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본문시작

차(茶) 이야기① 그윽한 햇차와 함께하는 5월

posted May 13, 201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뷰어로 보기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뷰어로 보기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차(茶) 이야기① 그윽한 햇차와 함께하는 5월

 

 
 

(서울=연합뉴스) 5월은 본격적인 햇차 출하기이다. 이에 맞춰 전남 보성과 경남 하동에선 차 축제가 개최된다.

 

제39회 보성다향제 녹차대축제는 5월 14~19일 대한다원을 비롯한 보성군내 차밭 일원과 한국차소리문화공원에서 열린다. ‘다신제’, ‘한국 근ㆍ현대 차인전’, ‘한중일 명차 선정대회’ 등 다채로운 행사와 함께 찻잎 따기, 햇차 시음, 찻사발 만들기 등 관광객 참여 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이다.

 

제18회 하동야생차문화축제는 5월 17~19일 하동군 화개면, 악양면 일대에서 열린다. ‘왕의 녹차! 천 년의 향 세계를 품다’를 주제로 총 46개의 체험, 참여, 문화 행사가 펼쳐진다. 올해는 ‘섬진강 달빛차회’, ‘대한민국 차인(茶人) 한마당’, ‘보은(報恩) 찻자리’가 새롭게 선보인다.

 

 

 

곡우 무렵부터 찻잎 수확

 

찻잎 수확은 내륙에선 하동이 가장 빠르다. 보성보다 15~20일 정도 앞선다. 지리산이 북풍을 막아주고 섬진강을 따라 봄기운이 올라와 가장 먼저 찻잎을 딴다.

 

지리산 골짜기 산비탈에서 이슬을 먹고 자란 차나무는 곡우 무렵 새순이 올라오는데, 이를 수확해 만든 최고급 차가 바로 우전(雨前)이다.

 

“옛날부터 곡우 3~4일 전후에 딴 차를 가장 좋은 차라고 했습니다. 평균기온이 20도 이하일 때 수확한 차가 가장 맛있고, 기온이 그 이상 올라가면 맛이 떨어집니다.” 화개면 최대 야생차밭인 도심다원 오시영 대표의 설명이다.

 

차나무 새순은 아주 여린 모양새다. 손가락 한 마디 길이의 움 하나가 창끝처럼 뾰족하게 올라오고, 그 아래에 작은 잎 1~2개가 기지개를 켠 형태다. 싱그러운 신록의 윤기가 흐르고 아기 살결처럼 부드럽다.

 

차나무는 뒤로 갈수록 잎 크기가 커지고 맛은 떨어진다. 수확기에 따라 이름을 달리 부르는데 화개의 경우 곡우 무렵이 우전, 곡우와 입하 사이인 5월 초순은 세작(細雀), 5월 중순은 중작(中雀), 5월 하순은 대작(大雀)이다. 이후 가을까지 따는 찻잎은 티백, 차 추출물 함유 생활용품의 원료가 된다.

 

 

 

불로 익혀 물로 우려내다

 

차나무는 생명력이 강하다. 대표적인 무재해 식물이다. 병충해가 없으며 가뭄, 장마에도 별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차나무 재배 농가에선 전정(가지치기) 외에 차나무에 손을 댈 일이 없다고 한다.

 

7대째 차 농사를 짓는 도심다원에서 차 제조 과정을 지켜볼 수 있었다. 모든 공정을 수작업으로 하는데 크게 4단계로 나뉜다. 덖기, 비비기, 건조, 가향 작업이다.

 

덖기는 차의 품질을 결정짓는 첫 번째 관문이다. 선별한 찻잎을 뜨거운 무쇠솥에 넣고 타지 않을 정도로 볶는다. 가스불에 달궈져 표면 온도가 300~400도에 달하는 솥에 500g 정도의 찻잎을 넣고 빠른 손놀림으로 덖어낸다. 강한 열기로 순식간에 골고루 익혀내야 찻잎 본래의 맑은 색과 향이 살아나온다. 너무 익히면 잎이 누렇게 되고 설익히면 검은빛이 돈다.

 

덖어낸 찻잎은 키질로 옥석을 가린다. 타버린 찻잎 부스러기나 이물질을 날려 보낸 다음에는 비비는 과정에 들어간다. 멍석이나 광목천 위에 물기가 어느 정도 빠진 찻잎을 올려놓고 두 손으로 국수 반죽 치대듯, 경단 빚듯 가볍게 움키며 굴린다.

