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훼손 행위 근절을 위한 자성의 목소리도
서울에서 택시기사로 일하고 있는 김영문 씨는 남대문이 복구된 사실에 “감회가 새롭다”며 기쁨을 표시하고 “남대문 근처를 지날 때마다 문득문득 생각이 났었는데 이제 새로운 숭례문이 서울 한복판에 복구된다니 서울이 이제야 제 본모습을 되찾게 됐다”고 말했다.
부산에 거주하는 이창현(33)씨는 “2008년 숭례문에서 화재가 발생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는 뉴스를 보고 가슴이 너무 아팠고 600년을 버텨온 소중한 문화재가 한 사람의 어이없는 방화로 순식간에 무너지는 모습에 화도 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복구 전보다는 못하겠지만 고증을 통해 최대한 원형을 찾아서 복구했다니 그 과정이 귀하고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부 국민들은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에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2008년 2월 숭례문 화재 당시 근처에 있다 화재를 직접 목격한 바 있는 황은호(40)씨는 “당시 처참하게 무너져 내렸던 숭례문의 참혹한 모습을 직접 목격하고 정말 실망이 대단했다”면서 “원상태로 복구한 것에 대해서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기쁘게 생각하지만 앞으로 소중한 문화재 보호에 경각심을 갖고 관리주체가 특별히 잘 관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관리만이 아니라 문화재를 대하는 국민들의 마음도 복구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서울에 거주하는 김용성(40)씨는 “숭례문 화재 당시 호주 지인을 만났는데 숭례문 화재 사건을 거론하면서 건물은 다시 세울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건물이 상징하는 600년의 역사는 다시 못 세울 거라는 말을 해 더 속이 쓰라렸던 경험이 있다. 이미 불탄 것은 어쩔 수 없고, 이번 복구를 계기로 국민들의 문화의식과 문화재에 담긴 정신도 함께 복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재외동포들의 반응도 다르지 않았다. 미국 시애틀에 거주하는 김상철(71)씨는 새롭게 복구된 숭례문 소식에 기쁨을 표시하면서도 화재 당시의 기억을 잊지 않고 있었다. “5년 전 숭례문 화재 소식을 듣고 참담함을 금할 수 없었다. 우리나라의 혼백이 빠져버린 느낌이었다”며 당시의 실망감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미국에 이민 온지 30년이 넘었지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숭례문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느냐”면서 “앞으로는 그러한 불상사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해달라”고 부탁했다.
숭례문 복구자문위원으로 일한 바 있는 경기대 김동욱 교수는 “숭례문 복구에 작으나마 힘을 보태게 돼 보람차다. 처음엔 숭례문이 소실됐다는 사실에 무척 충격이었으나 오히려 화재 이전보다 더 번듯하게 복구돼서 다행이다. 좌우 성곽을 복원했고 계단도 원형대로 바로잡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화재가 오히려 전화위복이 돼서 더 좋은 문화유산으로 복구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4월 22일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고 있는 ‘문화융성, 희망우체통’ 행사에 참여한 초등학교 어린이는 ‘숭례문아 안녕! 이제 불에 타지마! 우리가 지켜줄게~ 사랑해’라고 포스트잇에 적은 뒤 문화유산 희망의 벽에 붙여 새로 복구된 숭례문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이외에도 ‘숭례문 1억년도 더 넘어 오래오래 문화유산으로 남기를….’, ‘숭례문 복구 축! 축! 축!’ 이라고 적은 포스트잇 메시지 등이 재미있었다는 반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