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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고·매드클라운 "소유의 남자? 힙합 태생 음악꾼"

posted Apr 05,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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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음악계 실력파에서 주류 시장 안착한 정기고와 매드 클라운(우측)
 

소유와 각각 듀엣한 '썸' '착해빠졌어' 빅 히트

인디음악계 실력파에서 주류 시장 성공적 안착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꿀 성대'로 노래하는 정기고(본명 고정기·34)와 '귀에 때려 박는 랩'을 하는 매드 클라운(조동림·29)은 인디음악계 실력파에서 주류 가요계 대세로 떠올랐다.

매드 클라운은 지난해 9월 씨스타의 소유와 듀엣한 '착해빠졌어'로, 정기고는 지난 2월 역시 소유와 부른 '썸'으로 각각 음원차트 1위를 쓸었다. 두 곡은 '하루살이 음원'이 판치는 시장에서 수십 일간 차트 1위를 장기집권 했다. '착해빠졌어'는 6개월이 지난 지금도 멜론 차트 50위권에 살아있고 '썸'은 소녀시대와 투애니원의 공세 속에서 40여 일간 이 차트 1위를 지켰다.

최근 광화문 한 카페에서 만난 '소유의 남자'들은 다른 듯 묘하게 닮아 있었다.

정기고는 감미료를 친 듯한 음색과 달리 활달했고, 매드 클라운은 비트를 리드하는 호전적인 랩에 반해 수줍음이 많았다. 카메라를 들이대자 정기고는 옷매무새를 만지며 꽤 능숙하게 자세를 바꿨고 매드 클라운은 포즈가 어정쩡해 웃음 짓게 했다.

그러나 둘의 공통분모를 찾기란 어렵지 않았다. 힙합 태생 음악꾼이며, 비슷한 시기 씨스타 소속사의 독립 레이블인 스타쉽엑스와 계약해 인디음악계 생리와 다른 주류 시장에 적응하고 있다. 자신들의 음악에 대한 의지와 자부심도 뚜렷했다.

심지어 이날도 둘은 약속이나 한 듯 회색 후드 티셔츠를 입고 나왔다. "공교롭게도 옷이 비슷해 커플 같다"며 결국 매드 클라운이 검은색 셔츠로 갈아입고 자리에 앉았다.

둘은 처음으로 음원 차트와 가요 프로그램 1위를 해본 건 얼떨떨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SBS '인기가요'에서 '착해빠졌어'가 1위로 호명되고 MC들이 '축하합니다'라고 하는데 '내가 여기서 뭐 하고 있지?'란 생각에 어리둥절했어요. 마치 제가 다른 게임 안에 들어온 듯 신기하고 재미있는 경험이었죠."(매드 클라운)

"저와 거리가 멀다고 여긴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무대에서 빨간 불이 켜진 카메라를 바라보는 건 낯설었죠. 하지만 배우겠다고 생각하자 점차 적응할 수 있었어요."(정기고)

자신들이 부른 노래의 '빅 히트'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싱어송라이터인 정기고는 타인이 작곡한 노래를 불러야 해 처음엔 남모를 스트레스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2012년 자작곡이 담긴 '블라인드'(Blind)로 한국대중음악상 노래부문 '최우수 알앤비 솔' 상을 받았다.

정기고는 "내 방식으로 작업한 노래가 아니어서 내 표현법이 아닌 가사도 담겨 처음엔 감을 못 잡겠더라"며 "'썸'이란 제목을 보고 '내가 아는 썸 맞아요?'라고 묻기도 했다. 그러나 전적으로 소속사를 믿고 맡겼는데 너무 잘돼서 혼란스럽더라"고 웃었다.

'착해빠졌어'의 랩 가사를 쓴 매드 클라운은 "나의 랩이 톤이 높고 공격적이어서 이런 스타일로 사랑 얘기를 하는 게 어떤 반응을 얻을지 궁금했다"며 "이 곡을 통해 가사의 콘셉트, 키워드가 중요하단 것도 알았다"고 덧붙였다.

걸그룹 멤버인 소유와 한 무대에 서는 것도 생경했을 터. 둘은 TV에서 보던 아이돌 가수가 연예인 보듯 신기했다고 한다. 정기고는 쑥스러워 방송 초반엔 소유의 정수리를 보고 노래했다고 웃었다. 그러나 보컬리스트로서 소유의 역량에 놀랐다고 입을 모았다.

"연습량이 많아서인지 소유는 녹음 때도 디렉션을 주면 바로 소화했어요. 방송사 대기실에서도 이것저것 챙겨주며 우리를 배려해줬고요. 아이돌에 대한 편견은 없었지만, 음악 역량이 대단하다는 걸 처음 느꼈어요."(정기고, 매드 클라운)

스타쉽엑스와 계약한 건 애써 만든 결과물을 넓게 펼치지 못하는 데 대한 결핍 때문이었다.

정기고는 "내 음악을 좀 더 체계적으로 많은 사람에게 들려줘 피드백을 받고 싶었다"고, 매드 클라운은 "전에 있던 레이블이 해체되고 1~2년간 혼자 지냈는데 한계를 느꼈다. 대중성이 충족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공감대가 있는 둘은 과거의 어느 지점에서 각별한 인연도 있었다.

