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의 쇼

posted Jun 24,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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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의 쇼

 

[권맑은샘 기자/스포츠닷컴] .

 

군 당국이 자살 기도 직후 병원으로 이송한 육군 22사단 GOP(일반전초) 총기난사범 임모(22) 병장을 언론에 노출하지 않기 위해 대역 환자를 쓰고 가짜 구급차(앰뷸런스)를 동원한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이 때문에 상당수 언론은 군인들이 ‘가짜 임 병장’을 구급차에서 내리는 모습을 ‘진짜 임 병장’ 사진으로 보도해 결과적으로 대형 오보를 낸 셈이 됐다. 군 당국이 불필요한 연출로 언론을 속여 국민까지 속이는 ‘쇼’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국방부 관계자는 24일 “당시 구급차 4대를 준비해 2대는 (실제 임 병장이 이송되는) 강릉아산병원으로, 2대는 강릉동인병원으로 가게 했다”며 “강릉아산병원에서도 진짜 임 병장이 탄 구급차는 지하 물류창고를 통해 응급실로 향했고, 가짜 임 병장이 탄 군용 구급차는 응급실 정문으로 갔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 사실을 이날 오전 파악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실제 전날 오후 강릉아산병원에 도착한 군용 구급차에서는 가짜 임 병장이 하늘색 모포를 뒤집어쓴 채 들것에 실려 나왔다. 군 관계자들은 이 가짜 임 병장을 응급실로 후송하는 흉내까지 냈다. 하지만 당시 진짜 임 병장은 이미 응급실에 들어간 이후였다. 가짜 임 병장으로 모포를 뒤집어썼던 인물은 일반 병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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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관계자는 “강릉아산병원에서 ‘응급실 앞에 취재진이 많아 진료가 제한되니 별도의 통로를 준비하겠다’면서 국군강릉병원에 가상의 환자를 준비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이 내용이 국군강릉병원장 손모 대령에게 보고됐고 그렇게 하기로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강릉아산병원은 응급실로 들어가는 길목이 좁아 구급차가 들어가기 어려웠고, 임 병장의 혈압이 당시 60~90㎜Hg으로 매우 위험한 수준이었던 점 등을 고려해 강릉아산병원에서 요청한 것”이라며 “출혈이 계속돼서 (후송)시간을 줄이기 위해 지하 물류창고를 통해 응급실로 향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임 병장 생포 직후 군 당국은 “임 병장을 수송한 헬기가 국군 강릉병원에서 내려서 다시 구급차로 강릉 동인병원으로 이동 중”이라고 밝혔다가 잠시 뒤 “동인병원이 아닌 강릉아산병원으로 가고 있다”고 말을 바꿨다. 이는 취재진이 임 병장이 이송되는 병원으로 몰려가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였고, 강릉동인병원으로 향하던 빈 구급차 2대도 취재진의 눈을 돌리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강릉아산병원에 포토라인을 만들어 이송 중인 임 병장에게 가까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조치하면 됐을 일을, 대역 환자까지 내세워 언론과 국민을 속인 것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임 병장이 이송되고 만 하루가 지나서야 사실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임 병장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번 사건의 배경 등을 언급하는 것을 막기 위해 취재진의 접근을 막고, 과도하게 언론을 통제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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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맑은샘 기자 kbc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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