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재미동포 첫 여성 주 하원의원 신디 류

posted Apr 30,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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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많고, 여성이라고요? 포기하지 말고 도전하세요"

경희대·인하대 등 방문 강연…동포 2세들엔 노하우 전수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나이가 많다고요? 여성이라서 망설인다고요? 늦지 않았습니다. 포기하지 말고 도전하십시오."

 

초등학교 4학년 때 미국으로 건너간 신디 류(57) 미국 워싱턴주 하원의원은 '맨땅에 헤딩'하며 아메리칸 드림을 일군 한인 1.5세 여성이다.

 

워싱턴대 미생물학과와 같은 대학 MBA를 수료한 실력파로, 남편과 함께 보험업에 종사하며 탄탄대로의 삶을 살 수도 있었지만 47세 늦깎이로 정치에 뛰어들어 낙선하는 등 패배의 쓴잔을 마셨다.

 

그러나 굴하지 않고 도전해 2008년 초 미국 워싱턴주 쇼어라인시의 시장에 당선됐고, 2010년에는 주 하원의원에 출마해 당선된 뒤 재선에도 성공했다. 모두 '재미동포 여성 최초'라는 타이틀이 붙는다.

 

류 의원은 29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포기하지 않는 도전의 삶을 강조했다.

그는 재외동포재단이 주최하는 '2014 찾아가는 재외동포 이해교육' 프로그램의 강사로 초청돼 방한했다. 28일 경희대와 신일고에 이어 30일에는 인하대를 찾아 학생들에게 '한국의 뿌리에서 열린 재미 한인 디아스포라의 열매'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그는 국내 청년들에게 사회적 약자이거나 소수라는 사실을 핸디캡(약점)으로만 받아들여서는 아무런 발전이 없으며, 오히려 이를 장점으로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워싱턴주 98명의 하원의원 가운데 소수민족 출신은 8명뿐입니다. 의회가 출신 성분으로 나눠 정치했다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겠죠. 저는 오히려 소수민족인 것은 뒤로 감추고 보편적 가치인 평등·인권·민주주의를 앞세워왔기에 동료 의원과 유권자의 지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실례로 그는 지난해 주 의회에서 체류 신분에 따라 운전면허를 제한하는 법안을 제정하려는 것을 막고 오히려 다른 주에 확산한 일화를 소개했다.

 

"경제 불황이 지속하면서 백인 주류사회에서 히스패닉을 비롯한 소수민족의 증가를 막으려고 영주권자 이상에게만 운전면허를 주려고 했습니다. 미국은 땅이 넓고 대중교통이 원활하지 않아서 자가용이 없으면 일상생활이 어려운 곳이죠. 면허 제한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주를 억제해보려는 저의였습니다. 저는 그러면 소수민족은 아예 무면허로 운전할 것이고 보험도 들지 못해 사고가 나면 모두가 큰 피해를 보게 된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미국이 지닌 고귀한 가치를 잃으면 안 된다고 역설해 법안 통과를 막았습니다. 대부분 주에서 이 법안을 만들었는데 워싱턴주의 반대를 시작으로 지금은 10개 주에서 폐기했고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데는 나이가 숫자에 불과하다는 점도 강조사항 중의 하나. 자신이 보험업에 종사하며 세 아이를 키우던 평범한 주부에서 시의원과 시장을 거쳐 주 하원의원 3선에 도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성이라서, 주부라서, 나이가 많다고 해서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세상을 바꾸는 힘이 정치에 있다"고 차세대들에 강조한다.

 

오는 9월부터 한인 2세 차세대를 대상으로 정치 리더십 멘토링을 자처한 이유도 용기를 주고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해서다.

 

"정치에 입문하려는 한인 차세대 20명을 선발해 선거와 리더십을 가르치려고 합니다. 20∼30대가 기준이지만 여성은 저처럼 늦깎이 입문도 가능하니까 나이 제한 없이 받으려구요. 선거에서 이기는 법, 정치력을 발휘해 협상을 끌어내는 법, 공인으로서 바른 몸가짐 등 모든 노하우를 전수할 겁니다. 정치를 하는 동안 제2, 제3의 신디 류가 나오도록 돕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일입니다."

 

그는 3선 도전도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자신한다. 미국인들이 한국 여성, 한국 아줌마들은 똑똑하고 일 잘한다고 인정해주기 때문에 자신을 지지해줄 것이라 믿고 있다.

 

그래서 류 의원은 자신을 롤모델 삼아 더 많은 한인 차세대 여성이 적극적으로 정계에 진출하기를 권한다.

 

"워싱턴주에는 저와 신호범 상원의원이 한국계 정치인을 대표했는데 올 1월에 신 의원이 정계 은퇴를 해서 저만 남았습니다. 한인사회의 입지가 좁아지지 않도록 후배 정치인을 키우는 데 분발하려고 합니다. 아울러 정치에 무관심해서는 세상이 나아지지 못하다는 걸 적극적으로 알려나갈 겁니다. 보통 시민의 정치 참여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걸 제가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죠."

 

wakaru@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4/29 12:4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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