2006년 래퍼 더콰이엇의 2집에서 각기 다른 곡에 피처링을 함으로써 한 장의 앨범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정기고는 2008년 매드 클라운의 데뷔 싱글 '러브 시크니스'(Luv Sickness)에 보컬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원래 '러브 시크니스'는 제 음반에 담으려고 작업 중인 노래였어요. 매드 클라운이 가이드 랩을 했는데 어느 날 프로듀서가 매드 클라운이 쓰고 싶어한다고 해 후렴구를 만들어주고 노래도 해줬죠. 이때 녹음실에서 매드 클라운을 처음 봤어요"(정기고)

그러나 매드 클라운은 "형이 날 모를 때부터 난 팬이었다"며 "2002년 형이 인피닛 플로우로 데뷔했을 때부터 알았고 2005년 래퍼 각나그네와 프로젝트팀 서울스타로 싱글을 냈을 때도 무척 좋아했다"고 설명했다.

 

'썸' 열풍 일으킨 정기고

'착해빠졌어'로 사랑받은 매드 클라운

'가요계 대세' 매드 클라운과 정기고(우측)
 

이 지점에 오기까지 삶의 궤적이 다르기에 둘은 각자의 이야기에도 귀 기울였다.

애니메이션학과를 졸업한 정기고는 대학 시절 랩 하는 친구들과 어울렸다. 친구들이 인피닛 플로우란 팀으로 음반을 낸다고 해 녹음실에 놀러 갔다가 8마디를 녹음한 게 데뷔가 됐다. 당시 힙합계에선 노래하는 사람이 드물었다. 인피닛 플로우의 보컬로 주목받자 2005년까지 힙합 가수들의 수십 곡에 노래하며 이름을 알렸다. 2008년 첫 솔로 음반 '바이바이바이'(Byebyebye)를 시작으로 '노워노크라이'(NOWARNOCRY), '블라인드' 등 5장의 싱글을 냈다.

"전 힙합 태생으로 힙합 가수들과 작업을 많이 해서인지 지금도 래퍼로 오인당해요. 그간 인디 레이블에 소속된 적도 없어 지금껏 사비를 털어 음반을 제작했죠. 정규 앨범은 제게 큰 의미여서 지금껏 못 냈는데 올해는 꼭 내고 싶어요."(정기고)

매드 클라운은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태어났지만 1살 때 한국으로 건너왔다. 중학교 때 춤에 빠지자 명지대 교수인 아버지와 마찰이 심했다. 부모님은 중학교 2학년인 그를 캐나다로 유학 보냈다. 그는 "거기서 오히려 더 열심히 춤을 췄다"고 했다.

이후 미국 콜로라도의 고등학교에 다닌 그는 콜로라도주립대학교 사회학과에 진학했다. 그러나 수업을 듣던 중 감정이 복받쳐 "한국에 가고 싶다"고 울면서 집으로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결국 2005년 한국으로 돌아와 성공회대 사회학과로 진학했다.

그는 "미국에서 외로움이 컸다"며 "고등학교, 대학 시절 밥을 혼자 먹었고 4일간 말을 안 한 적도 있다. 방학 때 한국에 오면 공항에서 어머니 차에 타자마자 더듬거리며 말이 터졌다. 정서적인 외로움을 채워주는 건 음악밖에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가 지금껏 낸 음반은 싱글 '러브 시크니스'와 미니앨범 '에니씽 고즈'(Anything Goes) 뿐이다. 그는 "인디 힙합계에서도 작업물을 안 내기로 유명했다"고 했다. 그러나 여러 힙합 가수들의 랩 피처링으로 존재감을 과시했고 엠넷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에서 '귀에 때려 박는 랩'으로 인지도를 쌓았다.

이처럼 인디음악계에서 자생적으로 성장했기에 이들의 주류 무대 진입이 음악적인 정체성을 해치지 않을까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일부 마니아 팬은 배신감도 느꼈으리라.

정기고는 "언더그라운드에서 낸 음악이 대중적인 히트를 안 해도 욕먹진 않았다는 자부심이 있다"며 "몇몇 가수들도 비슷한 선택을 하면 앨범을 내기 전부터 변했다는 욕을 먹었다. 음악적으로 조금 돌아가더라도 10만 명에게 들려줄 음악을 할 때 더 멋진 것 같다. 기대와 우려를 잘 알기에 좋은 음악으로 보답할 길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각자 다음 스텝을 밟는다. 매드 클라운은 4일 두 번째 미니앨범 '표독'을 발표한다. 타이틀곡 '견딜만해'에는 이번엔 씨스타의 효린이 피처링으로 힘을 실어줬다.

정기고는 이달 중순 '썸'에 이은 프로젝트 싱글을 한 장 더 낸다. 이번엔 거물급 래퍼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새 조합에 대한 궁금증이 커진 상태다.

둘은 "앞으로의 걸음이 무척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러 분야 예술가를 보면 유년기 시절 형성된 정서를 기반으로 평생 예술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도 그래요. 청소년기 시절 힘들었지만 고맙기도 해요. 제 이야기로 감동을 주는, 랩 아티스트로 불리고 싶습니다."(매드 클라운)

"음악은 존재 가치예요. 이런 탤런트가 없었다면, 지금 당장 노래를 못한다면 지금처럼 살 수 없었겠죠. 음악 덕분에 '나'일 수 있으니 행복해요. 앞으로 제 앨범에서 프로듀서로서의 역량을 발휘하겠습니다."(정기고)

 

mimi@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4/04 15:2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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