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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승리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마정길. <<연합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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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정길 등판한 8경기 중 넥센 7승…역전승 4차례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사이드암 마정길(35)이 '승리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마정길이 등판한 8경기에서 넥센은 7승을 거뒀고, 이 중 4승이 역전승이었다.
염경엽(46) 넥센 감독은 "마정길이 등판하면 경기가 풀리더라"며 웃었다.
마정길은 2승 1홀드 평균자책점 3.18로, 넥센 불펜 승리조에서 활약 중이다.
피안타율 0.154, 이닝당 출루허용(WHIP) 0.79로 세부 기록도 매우 좋다.
마정길은 "올해 첫 경기에서 첫 타자를 잡아내면서 '실타래가 풀릴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고 떠올렸다.
2014프로야구가 개막한 3월 30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경기에서 4-3으로 추격당한 6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석에서 안타를 기록한 나주환과 맞선 마정길은 125㎞짜리 체인지업을 던져, 나주환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마정길은 이날 상대한 5타자를 모두 범타처리하며 홀드를 기록했다.
3일 목동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4-4로 맞선 7회초 등판해 1이닝을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냈고, 팀 타선이 7회말 결승점을 뽑아 감격의 시즌 첫 승을 거뒀다.
5일 마산 NC 다이노스전에서도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승리를 챙겨, 단박에 2승을 챙겼다.
마정길은 "내가 등판하는 날, 역전승을 거두는 등 행운이 따라 기쁘다"고 했다.
염 감독은 "실력을 키우니 운도 따라온다"며 흐뭇해했다.
이후 마정길은 팽팽한 승부에서 기용됐고, 15일과 16일 LG 트윈스와 경기에 연일 등판하는 등 '연투가 가능한 투수'로 격상됐다.
올해 프로 13년차가 된 마정길은 짧은 전성기를 보냈다.
2008년 한화 이글스 소속이던 그는 팀이 치른 128경기 중 절반인 64경기에 등판해 선발과 맞먹는 92⅔이닝을 소화하며 2승 1패 2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2.91을 기록했다.
당시를 떠올리던 마정길은 "2007년에 나는 1군 경기가 아닌 배팅볼을 던지기 위해 마운드에 섰던 전력 외 선수였다"며 "'이대로 끝낼 순 없다'는 생각으로 나를 다그쳤다"고 말했다.
넥센은 2010년 시즌을 앞두고 한화 이글스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한 마일영의 보상 선수로 마정길을 택했다.
마정길은 넥센 입단 후 잔 부상에 시달렸고, 1·2군을 오가는 선수로 밀려났다.
2013년 겨울, 마정길의 심정은 2007년과 비슷했다.
그는 "나도 이제 30대 중반이다. 구단이 나의 미래를 보고 믿어주지 않는다"고 냉혹한 현실과 맞섰다.
염 감독은 "전지훈련 때부터 마정길의 구위가 돋보였다. 독기가 서린 것 같았다"며 "그때 정규시즌에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사령탑의 기대대로, 마정길의 '휘는 직구'는 구속이 140㎞까지 올라왔고 슬라이더의 각은 더 예리해졌다.
이제 염 감독은 '승리'를 예감하고 마정길을 마운드에 올린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4/17 10:5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