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기타 음악 요람 '쉘부르', 7080세대 문화혁명"

posted May 05,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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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기타 음악 요람 '쉘부르', 7080세대 문화혁명"

 

이종환의 쉘부르 40주년 기념콘서트 출연자들
이종환의 쉘부르 40주년 기념콘서트 출연자들
(서울=연합뉴스) 유용석 기자 =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팝그린 호텔에서 열린 '이종환의 쉘부르 40주년 기념 콘서트' 기자회견에서 가수 강승모(왼쪽부터), 신계행, 남궁옥분, 이태원, 전언수, 채은옥, 양하영, 김남윤, 김동현 주최사 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3.5.2 yalb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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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40주년 기념 콘서트'..출연진 기자회견 열어

 

"폐암 투병 중인 이종환 방송 50주년 헌정 의미도"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쉘부르'는 1970-80년대를 살아간 세대에게 문화 혁명을 일으킨 곳입니다. 이번 공연이 당시 세대가 추억하고 지금 통기타 음악을 사랑하는 젊은이들까지 즐기는 축제가 되길 바랍니다."

 

국내 포크의 산실인 1970-80년대 음악감상실 쉘부르에서 활동한 가수들이 40년 만에 처음으로 합동 콘서트를 여는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이들은 오는 11일 용산 전쟁기념관 평화의광장에서 '쉘부르 40주년 기념 콘서트'란 타이틀로 5천500석 규모의 무대에 오른다.

 

쉐그린(이태원, 전언수), 채은옥, 위일청, 강승모, 남궁옥분, 신계행, 양하영 등의 출연진들은 2일 신사동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쉘부르의 추억을 이야기했다.

 

쉘부르는 MBC 라디오 PD 겸 DJ였던 이종환과 쉐그린이 주축이 돼 1973년 종로 2가에 문을 열었다. 이종환이 DJ로 앉아 LP를 틀어주고 고(故) 김정호, 쉐그린, 어니언스, 김세화 등의 가수들과 MC 허참 등이 라이브 무대에 올랐다.

 

1974년 지하철공사 때문에 건물이 폐쇄되자 문을 닫은 쉘부르는 1975년 명동에 다시 문을 열었다. 명동 시대에 들어서면서 권태수, 최성수, 위일청, 남궁옥분, 강승모, 신형원, 박강성, 양하영, 변진섭, MC 주병진 등의 스타들이 배출됐다.

 

질문에 답하는 가수 전언수
질문에 답하는 가수 전언수
(서울=연합뉴스) 유용석 기자 =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팝그린 호텔에서 열린 '이종환의 쉘부르 40주년 기념 콘서트' 기자회견에서 쉐그린 전언수 씨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3.5.2 yalb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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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경연대회와 오디션을 통해 신인 유망주를 발굴하는 등용문 역할도 했다. 1966년 무교동에 자리한 음악감상실인 '세시봉'보다 늦게 문을 열었지만 전문성과 배출한 가수의 규모는 국내 포크계의 최대 군단이다.
 

쉐그린 출신이자 솔로 가수로 '솔개'를 히트시켰던 이태원은 "이종환 형님과 창업을 같이했다"며 "종로에서는 형님이 LP를 틀어놓고 해설가 역할도 했고 명동으로 옮겨서는 통기타 무대가 위주였다"고 설명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가수들은 저마다 "쉘부르란 곳이 당시 대중문화의 획을 그은 사실을 지금은 짐작하기조차 어려울 것"이라며 "통기타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이곳을 통해 데뷔하고 싶어했다. 이곳의 문을 두드려 데뷔한 가수들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았다.

