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40주년 유익종 "사랑받았으니 행운아…노력할 것"

posted Apr 05,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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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코엑스 시작으로 기념 전국투어 개최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40주년이란 숫자가 부담스러워요. 지난 시간 게을렀기에 후회도 되고요. 노력에 비해 사랑받았으니 행운아라고 생각합니다."

1970~80년대 그린빈스와 해바라기에서 활동하며 사랑받은 포크 가수 유익종(59)이 데뷔 40주년을 맞은 소회를 담담하게 밝혔다.

그는 4일 강남구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 SC컨벤션센터에서 열린 '40주년 기념 전국투어 콘서트-이연'(異緣) 기자회견에서 "노래가 좋아서 했고 무대에서 노래할 때 가장 행복하다"며 "2000년도까지 콘서트를 활발히 했는데 이후 뜸해졌고 성격 때문에 방송 활동도 많이 안 했다. 40년에 대한 책임감이 있어 이번 공연을 계기로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오는 19일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을 시작으로 열리는 투어에는 신효범, 유리상자, 정동하, BMK, 울랄라세션 등의 후배 가수들이 출연을 확정했거나 논의 중이다. 후배들은 4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1부 무대에 올라 그의 대표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유익종은 후배들에 대해 "내 노래는 처음부터 끝까지 빠른 곡이 없는데 목소리가 싱싱한 후배들의 음악은 진취적"이라며 "요즘 컴퓨터 위주의 음악을 하는 친구들은 우리 때보다 훨씬 신선하다. 선배 세대 통기타 음악이 좋게 말하면 서정적인데 지금 세대에겐 진부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 1학년 때 작곡가 고(故) 박시춘의 아들인 고(故) 박재정의 손에 끌려 노래를 시작했다.

"대학 시절 노래를 좋아했어요. 그 친구(박재정)가 노래하자며 끌고 다녔는데 제가 내성적이어서 부끄러움을 많이 탔죠. 하지만 그 친구 덕분에 노래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벌면서 대학생치곤 꽤 많은 돈을 벌었어요. 그 탓에 전공을 F 학점 받고서 휴학을 한 뒤 학교에 안 다녔어요. 3년 전쯤 명예 졸업장을 받았네요."

1974년 박재정과 그린빈스를 결성해 데뷔한 그는 "그린빈스로 활동할 때는 인기가 별로 없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린빈스로 활동하던 중 박재정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자 그는 '돼지를 키워볼까', '대형 면허를 따서 이삿짐센터를 해볼까' 여러 고민을 했다고 한다. 이즈음 한 야간 무대에서 만난 이주호가 함께 음악을 해보자고 해 1981년 박성일과 세 명의 이름을 따 '유리박'을 결성했다. 이후 박성일이 팀에서 나가면서 둘은 1983년 해바라기로 활동했다.

그가 유명해진 건 해바라기 시절이다. 그는 해바라기의 1집(1983)과 3집(1986)에 참여해 '모두가 사랑이에요', '내 마음의 보석 상자' 등의 히트곡을 냈다.

2집에 참여하지 않은 데 대해 "가수들이 헤어질 때는 성격 차이도 있다"고 에둘러 말한 후 "1집 이후 팀에서 나와 솔로 활동을 했는데 당시 해바라기 제작자가 2집 때 있던 멤버 한 명이 대마초로 들어갔다고 해 3집 녹음만 해달라고 요청했다. 녹음을 하자 '해바라기가 다시 만났다'고 기자에게 알렸고 이게 쫙 퍼지면서 다시 활동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985년 첫 앨범 '사랑의 눈동자'를 시작으로 5장의 솔로 앨범도 냈다.

인생의 한 곡으로는 혜은이가 발표한 후 그가 다시 취입한 '비가'를 꼽았다.

"혜은이 씨의 노래를 듣고 가사가 너무 좋아 제가 리메이크를 했어요. 그런데 이 곡의 작곡자인 유영건 씨가 원래 저에게 주려고 쓴 곡이었는데 혜은이 씨가 부르게 된 곡이라고 말해주더군요."

이번 공연에서는 '그저 바라볼 수만 있어도', '이연', '사랑의 눈동자', '마침내 사랑이여', '반추' 등 40년간의 대표곡을 망라해 들려준다. 공연 제목은 '다른 인연'이란 뜻의 이연이다.

기자회견에 함께한 소속사 인투이엔티 이명선 대표는 "유익종 씨가 40년 동안 노래하면서 많은 인연을 만났고 인연이 되지 못한 이들도 있다"며 "노래 속에 이러한 사연을 들려주는 토크를 가미한다. 이번 공연도 오랜 친분이 있는 개그맨 이홍렬 씨가 진행을 맡는다"고 설명했다.

19일 첫 공연은 1천여 석 규모에서 하루 2회 열린다.

그는 "보통 500~600석 규모에서 공연하다가 장소가 커서 솔직히 부담된다"며 "다른 가수는 춤도 추고 볼거리를 주지만 난 앉아서 눈 감고 노래하는 모습밖에 없다. 말도 잘 못하니까 오는 분들이 나름 즐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그의 느릿한 말투는 인상적이었다. 비록 유려한 언변은 아니었지만 가감 없이 솔직하게 답변하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세월의 흐름을 느끼는지 묻자 "길거리의 예쁜 여자들을 더 이상 힐끔 쳐다보지 않는 건 나이 먹었다는 증거"라며 "신체적으로는 가까운 게 잘 안 보이고 노래하다가 힘들어서 눈물이 찔끔 나올 때도 있다"고 유머러스하게 말했다.

그러나 좋아하던 운동을 게을리했다며 요즘은 공연을 앞둬 건강을 챙기고 집에서 건반을 두드리며 노래 연습도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해 조용필을 시작으로 계은숙, 김추자 등 시대를 풍미한 가수들의 복귀가 반갑다고 했다.

"복귀 소식을 듣고 무척 반가웠어요. 한편으론 제가 그분들 때문에 묻힐지도 모르겠네요. 하하. 저도 새 앨범을 10년째 준비 중인데 생각보다 쉽지 않아요. 차근차근 해나가야죠."

 

mimi@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4/04 15:2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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