 

건조 작업은 마당과 온돌방에서 두 번에 걸쳐 이루어진다. 통풍이 잘 되는 밖에서 어느 정도 말린 후에 방으로 들이는데, 올해처럼 봄가물이 드는 해에는 찻잎에 수분이 적어 방으로 직행한다. 뜨끈뜨끈한 구들장 위에서 찻잎이 허리를 지지는 시간은 약 2시간이다. 그 이상 시간이 길어지면 발효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차는 불발효차(녹차), 반발효차(백차, 우롱차), 완전발효차(홍차), 후발효차(덩이차)로 나뉘는데 우전, 세작, 중작, 대작은 모두 불발효차에 속한다.

 

가향 작업은 건조가 완료돼 수분이 80% 이상 빠진, 손으로 만지면 부서지는 찻잎을 가지고 한다. 은근한 불로 2~3시간 동안 덖으며 수분을 최대한 빼내어 5% 이하로 만든다.

 

가향 작업까지 마치면 찻잎의 무게는 확 줄어든다. 수확 시점과 비교하면 우전은 5분의 1, 세작은 6분의 1, 중작과 대작은 7분의 1 정도로 무게가 내려간다. 중작, 대작은 잎이 크고 수분 함량이 높아 줄어드는 양도 많다.

 

 
 

홀로 마실 때 가장 귀한 음료

 

화개 도심다원에서 햇차 한 잔을 시음했다. 우전은 차 문외한도 느낄 수 있는 깊은 풍미를 품고 있었다. 자극을 주지 않으면서도 미각과 후각을 사로잡는 오묘한 맛이었다. 차나무가 왜 수백 가지 초목 가운데 으뜸으로 꼽히는지 알 수 있을 듯했다.

 

차는 예를 바르게 하고 기운을 맑게 해 치유와 장수를 가져온다고 전해진다. 조선 성종 때 이목 선생이 지은 다부(茶賦)를 보면, 차는 가슴속 울분을 풀어주고 병을 낫게 하는 것은 물론 탐심이 달아나게 한다. 선인들은 차를 마시며 마음을 정돈하고 다스렸는데, 홀로 마시는 차를 가장 귀하게 여겼다.

 

차의 맛을 결정짓는 것은 찻잎과 물이다. 예부터 좋은 물에 우려야 다신(茶神)이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당나라 육우는 다경(茶經)에 ‘산에서 솟아나는 물이 으뜸, 강물이 그 다음, 우물물이 최하’라고 썼다. 물론 이는 중국의 이야기로 우리네와는 딱 맞지 않다. 일반적으로 고여 있는 물보다 흘러내리는 물이, 음지보다 양지에서 나오는 물이 찻물로 좋다.

 

 

사진/김주형 기자(kjhpress@yna.co.kr)ㆍ글/장성배 기자(up@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5/13 09:41 송고


  1. No Image

    도서관에서 문화 다양성을 만나다

    [엄원지기자/스포츠닷컴] 도서관에서 문화 다양성을 만나다 -전국 89개 도서관에서 책 읽어 주기, 동화 구연 등의 프로그램 운영...
    Date2013.05.13
    Read More
  2. No Image

    시민들과 함께하는 ‘2013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 개최

    [엄원지기자/스포츠닷컴] 시민들과 함께하는 ‘2013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 개최 - 5월 19일부터 일주일간, ‘문화예술교육, 말을 ...
    Date2013.05.13
    Read More
  3. No Image

    『친구사랑, 다짐하고 블루밴드 받자!』

    [최혜빈 기자/스포츠닷컴] 종합 『친구사랑, 다짐하고 블루밴드 받자!』 교육부(장관 서남수)와 (재)청소년폭력예방재단은 전국 1...
    Date2013.05.13
    Read More
  4. No Image

    정부지원 학자금대출자에 대해 "군복무기간 이자면제" 전면 실시

    [최혜빈 기자/스포츠닷컴] 종합 정부지원 학자금대출자에 대해 "군복무기간 이자면제" 전면 실시 교육부(장관 서남수)와 한국장...
    Date2013.05.13
    Read More
  5. No Image

