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크 채워진 것으로 보이는 맨틀 방망이 공개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통산 타율 0.298, 536홈런, 1천509타점, MVP(최우수선수) 3회 수상, 월드시리즈 7회 우승 등의 기록을 남기며 명예의 전당에 오른 미국프로야구(MLB)의 전설적인 타자 미키 매틀은 부정 장비인 코르크 배트를 사용했을까.
이달 초 미국의 한 경매장의 물품 목록에 맨틀이 직접 사용한 배트가 올라왔다.
경매장의 감정 전문가는 이 방망이가 1964년에 만들어졌으며 맨틀이 실제로 사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방망이 위쪽에는 구멍을 뚫어 개조한 흔적이 남아 있으며 X-레이 촬영 결과 방망이 내부는 코르크로 채워진 것으로 보인다고 이 전문가는 덧붙였다.
1951년부터 1968년까지 18년 동안 뉴욕 양키스에서 뛰면서 스위치 타자 중 역대 최장거리 홈런 기록(172m) 등을 남긴 선수가 대표적인 부정 장비인 코르크 배트를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1995년 이미 세상을 떠난 미키 맨틀은 말이 없었지만 유족들은 즉각 반발했다.
유족은 성명을 통해 "우리 아버지는 경기중에 코르크 배트를 절대 사용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필요하지도 않았다"며 맨틀이 "프로 선수로서 경기장에서 진실했다"고 주장했다.
유족은 맨틀의 평생 업적이 부정 장비의 힘을 빌린 것이라는 의혹이 커질까 우려해 즉각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
유족의 성명 발표 후 이 경매장은 맨틀의 방망이를 경매 목록에서 삭제했다.
맨틀이 연습 중에만 이 배트를 사용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의혹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연구 결과를 보면 코르크 배트가 홈런타자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13일(현지시간) 맨틀의 코르크 방망이와 관련한 소식과 함께 최근 대학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전했다.
침이나 땀, 혹은 미끄러운 연고를 바른 '스핏볼'이 투수들의 대표적인 '부정 장비'라면 타자들에게는 코르크 배트가 대표적이다.
코르크 배트를 사용하는 타자를 적발하기란 쉽지 않다.
1970년 이후 코르크 배트를 사용하다가 적발된 타자는 6명뿐이다.
2003년 새미 소사가 적발돼 7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은 것이 가장 최근이다.
타자들 사이에는 코르크로 속을 채운 야구 방망이로 공을 때리면 최대 50피트(15m) 정도 타구가 더 날아간다는 속설이 있다.
그러나 최근 일리노이대학과 워싱턴대학은 이 속설을 뒤집는 연구 결과를 냈다.
속을 깎아낸 코르크 배트는 보통 배트보다 무게가 가벼워 더 빠른 배트 스피드를 낼 수는 있다.
그러나 코르크 배트는 반발력이 떨어져 공을 배트에 맞힌 순간의 타구 속도가 보통 배트로 때렸을 때보다 더 느리다.
타구의 비거리가 타구 속도와 비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코르크 배트로는 장타를 만들어내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다.
다만 빨라진 배트 속도를 이용, 투수의 공을 더 자주 커트해 더 많은 공을 던지도록 유도할 수는 있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