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스타=연합뉴스) 김재현 특파원 = 올해도 '그린재킷'을 입지 못한 최경주(44·SK텔레콤)가 노장 샌디 라일(56·영국)을 보고 용기를 얻었다.
최경주는 13일(현지시간) 시즌 첫 메이저인 마스터스 남자골프대회 4라운드에서 1988년 마스터스 챔피언인 라일과 짝을 이뤘다.
3라운드 6오버파를 치는 부진 탓에 우승은 물건너간 상황이었지만 최경주는 라일의 성실한 자세를 보고 마음을 고쳐먹었다고 했다.
특히 라일이 17번 홀에서 홀아웃하면서 건넨 "오늘이 (마스터스) 100번째 라운드일세"라는 말도 최경주에게 값진 깨달음을 안겼다.
최경주가 10살 때인 1980년 처음 '꿈의 무대'를 밟은 라일은 지금까지 33차례 마스터스에 출전했다.
최다 출전 기록에선 게리 플레이어(52회), 아널드 파머(50회) 등에 이어 15위에 랭크돼 있다.
여기서 우승자 자격으로 매년 마스터스 출전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은퇴자를 제외하면 벤 크렌쇼(42회), 톰 왓슨(40회), 크레이그 스태들러(37회) 다음으로 많다.
2003년 마스터스에 처음 출전한 최경주는 "내가 12년간 마스터스에 왔다고 뭐라고 한 것이 조금 그렇다.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닌데…"라며 "라일 같은 (나이 든) 선수들도 나름대로 자부심을 갖고 몸관리 잘하면서 치고 있는데 이제 40대 초반에 어쩌고저쩌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반성했다.
최경주는 "코스를 그렇게 머리에 다 담고도 공이 제멋대로 간다, 내 마음대로 안 된다고 하는 라일을 보면서 많은 걸 배웠다"며 "마스터스에 자주 출전하는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라일과의 소중한 만남을 계기로 마스터스 장기 목표를 25회 현역 출전으로 올려잡았다. 이것을 달성하려면 마스터스 첫 승은 물론이고 앞으로 적어도 13년동안 성실하게 몸관리를 해야한다.
그는 "스윙도 자기 몸에 정착돼을 때 비로소 프레셔(정신적 압박)를 이길 수 있는 것이지 얼렁뚱땅한다고 이기는 것이 아니다"며 "부족한 걸 채워서 마스터스 25년 출전까지 가볼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4/14 07:4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