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뺏는 정치 끝내고 살리는 정치

posted Jun 26,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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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빈 기자/스포츠닷컴]

 

가정경제를 아내에게 맡긴 채 살아가는 이름뿐인 가장이다.

두 아이의 아버지며 팔순이 넘은 어머니를 모시지도 못하는 불효자이기도 합니다. 집안도 못 챙기는 이런 사람이 국회의원 선거에 나섰다.

 

저에겐 핏줄만큼이나 소중한 또 하나의 가족을 살려야 할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다. 죽어간 25명 쌍용차 노동자들의 맏상주이자 가장인 쌍용자동차지부장이다. 조용히 죽음을 결심한 친구의 마음을 헤아리지도 못했고 임대아파트 옥상에서 몸을 던진 후배 속사정 또한 살피지 못한 그저 죄 많은 노동조합 가장이다.

 

저는 최선을 다해 살고 노동자입니다.

 

성실하게 살고 있지만 형편은 나아지질 않는다.

대아등바등할수록 삶의 수렁으로 빠져들기만 한다. 쌍용차 노동자들뿐이 아니다. KT와 현대중공업에선 쌍용자동차 보다 훨씬 많은 노동자들이 자살과 죽음으로 내몰렸다. 어느 날 갑자기 관계가 끊기고 이웃이 사라지는 일을 경험하는 이들이 왜 이렇게 늘어나야 합니까. 한 쪽 귀퉁이에서라도 죽지 않고 함께 살순 없는 것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사람이 죽지만 그 죽음은 통계와 자료에만 남을 뿐 기억에선 지워진다. 죽음이 죽음을 덮고 사안이 또 다른 사안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가 벌어지고 세상은 달라져야 한다지만 누가 어떻게 변화시켜야 한다는 이야기는 찾아 볼 수 없다. 관피아 문제를 관피아에 맡기는 악의 순환이 이어지고 있을 뿐이다. 이런 사회적 악의 고리를 끊어야 새로운 가능성의 선이라도 연결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고통의 고리를 끊고 삶의 선을 잇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

 

죽음은 무겁다. 그러나 사는 것도 무서운 세상이다.

죽음을 입에 달고 살고 사회적 죽음이 아침마다 신문에 도배되어 배달됩니다. 생과 사의 찰라가 신문 넘기듯 손쉽게 넘간다. 자살률이 세계1위는 물론 가파르게 상승의 언덕을 로른다. 사는 것이 무엇인지 묻는 날들이다. 정치는 무엇인지 되붇는 시절이다.

 

고통이 배양되어 인내가 바닥을 드러내고 정치가 제 역할을 포기하자 죽음이 시쳇말로 떠나니다. 정치는 어디로 간 것입니까 이다.

 

해고 노동자의 출마를 두고 현실적이지 않다고 한다. 그렇다면 현실은 무엇인가. 여당에 읍소하고 야당에 기댄 채 죽어가는 동료들 장례만 치러야 하는 것이 우리들의 현실이어야 합니까 한다. 7. 30 국회의원재선거가 정치인들에겐 자리와 뱃지겠지만 쌍용차 해고와 고통 받는 이들에겐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이다.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죽는 것은 마찬가지라면 앉아서 죽지 않겠다. 더 이상 울지 않고 정치를 직접 바꿔 등 뒤에 박힌 고통의 표창을 스스로 뽑아 버리겠다.

 

여도 야도 우리에겐 고통만 줬다.

 

쌍용차 노동자들은 온 몸으로 던진 질문에 정치는 끝내 답 찾기를 포기 했다.

박근혜 대통령 대선 공약이었던 쌍용차 국정조사는 어디로 간 것일까. 김무성 선대본부장의 그 약속은 어디로 날아간 것인가. 약속이란 말만 들어도 속에서 천불이 난다. 야당 대선주자들의 눈물과 다짐은 또 어디에서 말라비틀어진 것이란 것이가. 약속합니다. 정말 약속합니다. 죽음을 막아야 한다면 백만의 노동자가 41일간 단식을 하고 15만 4천 볼트 송전탑에 노동자 세 명이 올라 칼 잠자며 한 겨울을 171일간 버텨도 정치는 없었다. 이런 정치는 무능하고 파렴치한 정치이다. 25명의 노동자가 죽었고 6년이 시간이 흘러 서울고등법원에서 쌍용차 해고무효 판결을 내렸지만 사업주에 대한 처벌은커녕 배째라 버티는 회사를 모두가 손 놓고 구경만 하고 있다.

 

목숨 뺏는 정치 끝내고 안전한 사회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안전브레이크를 허용하는 것이다. 위험한 작업을 거부할 권리, 위험을 초래할 작업을 중단시킬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 세월호에서 선장, 기관사, 1등 항해사, 3등 항해사에게 이런 권리가 있었다면 참사는 피할 수 있었들 것이다. KBS 노동자들이 공정방송은 근로조건이라며 파업을 통해 사장 퇴진을 이끌어냈다. 이 사회 모든 영역에서 작업 중지권과 작업 거부권이 노동자들에게 부여돼야 한다. 중지권과 거부권이 씨줄과 날줄로 엮어야만 안전한 사회의 틀을 비로소 짤 수 있다.

 

저의 경험과 고통의 공약은 말씀드리겠습니다.

