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주한체코문화원 미하엘라 리 원장

posted May 06,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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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프란츠 카프카나 밀란 쿤데라 같은 유명 작가들 작품 외에도 많은 훌륭한 체코의 문학작품들을 한국에 소개하고 한국의 좋은 작품들을 체코에 알리고 싶습니다."

 

지난달 29일 문을 연 주한체코문화원의 미하엘라 리(35.여) 원장은 5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체코는 작지만 곳곳에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고 수준 높은 정신문화를 향유하는 나라"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번에 문을 연 체코문화원이 체코와 한국 두 나라 사이의 관계를 증진시키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미하엘라 원장은 10년 전 한국국제교류재단 초청으로 한국에 어학연수를 오면서 한국에 정착했다.

 

체코에서 한국학과 중국학을 전공하면서 한국어를 배운 것이 계기였다.

 

체코의 명문 카렐대학에서 한국의 불교조각 관련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을 정도로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다. 이미 박완서의 단편 '울음소리'를 체코어로 번역했다.

 

체코 정부는 문화원 개원에 앞서 한국어에 능통하고 한국과 체코 두 나라 사이의 문화 및 경제 교류에 적합한 인물을 찾았는데 미하엘라 씨가 적임이었다. 대사관이나 한국 및 체코 회사에서 통·번역 일을 한 경험도 도움이 됐다.

 

미하엘라 원장은 "체코문화원 개원을 준비하면서 지난 3개월간 한국인들보다 더 일을 많이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문화원 개원을 위해 2월 초부터 준비에 들어갔고 정식 개원까지 3개월간 실내장식이며 전시물 설치 등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던 모양이다. 그래서 3개월 전 체코에 갔을 때 딸 둘을 친정에 맡겨놓고 왔다. 문화원 일이 어느 정도 안정이 되면 데려올 계획이다.

 

체코에서 한국의 인기가 어느 정도냐는 말에 그는 "한국어를 배우려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고 전에는 체코 사람들이 삼성이나 현대, LG를 일본 기업으로 알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 역시 한국에 오기 전에 체코 수도 프라하에 있는 외국어학원에서 한국어를 가르친 일이 있다.

 

그는 또 "한국의 김기덕 감독의 '빈집'이나 '활' '봄·여름·가을·겨울',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와 '친절한 금자씨',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 같은 영화가 많이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해마다 가을이면 프라하에서 '필름 아시아' 영화제가 열리는데, 영화제 기간 중 하룻밤은 한국과 일본의 호러무비를 관람하는 '공포의 밤'이란다.

 

미하엘라 원장은 앞으로 여러 행사를 구상 중이다. 우선 한국에 체코의 문화를 알리는 행사를 많이 열 생각이다.

 

한 달에 두 번 체코 영화를 상영하고 매달 한 차례 문학 관련 행사와 여행 관련 행사를 열 계획이다. 여행 관련 행사는 체코에 한국은 관광객을 많이 유치하기 위함이다. 또 매달 한 번 체코와 한국 문학작품 읽기 행사를 열어 체코에 관심이 많은 한국의 작가들을 초청할 계획이다.

 

미하엘라 원장은 또 "한국어로 번역된 체코 작가의 작품에는 오역이 많다"면서 "영어 번역본이 아닌 체코어 원작을 직접 한국어로 번역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렐 차펙의 작품을 다시 번역하는 작업이 진행중이란다.

 

현재 체코어로 번역중인 한국 문학작품이 있느냐는 물음에 그는 소설가 김영하의 장편 '빛의 제국'(2006)이 체코어로 번역중이며 빠르면 연말에 출판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책이 나오면 김 작가를 초청해 체코문화원에서 조촐한 기념행사를 열 계획이다.

 

 

(미하엘라 리 주한체코문화원장. '티베트' 등 한국어로 번역된 동화를 쓰고 삽화를 그린 체코 작가 피터 시스의 작품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kjw@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5/05 09:3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