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고공폭격기' 김신욱(26)의 발끝이 침묵에 빠지자 호랑이의 이빨도 무뎌졌다.
울산 현대는 15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H조 5차전에서 웨스턴시드니 원더러스(호주)에 0-2로 덜미를 잡혔다.
이날 패배로 4월 들어 가진 5경기(1무 4패)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는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 K리그 클래식과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1위를 질주하던 지난달까지의 모습과 정 반대다.
리그 최소실점 2위(4실점)에 올라있을 정도로 수비는 비교적 안정돼있지만 공격진이 침체된 탓에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최근 4경기 연속 무득점이다.
득점에 앞장서야 할 김신욱이 골맛을 보지 못한 탓이 크다. 김신욱은 지난달 29일 FC서울전에서 멀티골을 작성한 이후 한 골도 넣지 못하고 있다. 팀이 부진에 빠진 시점과 정확히 일치한다.
올시즌을 앞두고 감독이 교체된 울산은 로테이션 체제를 구축할 시간적 여유를 갖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주전 선수들이 일찍부터 지쳐버렸다. 여기에 승리를 매조져야 할 김신욱이 침묵하자 정신적인 부담도 더해지는 상황이다.
조민국 울산 감독은 김신욱의 침묵을 초조한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조 감독은 "공격진의 부담을 덜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득점 상황에서 너무 힘이 들어간다"며 안타까워했다.
-
- 헤딩하는 김신욱
- (울산=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15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H조 5차전 울산 현대와 호주 웨스턴 시드니의 경기. 울산 현대 김신욱(왼쪽)이 호주 웨스턴 시드니 토프로 스탠리에 앞서 헤딩을 하고 있다. 2014.4.15 leeyoo@yna.co.kr
도이자키 고이치 피지컬 코치는 김신욱에게 매 경기를 전후해 유연성 향상에 중점을 둔 맞춤형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웨스턴시드니전 직전에는 긴장감 해소를 위해 김신욱의 뭉친 어깨 근육을 푸는 데 집중했다.
그래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조 감독이 직접 나서 요가를 통한 심리 치료 프로그램을 계획중이다.
조 감독은 '철퇴'로 상징되는 울산의 기존 역습 축구에 아기자기한 패스 플레이를 가미하는 변화를 주고 있지만 선수들이 완전히 녹아들지 못한 상태다.
아직 승리를 위해서는 '한 방'에 기대는 수밖에 없고 이를 해결하는 것은 결국 김신욱의 몫이다.
대학시절까지 수비수나 미드필더로 뛰던 김신욱은 프로 데뷔 후 매 시즌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며 국내파 최고 공격수로 우뚝 선 선수다.
지난 시즌에는 대표팀에서 낙마한 뒤 슬럼프가 찾아오자 개인 특별훈련을 통해 헤딩 뿐 아니라 발도 잘 쓰는 공격수로 거듭났고 태극마크를 되찾았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행을 눈앞에 둔 중요한 시점에 김신욱이 또 한번의 성장통을 겪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4/16 09:4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