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강화 및 사내 갈등 봉합..임기 10개월 한계 우려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2일 새로 선임된 MBC 김종국(57) 사장 앞에는 콘텐츠 경쟁력과 대외 신뢰도 회복, 작년 장기 파업 이후 깊어진 사내 갈등 봉합이라는 과제가 놓여 있다.
김재철 전 사장의 잔여임기인 10개월로는 조직을 안정화하고, 회사를 정상궤도에 올려놓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콘텐츠 경쟁력 강화 시급 = MBC는 예능과 드라마를 중심으로 시청률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암초는 곳곳에 남아있다.
MBC 경영지표는 지난해 크게 악화했다. 광고시장 침체와 장기 파업 여파로 광고수익은 전년보다 17%가량 줄었고,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79% 감소했다.
올해 1·4분기 광고 매출도 예상을 밑돌았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광고매출을 좌우하는 시청률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시청 점유율은 17%대로 KBS와 SBS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신임 사장의 행보는 이같은 회복세를 좌우할 키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사장은 이날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 면접에서 "보도 및 시사 부문 경쟁력 회복에 중점을 두고, 뉴미디어 발전 추세에 맞춰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개발하겠다"며 콘텐츠 강화 의지를 피력했다.
하락한 채널 이미지 회복도 시급한 문제다.
MBC는 지난해 장기 파업과 잇단 보도 공정성 논란으로 채널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이같은 결과는 지난해 올림픽 중계와 선거 방송에 고스란히 반영돼 시청률과 콘텐츠 평가에서 경쟁사에 밀리는 굴욕을 맛봤다.
경쟁 미디어렙(방송광고대행사) 도입과 지상파 방송의 영향력 감소 등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공영방송의 위상을 지키는 것 역시 신임 사장에게 안겨진 과제다.
그러나 임기가 약 10개월에 불과해 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내 갈등 해소도 급선무 = 신임 사장의 또 다른 당면 과제는 노사 및 노노(勞勞) 갈등을 해소하고 사내 화합을 끌어내는 것이다. 사내 팽배한 '반(反) 김재철' 정서를 먼저 추스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작년 170일간의 유례없는 장기 파업은 노사 모두에 상처를 남겼다.
파업기간 해고된 8명은 아직 회사로 돌아오지 못했다. 파업에 참여한 후 방송활동을 하지 못했던 최일구, 오상진, 문지애 등 간판 얼굴들은 회사를 떠났다.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직종과 무관한 부서로 발령났던 54명이 원직 복귀했지만 교육을 마치고 돌아온 일부는 원부서와 무관한 부서로 발령이 난 상태다.
이 때문에 사내 화합을 위해 신임 사장이 무엇보다 먼저 해고자를 복직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김 사장은 노조와 대화하면서 점진적으로 해결해가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파업 기간 이후 채용된 경력직과 기존 인력간 갈등도 풀어야 할 문제다.
김 사장은 현 경영진 내부에서 추진력을 인정받으며 조직을 안정시킬 적임자로 꼽혔다.
하지만 김재철 전 사장과 함께 2011년 진주MBC와 창원MBC가 MBC경남으로 통합하는 과정을 주도했고, 그 과정에서 노조와 마찰을 빚은 점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가 제시한 김재철 전 사장 재임기간 전면감사, 공정성 및 신뢰도 회복, 노사관계 정상화, 해고자 복직과 보복성 징계 무효화 등도 김 사장이 앞으로 풀어나갈 과제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5/02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