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파 "검찰과 대화원해"

posted May 2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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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원파 "검찰과 대화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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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복 대기자]
검찰이 20일 유병언 청해진해운 회장이 금수원을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지만, 구원파 신도들은 밤늦게까지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조계웅 구원파 대변인은 "검찰이 이번 수사가 유 회장 일가의 개인비리 규명 차원에서 진행중이라고 명확하게 입장을 밝혔고, 교회나 신도들과는 관련이 없다고 알려와 화해의 제스처를 취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아직 신도의 이탈은 없다"며 "조만간 검찰이 직접 연락을 취해올 것으로 보고 내부적인 논의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검찰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한 16일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신도들이 경기 안성시 보개면 금수원 입구의 닫힌 철문 뒤에 모여 검경의 진입에 대비하며 몸을 풀고 있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이 고의적으로 조사를 기피하고 있다고 판단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유 전 회장이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금수원 강제진입을 시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안성=이재문 기자

이날 한때 경찰이 창고를 빌려 현장 지휘소를 꾸리는 등 진입 채비에 나서면서 긴장감이 극에 달하기도 했다. 금수원에 머물고 있는 신도들 사이에서는 과격한 대응 방안이 나오는가 하면 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애쓰는 신도들의 모습도 포착됐다.

오전 일찍부터 신도 100여명은 금수원 정문에 자리를 잡고 집회를 열었지만 여느 때와 달리 침통한 분위기였다. 한 남성 신도는 "나이가 많은 신도들을 중심으로 '경찰이 진입하면 보는 데서 보란듯이 죽어버리겠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금수원을) 방어하고 사수해야 하지만 다 죽자는 게 아니므로 목숨을 버려선 안 되고, 곡괭이를 들고 무력으로 저항해 (경찰이) 무력을 사용할 빌미를 제공해도 안 된다"고 신도들을 진정시켰다.

잠시 소강상태를 보인 뒤 낮 12시부터 다시 모여 집회를 가진 신도들은 외부로 항하는 스피커를 일시적으로 끈 채 검찰과 경찰이 들이닥쳤을 경우의 행동요령을 공지했다. 한 발언자는 "너무 무리해 저항하지 말고 임의동행을 요구하면 같이 가도 좋지만 알고 있는 걸 모두 말할 필요는 없다"고 교육했다. 그는 이어 "만약 검찰이나 경찰이 자신의 소속이나 목적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으면 요구사항을 들어줄 의무가 없다"고 주지시켰다.

경찰의 움직임에 압박을 느낀 구원파 측은 오후 4시쯤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과 대화를 원한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구원파는 기자회견에서 검찰이 오대양 사건과 자신들이 무관하다는 사실을 천명하고 수사의 공정성을 담보해주면 협상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수원 진입작전에 대비했던 경찰은 검찰의 유 회장 도피 발표에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경찰은 이날 검찰의 요청을 받아 대규모의 경찰력을 대기시키고, 현장 지휘소 설치를 위해 전화선 설치 작업 등을 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검찰이 경찰과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뒤통수를 쳤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