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장·차관, 역사갈등 와중에 모처럼 악수(종합)

한중일 장·차관, 역사갈등 와중에 모처럼 악수(종합)

한중일 환경장관회의 일본서 개막…3국 신정부 출범 후 첫 고위급 회의

(기타큐슈<일본 후쿠오카현>=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발 미세먼지 등에 대한 공동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한국과 중국, 일본 3개국 환경장관 회의가 5일 일본 기타큐슈(北九州)에서 개막했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 이시하라 노부테루(石原伸晃) 일본 환경상, 리간제(李幹傑) 중국 환경부 부부장(차관) 등은 6일 열릴 3국간 본회의에 앞서 이날 오후 회의장인 리가 로열 고쿠라 호텔에서 상견례를 한 뒤 취재진 앞에서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했다.

이번 회의 의장인 이시하라 환경상은 기자들에게 "세 나라 관계가 다소 매끄럽지 않은 가운데 3개국 환경장관 회의가 개최된데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PM2.5(중국발 미세먼지로, 지름 2.5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미립자 형태 물질) 문제에 대한 긴밀한 협조태세를 만들기 위해 의장국으로서 책무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윤 장관은 리간제(李幹傑) 중국 환경부 부부장(차관)과 양자회담을 갖고 중국발 PM2.5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협의했다.

윤 장관은 미세먼지와 오존 등에 대한 실시간 자료를 양국이 공유하고, 대기질 공동예보 시스템을 함께 개발해 운영하자고 제안했다. 또 대기 오염과 관련한 정책 경험을 공유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한ㆍ중 국장급 정기 대화를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

최종일인 6일에는 윤 장관과 이시하라 노부테루(石原伸晃) 일본 환경상 간의 한일 양자회담과 중일 양자회담에 이어 세 나라가 함께 참가하는 본회의가 열린다. 본회담 결과물로 세 나라는 대기오염, 황사,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등 전 세계적인 환경문제와 동북아 지역 환경 현안의 해결을 위해 공동 협력을 강화하자는 내용을 담은 공동 합의문을 채택한다.

당초 이달말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중일 정상회담은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 문제와 일본 각료ㆍ의원들의 야스쿠니(靖國) 신사참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침략부정 발언 여파로 한일, 중일 간 갈등 전선이 형성되면서 무산됐다.

또 지난 3일 아세안+3(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장 회의를 계기로 개최 예정이던 한중일 재무장관 회의도 불발됐다.

중국은 이번 환경장관 회의 참석대상인 저우성셴(周生賢) 환경부장(장관) 대신 리 차관을 파견했다. 일본과의 갈등을 이유로 3국 정상회담과 3국 재무장관 회의를 거부하는 등 일본과의 고위급 대화를 보이콧해온 중국은 실무적 성격이 강한 이번 회의에 참석은 하되, 참석자의 격을 낮추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 회의는 동북아 지역 최고위급 환경협력 논의의 장으로, 1999년부터 매년 세 나라가 교대로 개최하고 있다.

jhcho@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5/05 23:3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