 

1977년 하덕규, 주병진 등과 비슷한 시기 쉘부르 무대에 섰다는 남궁옥분은 "젊은이들이 매주 토요일 오후가 되면 전국 각지에서 기타를 들고 70평 남짓 되는 쉘부르로 달려왔다"며 "그곳은 한마음, 양하영, 신형원 등 어마어마한 가수들을 배출한 통기타 음악의 요람이었다. 우린 쉘부르라는 공통분모를 자부심으로 40년을 지켜온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밝게 웃는 남궁옥분
밝게 웃는 남궁옥분
(서울=연합뉴스) 유용석 기자 =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팝그린 호텔에서 열린 '이종환의 쉘부르 40주년 기념 콘서트' 기자회견에서 가수 남궁옥분이 밝게 웃고 있다. 2013.4.29 yalb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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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사랑'으로 사랑받은 신계행도 "제주도의 통기타 동아리에 있다가 지인이 쉘부르에서 실력을 테스트해보라고 해 콘테스트에 출연했고 합격했다"며 "우승 상금이 3만원이었는데 상금보다 통기타 가수가 되고 싶은 희망을 품고 온 분들이 많았다.
 
 이종환, 이태원, 권태수 선배님들이 날 뽑아줘서 가수의 길로 들어오게 됐다. 지금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꿈을 이루는 곳"이었다고 덧붙였다.
 

이태원은 이어 "지금은 춤만 잘 춰도 가수가 되지만 아날로그 시절 음악한 우린 기타를 못 치면 가수가 되지 못했다"며 "또 지금과 달리 레코드를 취입할 때 동시 녹음을 해 한소절이 틀리면 처음부터 다시 불러야 했다. 요즘 노래 잘하는 후배들보다 우리가 더 셀 것"이라고 웃었다.

 

이 무대를 위해 먼 곳에서 달려온 가수도 있었다.

 

이종환의 쉘부르 40주년 기념콘서트 기자회견 개최
이종환의 쉘부르 40주년 기념콘서트 기자회견 개최
(서울=연합뉴스) 유용석 기자 =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팝그린 호텔에서 '이종환의 쉘부르 40주년 기념 콘서트'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가수 이태원, 전언수, 채은옥, 양하영. 2013.5.2 yalb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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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건너온 전언수는 옛 추억을 되새길 수 있어 감개무량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1968년 쉐그린으로 데뷔해 '동물농장'이 히트하며 2-3년 만에 인기 가수가 됐어요. 이종환 씨와 쉘부르를 같이 오픈해 당시 어니언스 등과 함께 공연했죠. 1976년 대마초 파동에 연루되며 쉐그린이 해체됐고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라디오코리아에서 DJ로 20년간 활동했어요. 뉴욕에 '쉐그린'이란 카페도 열어 통기타 가수들을 한 달에 한번 초청해 공연하면서 쉐그린으로 다시 노래하기 시작했죠."

 

이번 공연은 이종환의 방송 데뷔 5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한 의미도 있다.

 

'무정 부르스'를 부른 강승모는 "미국 팝이 주를 이루던 시기에 한국에 맞는 포크 음악 붐을 일으킨 이종환 씨에게 헌정하는 의미가 크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이종환은 현재 폐암으로 투병 중이어서 공연에는 동영상으로만 출연할 예정이다.

 

남궁옥분은 "이종환 선배가 어제 고열로 인해 응급실로 들어갔고 지금은 호전되고 있다"며 "투병 중이고 나서는 걸 꺼려 무대에 오르진 않는다. 하지만 방송인으로 50주년을 보낸 건 기록될 일이다. 방송과 음악계의 전설이기에 나라에서 훈장을 받을 만한 분"이라고 강조했다.

 

출연진들은 이 공연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가요계에서 의미있는 기회가 되길 기대했다

 

'갯바위'로 사랑받은 양하영은 "데뷔할 때만 해도 통기타 세대의 마지막 주자란 얘기를 들었다"며 "하지만 최근 대학 강단에 섰는데 학생들이 내가 통기타 가수라는 걸 좋아하더라. 통기타의 맥이 끊어진 줄 알았는데 2013년까지 이어지고 있는 데 대한 자긍심이 있다. 이 공연이 통기타 음악을 성장시키는데 의미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태원과 강승모도 "우린 40주년을 넘어 현재진행형"이라며 "최선을 다해 쉘부르가 영원하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이 공연은 서울을 시작으로 국내 10개 도시, 미국 로스앤젤레스, 뉴욕, 라스베이거스 등 3개 도시, 중국 등지에서 여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출연진들은 각자의 히트곡을 두 곡씩 부르며 서울 공연 수익금 일부는 복지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다.

 

 

mimi@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5/02 16:2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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