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옥씨 등 효행자·장한어버이 155명 어버이날 포상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아직 내가 몸을 움직일 수 있는데, 어떻게 내 부모를 병 들었다고 다른 사람에게 맡기나요. 제 힘 닿는데까지 계속 모실겁니다."
남다른 효행으로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게 된 전남 강진군 성전면 박은옥(53)씨는 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많은 사람들이 치매에 걸린 시어머님을 이제 시설에 모시라고 권하지만 그렇게는 못할 일"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35년전 18살 소녀 박 씨는 23살 남편과 결혼해 시집살이를 시작했다. 당시 시집에는 시증조할머니, 시조부모, 시부모까지 4대가 한 집에서 생활했고, 어른들의 수발은 오롯이 박 씨의 몫이었다.
시댁 어른들 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2학년이던 막내 시동생을 비롯, 3명의 시누이와 4명의 시동생들도 수 십년에 걸쳐 정성껏 뒷바라지해 출가시켰다.
이제 식구로는 남편과 시어머니만 남았지만, 5년전 치매 판정을 받고 거동이 어려운 시어머니의 대소변을 지금도 직접 받아내고 있다.
자신도 병원에서 허리 수술을 권할 정도로 허약한 상태지만, 박 씨는 어머님을 요양시설에 모시는 일에 대해 "18살부터 모신 어머님과는 정말 미운정, 고운정 다 들었다"며 "아직 어머님과 살아 온 정이 남아있으니 다른 사람의 도움은 받고 싶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더구나 이처럼 시어머님 수발에 약 9만㎡ 규모의 쌀농사까지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도, 그녀는 농한기면 어김없이 마을회관과 경로당을 찾아 동네 어르신들께도 점심 식사를 손수 대접하고 있다.
8일 어버이날에는 박 씨를 비롯해 155명의 '효행자'와 '장한어버이'들이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훈장·포장·표창을 받는다.
아울러 보건복지부는 같은 날 오전 10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 자녀가 없는 독거노인 200명을 초청, 자원봉사자 등과 함께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1박2일 일정의 나들이 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효행자 국민훈장 동백장 수상자 박은옥씨>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5/07 12: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