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ㆍ대북공조ㆍ서울프로세스 '맑음'
전작권 전환ㆍ방위비 분담ㆍ원자력협정 등 '미묘'
(워싱턴=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리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최대 현안인 한미동맹 강화와 대북정책 공조, 양국간 원자력협정 개정 및 방위비 분담 문제 등 실질 협력확대 방안을 포괄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 한미 동맹 60주년…동맹 관계 업그레이드 = 양국 정상은 올해로 60주년을 맞은 한미 동맹의 공고함을 재확인하고, 이런 공감대를 토대로 양국 관계를 한 단계 격상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의 안보 동맹관계는 물론 외교ㆍ경제적 협력의 지평을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얘기다.
이와 관련, 양 정상은 한미 동맹 60주년을 맞아 양국간 포괄적 전략동맹을 명실상부한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발전시켜 나가자는데 공감할 것으로 보인다.
양 정상이 정상회담 직후 한미동맹 60주년 기념공동선언을 채택하기로 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 대북정책 공조 확인, 美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지지 천명 관측 = 한미 정상이 가장 비중있게 다룰 의제는 아무래도 일련의 도발위협으로 촉발된 '북한 안보변수'다.
북한이 지난 2월12일 제3차 핵실험을 실시한 이후 중거리 미사일 발사 위협과 개성공단 잠정폐쇄 조치 등을 통해 한반도의 안보 위기와 긴장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북한의 추가적 도발 징후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한미 양국은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유도하는 방안이나, 남북·북미간 관계개선 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오바마 대통령은 박 대통령이 천명한 대북 정책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한 적극적 지지를 선언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박 대통령은 방미 첫날인 지난 5일 뉴욕 동포간담회에서 "저는 북한이 지금이라도 도발을 중단하고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올바른 길을 간다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통해 남북 공동 발전의 길을 열어갈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양 정상은 이와 동시에 북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향후 북한의 도발이 발생할 시에는 양국이 공고한 동맹 관계 바탕 위에서 강력하게 대응한다는 원칙을 천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 동북아 다자간협력구상 '서울프로세스' 논의 = 북한을 동북아 지역의 일원으로 끌어들여 비록 '먼 길을 돌아가지만' 궁극적으로는 북한 문제를 풀어보려는 다자협력구상도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구체화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이 가다듬어 온 동북아국가간 다자협력방안인 '서울프로세스'가 바로 그것이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ㆍ중국ㆍ러시아ㆍ일본 등 역내 국가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기 쉬운 비정치적 분야에서 서로간의 신뢰를 쌓은 뒤 이를 바탕으로 정치분야로 협력의 영역을 넓혀가자는 뜻이다.
서울프로세스는 북한에도 문을 열어놓고 있다. 북핵 같은 경직된 주제에 얽매여 북한을 자극하지 않음으로써 북한이 자발적으로 대화의 테이블로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복안에서다.
◇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 한반도 안보위기가 고조되면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연기론이 거론되는 만큼 이에 관한 논의도 주목된다.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달 18일 국회에 출석해 오는 2015년으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와 관련, "안보상황이나 인수준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여유를 갖고 검토할 수도 있겠다"고 말해 연기 가능성을 시사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이미 미국측 인사들 사이에서도 전작권 전환 연기 언급이 나오는 상황이다.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달 20일 미군이 보유한 전시작전통제권을 한국군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중지해야 한다는 견해를 담은 공식성명을 발표했다.
◇ 한미 원자력협정ㆍ방위비 분담금 협상 = 한미간 가장 '뜨거운 감자'로 여겨졌던 원자력협정 문제도 어떤 식으로든 언급될 전망이다.
이미 양국은 지난달 협정 만료 시한을 2016년 3월까지 2년 연장하고 추가로 협상하자는 '중재안'에 합의한 바 있다.
다만 박 대통령이 원자력협정에 대해 "선진적ㆍ호혜적 협정 개정을 이루기 위해 창의적으로 접근해 가자"는 입장을 견지해온 만큼 이 같은 기조를 오바마 대통령에게 다시 한번 강조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와 함께 양 정상은 주한미군 방위비 문제에 대한 논의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 양국은 내년부터 적용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협정(SMA) 체결을 위한 고위급 회담을 이르면 이달 중 개최할 것으로 알려져 있어, 정상회담에서 어느 정도의 '가이드라인'은 나올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미국은 재정 적자 등을 이유로 현재 40%대인 우리측의 방위비 분담 비율을 50% 수준으로 늘리라고 요구 중이다.
반면 우리 정부는 국민 정서와 국회 비준동의 절차 등을 이유로 50%까지 급격히 분담률을 높이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 지난 3월15일로 발효 1주년을 맞은 한미 FTA에 대해 양 정상은 그동안의 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협정을 충실히 이행하면서 통상협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데 공감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박 대통령이 최근 간담회에서 "한미 FTA에 대해서도 어떻게 하면 더욱 호혜적으로 이행될지에 대한 논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한 만큼, 국내에서 불평등 협상의 대표적 조항으로 여겨지는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에 대한 재협상 여부가 논의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5/07 10: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