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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부와 교과서 출판사들 간 대립으로 시중 서점에 교과서 공급이 중단된 가운데 지난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서점 교과서 매장에서 한 시민이 '교과서 입고 지연'을 알리는 안내문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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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가격조정명령에 출판사 "소송도 불사" 반발
(세종=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교육부가 가격조정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한 지 한 달 만에 전격적으로 조정명령을 내렸으나 교과서 출판사 측의 반발이 거세 후폭풍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부는 교과서 가격이 부당하게 오른 것을 합리적으로 조정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출판사 측은 정부가 교과서 가격을 자율화하고서 이에 반하는 내용으로 규정을 개정해 소급적용하고 있다고 항변하고 있다.
교과서 가격이 크게 오르게 된 것은 이명박 정부가 지난 2010년 '교과서 선진화 방안'으로 교과서 가격 자율제를 도입하면서부터다.
기존에는 정부가 정한 가격에 따라 출판사들이 교과서를 판매해 거둔 전체 수익금을 전 출판사가 채택률 등에 따라 나눠갖는 구조였는데 새롭게 경쟁체제가 도입돼 출판사가 자사 교과서의 매출액을 전액 가져가는 형태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출판사들은 일선 학교에서의 채택률을 높이려고 경쟁적으로 판형을 확대하고 시각 자료를 많이 늘려 '화려한' 교과서를 제작, 제조 원가가 오르게 됐다.
2010년 당시 한 보고서는 '정부 교과서 선진화 방안은 교과서의 쪽수 증가, 지질, 색도, 삽화, 사진, 부록, 인쇄기법 등의 고급화로 교과서 가격 인상을 초래할 것'이라며 이 같은 상황을 경고한 바 있다.
교육부는 교과용도서심의회를 열어 출판사들이 제출한 희망가격을 심의해 적정가격을 권고할 수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 '권고'에 불과해 출판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도 교육부가 별도 조치를 할 수 없었다.
감사원의 2012년 감사 결과를 보면 교육부의 가격 조정 권고안은 실제 교과서 가격에 평균 38.9%만 반영됐다. 교육부가 1천원 인하를 권고하면 출판사는 389원 인하하는데 그쳤다는 뜻이다.
교육부는 이에 따라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을 지난달 개정해 교과서 가격이 부당하게 결정될 경우 교육부 장관이 가격조정을 명령할 수 있도록 했다.
'부당하게 결정될 경우'는 예상 발행 부수보다 실제 발행 부수가 1천부 이상 많거나 제조원가 중 도서의 개발·제조 과정에서 실제 발생하지 않은 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이 1.5% 이상인 경우 등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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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텅 빈 교과서 매장
출판사가 제조원가와 각종 비용을 합산한 금액을 예정 발행 부수로 나눈 수준에서 희망가격을 제시하는데 예정 발행 부수를 지나치게 적게 추정해 교과서 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일이 많았다.
이번에도 A출판사의 초등학교 영어 교과서의 경우 예상 발행 부수 3만부를 기준으로 희망가격을 산정했는데, 실제 학교로부터 주문을 받은 부수는 30만여부로 27만부나 차이가 났다.
발행 부수가 예상보다 늘어나면 이윤이 증가하기 때문에 가격을 낮출 여유가 생긴다.
하지만 교과서 출판사 측은 정부가 자신이 추진했던 교과서 선진화 정책을 뒤집어 출판사에 엄청난 피해를 안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개정된 규정을 소급 적용, 출판사 희망가격의 절반으로 가격을 강제 조정해 이미 투자된 개발비를 회수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올해 새롭게 출간된 교과서는 이미 1월에 일선 학교에 공급됐으나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은 2월 개정돼 소급 적용이라는 것이 출판사 측의 설명이다.
교과서 출판사들을 회원사로 둔 사단법인 한국검인정과서는 특별대책위원회를 꾸려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교과서 가격이 정상화될 때까지 발행 및 공급 중단을 지속하겠다"고 천명했다.
또 부당하게 가격이 책정된 교과서에 대해 이의신청을 하고, 가처분 신청 및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을 하기로 했다.
교과서 가격을 둘러싼 갈등으로 공급 중단이 장기화하면 전학생이나 교과서를 분실한 학생들이 교과서를 구하지 못해 제대로 배우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행 규정에 교과서 발행자가 교과서를 적기에 공급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를 어기면 업무방해죄가 성립되고 공동행위를 하면 공정거래법에도 위배된다"에 "법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3/27 11:3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