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같은 민화 보러 오세요"…스페인 작가 유혜영展

posted Apr 30,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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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째 고국 전시회서 가족의 소소한 일상 담은 40점 선보여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스페인에서 남편과 두 돌 지난 아이 셋이서 살며 일상에서 느끼는 행복, 가족의 소중함을 민화로 그렸습니다. 스페인 유머와 음식을 섞어 선보이니까 오셔서 행복한 느낌을 누리고 가시기 바랍니다."

 

스페인 일간지 'El Punt AVUI'의 의 전속 일러스트 작가로 활동하며 현지와 고국에서 매년 작품전을 열어온 유혜영(45·여) 씨가 이번에는 '가족의 일상을 통한 행복 나누기'라는 주제로 40점의 작품을 들고 고국을 찾았다.

 

서울 방배동 갤러리 토스트에서 지난 4월 26일부터 5월 18일까지 열리는 '해피-만화 같은 민화'전에서 유 씨는 만화처럼 그린 민화를 선보이고 있다

 

유 씨는 "두 돌 지난 아들 마르셀이 처음 배워 옹알거리는 단어가 '해피'였다"며 "아이를 키우는 틈틈이 그림을 그리다 보니 스케치와 채색을 빨리 진행할 수 있는 민화를 선택했는데 따뜻한 느낌이 더 잘 표현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17년간 스페인에 살면서 보고 느낀 것을 적은 책 '스페인 디자인 여행'(2010)과 '스페인 타파스 사파리'(2013)를 출간해 국내에 소개하기도 했다.

 

전시장에서는 유 씨의 책도 만날 수 있고, 갤러리 야외 아트마켓에서는 스페인 문화에 조예가 깊은 유 씨가 직접 만든 전통요리 타파스를 맛볼 수 있다.

 

유 씨는 전시 기간에 열리는 '제4회 방배사이길 축제(5월 9∼11일)'에도 참여해 독자와 만나는 기회를 마련한다. 5월 10일에는 유 씨와 함께 에코백에 그림을 그려보는 미술체험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그는 "스페인 문화는 일상에서 음식과 유머를 중시한다"면서 "그림 곳곳에 유머를 넣었고 타파스 음식도 곁들였다"고 소개했다. 타파스란 아침과 점심 사이 빈속을 채울 수 있도록 준비하는 한입에 먹을 수 있는 간단한 요깃거리다.

 

유 씨는 충주가 고향으로 숙명여대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하던 1992년 미국 유학을 갔다가 그해 발생한 LA 폭동으로 귀국해 그래픽디자인과 인테리어 프리랜서로 활약했다. 1996년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국제디자인대학이 개교하면서 1기로 들어갔지만 졸업 전인 1998년에 스페인의 엘리사바 디자인학교로 옮겨 석사과정을 마쳤다.

 

졸업 후 유럽의 대표적 신문 디자인 회사로 스페인을 대표하는 'SOL90'에 입사했고 이후 신문사 전속 일러스트레이터로 활약하면서 모교인 엘리사바에서 2002년부터 6년간 겸임교수를 지냈다.

 

그는 유학 시절 현지 학생보다 어학 실력이 달리자 '디자인 양으로 승부하자'며 제일 먼저 등교해 밤 9시 문 닫을 때까지 남아서 작업을 했다. 학교 수위 모두가 얼굴을 아는 유일한 학생으로, 과제를 항상 2개씩 제출하는 열정을 보인 끝에 최우수로 졸업했고 졸업 전에 디자인회사에 특채되기도 했다.

 

스페인에 유학생 비자로 건너와 취업비자로 변경한 1호이기도 한 그는 스페인을 고국에 소개하는 일에 더 매진할 생각이다.

 

"점심이 보통 2시간에 낮잠도 즐길 정도로 잘 먹고 잘 쉬는 문화 속에서 세계적인 건축과 예술이 나왔습니다. '빨리빨리'의 한국식 문화와 다른 스페인을 책과 그림으로 소개해 우리 사회에도 여유가 게으름이 아닌 창조의 밑거름이란 걸 알리고 싶습니다."

 

wakaru@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4/30 07:2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