    2013년 공립유치원교사 390명 추가 선발로 3~5세 누리과정 지원 강화

    [최혜빈 기자/스포츠닷컴] 종합 2013년 공립유치원교사 390명 추가 선발로 3~5세 누리과정 지원 강화 교육부(장관 서남수)와 신규...
    Date2013.05.13
    Read More
  6. No Image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1급(NEAT1급) 일반인 대상 첫 시행

    [최혜빈 기자/스포츠닷컴] 종합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1급(NEAT1급) 일반인 대상 첫 시행 토익(TOEIC)?토플(TOEFL)과 같은 해외 ...
    Date2013.05.13
    Read More
  7. No Image

    수입이륜차 할리데이비슨 소음 기준초과 리콜

    [최혜빈 기자/스포츠닷컴] 8일부터 (유)기흥모터스 서비스센터에서 무상 수리 환경부(장관 윤성규)는 수입이륜차 할리데이비슨의 ...
    Date2013.05.13
    Read More
  8. No Image

    정지궤도 환경위성 핵심기술 해외공동개발 첫발 내딛어

    [최혜빈 기자/스포츠닷컴] 13일 항공우주연구원-미국 볼에어로스페이스사 환경탑재체 공동개발 조인식 개최 환경위성분야 핵심기...
    Date2013.05.13
    Read More
  9. 태양 흑점 폭발…올 들어 최대 규모

    위성(GOES) 관측한 흑점폭발 위치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13일 오전 11시9분께 3단계급 태양[053620] 흑점 폭발 현상이 ...
    Date2013.05.13
    Read More
  10. 카카오, 스마트폰 첫화면 진출…'카카오홈' 출시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운영업체인 카카오는 안드로이드폰 전용 런처 '카카오홈'을 13일 출시했...
    Date2013.05.13
    Read More
  11. "국회의사당서 러시아 노래와 춤 즐겨 보세요"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15일 국회에서 러시아문화 콘서트가 열린다. 러시아문화센터는 이날 오후 6시 30분부터 8시까지 ...
    Date2013.05.13
    Read More
  12. "가수 아이유가 보이지 않도록 신경 쓰고 있어요"

    아이유, '최고다 이순신' (서울=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아이유가 4일 오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KBS 2TV 주말 드라...
    Date2013.05.13
    Read More
  13. 빈 디젤 "영화 흥행하면 한국배우 출연시킬 것"

    질문에 답하는 빈 디젤 (서울=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배우 빈 디젤이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CGV 용산에서 열린 영...
    Date2013.05.13
    Read More
  14. 아카펠라 그룹 비보컬, 6월 내한 투어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스페인 출신 5인조 인기 아카펠라 그룹 비보컬(b Vocal)이 3년 연속 내한공연을 펼친다. 공연기...
    Date2013.05.13
    Read More
  15. 18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포스터 공개!

    18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포스터 확정! [최혜빈 기자/스포츠닷컴] 10월 3일(목)부터 10월 12일(토)까지 개최될 제18회 부산국제...
    Date2013.05.13
    Read More
  16. 차(茶) 이야기① 그윽한 햇차와 함께하는 5월

    차(茶) 이야기① 그윽한 햇차와 함께하는 5월 (서울=연합뉴스) 5월은 본격적인 햇차 출하기이다. 이에 맞춰 전남 보성과 경남 하동...
    Date2013.05.13
    Read More
  17. 오현경 "여배우의 삶, 포장할 수밖에 없어"

    오현경 "여배우의 삶, 포장할 수밖에 없어" "'우와한 녀'는 프리미엄 막장 드라마..고마운 기회"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
    Date2013.05.13
    Read More
  18. No Image

    "쉬었는데 성과급?" 교원 성과급 4천만원 부당지급

    "쉬었는데 성과급?" 교원 성과급 4천만원 부당지급 휴직교사에 270만원꼴 상여…감사원 적발 후 환수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Date2013.05.13
    Read More
  19. ‘부처님 오신 날’ 연등회 축제 계속돼

    [엄원지 기자/스포츠닷컴] 지난 11일부터 조계사 앞 거리와 공평사거리, 종로 일대는 연등회 개최로 축제가 한창이다. 오는 17일...
    Date2013.05.13
    Read More
  20. EBS 다큐프라임 '아시아 음식의 비밀, 장' 방송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EBS 다큐프라임은 13-15일 오후 9시50분 '아시아 음식의 비밀, 장(醬)'을 방송한다. 장은 담백한...
    Date2013.05.12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529 530 531 532 533 ... 554 Next
/ 5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