰하는 작품이 별로 없어요,,쉽지가 않지요...좋은 작품만 나온다면 글로벌화 하는 것은 기능 뿐일 수 있어요.
문제는 좋은 작품이지요.... | |||||||||
*맑은샘: 감사합니다. 선생님, 어린 청소년 문학도들에게 하실 말씀 없으십니까?
*복거일: 역시 영어공부 열심히 하기를 바랍니다. 아 참! 앞으로는 한자를 많이 아는 것도 중요 합니다. 부모님들께서 무슨 맨날 장식용 시리즈
문학작품들만 읽히지 마시고 출판사들에서도 노력하여 청소년용 사상서들이
좀 나왔으면 합니다.
역시 폭넓게 읽어야 소재와 폭이 깊고 넓어지거든요...... 기자님도 건투를 빕니다.
*맑은샘 : 선생님의 우리 문학과 우리 젊은이들에 대한 사랑에 감사드리고, 장시간 저희 "맑은 샘 푸른 숲 클럽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들에 진심으로 행운이 깃드시기를 기원 하겠습니다.
*복거일: 고맙습니다. 창밖에 눈이 내리네요. 오늘은 매우 좋은 날인가 봐요. *이 인터뷰는 맑은샘이 경제부, 정치부 기자를 거쳐 모 언론사 편집차장시절
(2008년 첫눈이 오는 겨울)에 복거일 선생님과 이루어졌으며
복거일 선생님은 "맑은 샘 푸른 숲 포엠피아"의 상임고문 중 한분이 되셨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