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산수유 제작 연극..29일 개막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공연개막을 6일 남겨놓은 극단에 위기가 닥쳤다. 제대로 된 희곡을 완성하지 못한 채 작가가 정신병원에 입원한 것이다.
당초 극단은 수치심을 테마로 한 동물 즉흥극을 만들려고 했다. 하지만 예기치 않은 작가의 건강 악화로 공연은 좌초될 지경에 처했다.
이때 단원들은 다른 방식으로 극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한다. 배우 각자가 가진 수치스런 기억을 끄집어내고, 나머지 사람이 옆에서 그 얘기에 따라 연기를 하자는 거다.
제안은 받아들여졌고, 시연에 들어간 배우들은 자신이 거부당하고, 조롱당하고, 존중받지 못했던 상처들을 꺼내 보인다.
극단 산수유(대표 류주연)가 오는 29일 국내 초연으로 선보이는 번안극 '주머니 속 선인장'은 마음속에 꼭꼭 숨겨뒀던 수치스런 기억을 상기시키는 작품이다.
학창시절 친구들에게서 외면당했던 상처, 부부관계에서의 갈등, 어긋난 사랑과 같이 무의식 속 생채기와도 같은 이야기들이 극에 담겼다.
극단 측은 "진솔하게 이어지는 극을 통해 사람이 언제나 강하고 승리에 넘쳐야만 하는 것은 아님을 얘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핀란드 극작가 안나 크로게루스가 써서 2004년 핀란드 국립극장에서 초연한 작품으로, 원래 제목은 '엉터리 연극'(A Lousy Performance)다.
극단은 "마음속 상처는 마치 우리가 주머니 속에 선인장을 넣고 있는 상태와 같이 무의식·의식적으로 우리를 아프게 한다"며 번안극 제목의 뜻을 설명했다.
공연은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6월16일까지 이어진다.
번안·연출 류주연, 권지숙·구시연·김선영·신용진·이태형·이다일 등 출연.
만 15세 이상 관람가.
평일 오후 8시, 토 3시·7시, 일 오후 3시.
전석 2만5천원, ☎1566-5702.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5/06 07:0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