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명기 '스트라디바리우스 세트'의 운명은

posted May 06,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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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명기 '스트라디바리우스 세트'의 운명은>

 

오는 23일 서울서 고별 공연을 갖는 도쿄스트링콰르텟(사진제공=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집행위원회)
 
 

도쿄스트링콰르텟 44년 활동 마무리…23일 서울서 고별 공연

 

새로운 콰르텟 기다리게 된 '스트라디바리우스 세트'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1969년 '도쿄'라는 이름 아래 시작했지만, 아시아 유명 악단을 넘어 세계적인 일류 현악사중주단으로 손꼽혀온 '도쿄스트링콰르텟'이 해체를 공식 발표했다.

 

현재 마틴 비버·키쿠에이 이케다(바이올린), 카스히데 이소무라(비올라), 클라이브 그린스미스(첼로)로 구성된 이 콰르텟은 은퇴를 발표한 이소무라와 이케다를 대신할 새 멤버를 찾지 않기로 결정하며 해체에 이르게 됐다.

 

비버는 최근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새 멤버를 찾아 콰르텟을 이어나갈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과거와 현재의 멤버들을 가장 존중하는 방법은 지난 44년간의 역사를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들의 해체 소식은 중요한 이슈 한 가지를 더 남긴다.

 

바로 도쿄스트링콰르텟이 현재 사용하는 '스트라디바리우스 세트'의 향후 운명이다.

 

이들이 사용하는 네 대의 현악기는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현악기 제작자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1644-1737)가 제작하고, 신기에 가까운 기교로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라 불린 니콜로 파가니니(1782-1840)가 생전에 소유했던 것들.

이 세트는 두 대의 바이올린(1680년산·1727년산)과 한 대의 비올라(1731년산), 한 대의 첼로(1736년산)로 구성돼 있다. 스트라디바리가 만든 비올라는 현재 전 세계에 10여 대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져 이 구성의 가치를 더 높인다.

 

파가니니가 죽은 뒤 이 세트는 바이올리니스트 헨리 테미안카 등으로 구성된 '파가니니 사중주단'(1946-1966)에 의해 연주되다가 악단 해체 이후 미국 워싱턴 코코란 갤러리에 귀속됐다.

 

그리고 일본문화재단이 1995년 갤러리로부터 1천500만달러(당시 약 130억원)에 이 악기들을 사들이고서 지금까지 '도쿄스트링콰르텟'에 장기 대여해온 것이다. 구입 당시 깜짝 놀랄 만큼 높은 가격과 이 악기 세트가 갖는 상징적 의미 때문에 전 세계 음악계가 떠들썩했다.

 

이 때문에 '도쿄스트링콰르텟' 해체 이후 이 명기 세트의 향후 운명에 음악팬들의 눈이 쏠리는 것은 당연지사.

 

비버는 이에 대해 "아쉽게도 악기들은 모두 일본문화재단에 반납해야 한다"며 "오랜 시간 함께 해왔던 악기들과 이별하는 일은 무척이나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재단 측에서 새 콰르텟을 선정해 이 악기들의 소리와 아름다움을 전세계 관객들에게 전할 거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일본문화재단 측이 이 악기를 구입할 때 계약서에는 '네 대의 악기들이 함께 보관·연주돼야 한다'는 취지의 조건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비버는 "재단 측이 이 조항을 계속 이어나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도쿄스트링콰르텟'이 오는 23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이 악기들로 연주하는 마지막 무대를 선보인다.

 

프로그램은 하이든의 현악사중주 Op.77-1, 코다이의 현악사중주 2번, 베토벤의 현악사중주 14번 등으로 구성된다.

 

비버는 "베토벤과 하이든의 작품은 현악사중주단이 연주하기에 항상 흥분되는 곡이며, 코다이 작품은 최근에 연주를 시작했는데 꼭 소개하고 싶은 곡"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의 고별 투어는 오는 7월 6일 미국 코네티컷주 예일음대에서 마무리된다.

▲도쿄스트링콰르텟 고별공연(제8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 5월 23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3만-7만원, 문의 ☎02-720-4879.

 

 

 

sj9974@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5/06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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