 

해고 6년 동안 돌료 25명을 잃었습니다. 노동자 목숨을 앗아가는 기업을 처벌하지 않고서 어떤 안전조치도 죽어가는 동료를 지킬 수 없는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것을 아는 고통의 시간이었다. 노동자들의 잇단 죽음을 방기하는 기업에 대해선 ‘기업살인죄’를 신설 적용해 사업주는 물론 관료까지 강력 처벌하겠다. 나랏돈 빼먹는 먹튀와 기술유출 그리고 기업 회계조작은 더는 두고 볼 사안이 아니다. 또한 재벌들의 재산 빼돌리기 수단으로 악용되는 차명계좌를 강력 금지시켜야 한다. 불법적인 비정규직과 사내하청에 대한 처벌 강화 등을 골자로 한 기업범죄 특별법을 제정 할 것이다. 정리해고 제도의 요건 강화로는 남용되는 정리해고와 불안정한 노동시장에서 노동자들이 일 할 수 없다. 정리해고제 폐지를 전제로 한 입법을 발의 할 것이다.

 

사람 살리는 공약이 시급하다.

 

와락 센터를 고통과 신음 속에서 저항하고 싸우는 곳에 우선적으로 확대하겠다.

평택에는 쌍용차 파업이후 노동자들이 죽어가자 심리치유센터 ‘와락’이 만들어졌다.

뜻있고 헌신적인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의 노력과 수많은 시민들의 마음이 모아진 결과였다. 그러나 정작 국가와 지자체의 역할은 없다시피 했다. 고통은 인내의 대상이 아니라 치유와 치료의 대상이다.

경험 있는 심리치유 전문가들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민간 주도형, 관이 아닌 민간이 주도하게 하는 제2, 제3의 ‘와락’센터를 고통과 신음 속에서 싸우고 저항하는 곳을 중심으로 신속히 신설하고 지원할 것이다.

 

한 시간 노동으로 최소한 밥 한 그릇 사 먹을 수 있어야 한다.

 

현재 법정 최저임금으로는 밥 한 끼 사먹을 돈도 안 된다. 그런데 한국 노동자 3/1이 최저임금 언저리에서 생활하고 있다. 하루 벌이 겨우 기니 때우며 살도록 강요하는게 바로 죽음의 정치 핵심을 놓여 있는 문제 아닌가 싶다.

억울해서 노조 만들라 치면 곧바로 주동자를 해고하고, 어용노조 만들고, 고소고발 손배가 압류가 시리즈로 이어진다. 노조 만들었다는 이유로 해고나 불이익 주는 나라는 OECD에서 한국 뿐이다. 이러니 노동기본권 최악의 나라로 꼽히지 않겠습니까. 부동산 시장 살리려고 규제를 완화한다고 한다. 빚 내서 집 사라고 등을 떠민다. 그런데 한번 물어보고 싶다. 도대체 빌려줄 수 있는 그 많은 돈은 어디서 난 것인가? 최저임금 올려줄 돈은 없으면서, 몇 조원에 달하는 부동산 경기부양 자금은 잘도 만들어 낸다.

 

회사가 곧 망할 것처럼 맨날 어렵다는 얘기를 입에 달고 다니는 사장님들, 대체 어느 어용노조 만들어서 관리하고, 관리자들 술 먹이는 돈은 대체 어디서 나는 겁니까? 이런 상식적 질문에 상식적 답을 내는 정치, 사람을 살리는 정치를 선언한다. 이 모든 돈이 정권과 자본이 노동자들 호주머니에서 갈취한 돈 아닙니까! 이제 그들에게 책임을 묻는 정치가 필요하다. 가난한 노동자들을 살리는 정치가 필요하다.

 

노란봉투 후보가 되겠습니다.

 

47억 쌍용차 손해배상액 소식을 듣고 용인에 사는 배춘환씨의 제안으로 ‘노란봉투’캠페인이 펼쳐졌다. 현재까지 모금액은 15억에 달하는 참여 인원만 4만 7천명이 넘어섰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이 같은 잔인한 법 적용은 없기에 3개월이란 짧은 기간 동안 모금 사상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캠페인이 진행된 것이다. 이제 손배가압류를 엄격히 제한하는 법제도 개선으로 옮겨가야 한다. 누가 할 수 있습니까. 사람 자르는 노란 봉투를 받아 본 사람. 수많은 시민들의 마음을 모아 전달된 사람을 살리는 노란 봉투를 받아본 사람만이 의지를 갖고 추진 할 수 있다. 손배 가압류를 없애는 후보가 될 것이다.

 

개발 공약만 판치는 평책을 사람 중심의 평택으로 만들겠다.

 

모든 후보가 개발을 외친다. 그러나 그 속엔 노동자가 없다. 평팩을 기업 도시라 선전하지만 일자리의 질은 따지지도 묻지도 않는다. 투자유치란 장밋빛 청사진에 가려 지역의 젊은 이들이 비정규직 삶으로 살아가는 그림자를 놓치고 있다. 기업도시로 포장되는 평택이 아닌 사람과 연대의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미군기지와 정리해고 기업의 탐욕을 부르는 평택이 아닌 안정된 일자리와 사람 중심의 도시로 탈바꿈하는 정치를 만들겠다.

 

존중하는 평택시민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쌍용차 해고자인 저 김득중은 쌍용차 문제만을 말하지 않겠다. 다만,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로 빚어진 수많은 문제가 이 사회에 던지는 주요한 질문과 과제에 대해 성실히 해결하는 것 또한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초석이란 믿음으로 당당하게 선거에 임하겠다.

애정과 따가운 질책 아침없이 받으며 사람 살리는 정치를 만들겠다.

끝으로 고통의 시간을 힘겹게 버티고 계실 세월호 유가족과 희생자 가족의 요구가 관철되고 진상규명과 특별법 제정으로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고 함께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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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빈 기자 chb05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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