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사태, 박근혜 대북정책 '물꼬' 가능성"

posted May 03,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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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사태, 박근혜 대북정책 '물꼬' 가능성"

 

빅터 차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국장. (자료사진)
 

CSIS 언론브리핑…"남북대화 없이 북미대화 없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승관 특파원 = 북한의 갑작스런 통행제한 조치로 개성공단이 잠정 폐쇄되면서 남북관계가 위기를 맞았으나 이 문제가 오히려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에 활로를 터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 워싱턴DC 소재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박근혜 대통령의 첫 방미를 계기로 2일(현지시간) 개최한 언론 브리핑에서 빅터 차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국장은 "박 대통령이 개성공단과 관련해 북한으로부터 어떤 것이든 단 하나의 약속만 받아내도 정치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금 한국에서는 모든 시선이 개성공단에 집중돼 있다"면서 "북한이 양보가 아니더라도 개성공단과 관련해서 어떤 변화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되는 징후가 있으면 (대화의) 창이 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이 개성공단 문제에 대해 논의하자는 얘기만 꺼내도 박근혜 행정부로서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빅터 차 전 국장은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오바마 행정부의 이른바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는 외교적으로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의미로, 특별한 정책이 없다"면서 "박 대통령이 이번 방미기간에 비공식적으로 내놓을 대북정책에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아니다"면서 "대북정책에서 현재 한ㆍ미간 문제는 없고, 특히 남북대화가 북미대화나 북핵 6자회담의 전제 조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이클 그린 CSIS 연구원. (자료사진)
 
마이클 그린 CSIS 연구원은 "북한이 개성공단 위기를 몰고가는 것은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의 징후로도 해석될 수도 있다"면서 "또 한ㆍ미 정상회담 이후 공동성명과 기자회견 내용 등을 보고 미사일 발사 등으로 반응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과거사를 둘러싼 한ㆍ일 외교갈등에 대해 "미국은 이에 개입하길 원하지 않기 때문에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면서 "할 수 있는 말은 '한ㆍ일 협력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정도"라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침략 발언에 대한 워싱턴포스트(WP)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비판 사설에 대해 "WP와 WSJ이 일본에 호의적인 논조를 보여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본 정부로서는 충격적일 것"이라면서 "이는 일종의 '경고사격'(Warning Shot)인 셈"이라고 평가했다.

 

매튜 굿먼 CSIS 연구원은 한ㆍ미 정상회담에서 양국간 통상문제가 논의될 수 있다면서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평가와 한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참가 등의 주요 의제로 예상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TPP 협상 참여에 대해 진전된 입장을 내놓을 수도 있지만 정치적 판단을 해야 할 것"이라면서 "국회 논의, 한ㆍ중 FTA, 일본의 TPP 협상 참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날 언론브리핑에는 연합뉴스를 비롯해 CNN방송, AFP통신, 아사히신문,신화사 등 내ㆍ외신 기자 20여명이 참석, 최근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의 북한 억류 등 한반도 사태와 한ㆍ일 외교갈등 등에 대한 언론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huma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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