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닷컴= 김경성 기자]
이재명이 조기 대선을 위해 내놓은 ‘K-엔비디아’ 구상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다. 이 구상이 조기 대선으로 가기 위한 정치공학적 책략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재명의 의도가 제대로 먹히는 형국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최고 경제브레인들이 만든 이 공약은 좌파의 철학이 온전히 담겨서인지 허술하기 짝이 없다.
이재명은 3월 3일 AI 전문가와의 대담에서 “인공지능에 투자해야 하는데 국민 펀드나 국가가 일부를 가지고 있으면, 생산의 일부를 국민 모두가 나눌 수 있는 것도 가능하다”며 “일례로 엔비디아 같은 회사가 생기고 30%가 국민 지분이라면 세금에 그렇게 의지하지 않아도 되지 않나”라고 말했다.
먼저 이재명의 ‘K-엔비디아’ 구상은 성장보다 분배를 먼저 생각하는 좌파·사회주의적 세계관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어떻게 엔비디아와 같은 기업을 대한민국에서 탄생하도록 할 것인가“가 아니라 ‘엔비디아와 같은 회사가 생기고 ...’라는 화법이 이 점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엔비디아와 같은 혁신기업이 가장 많이 탄생하는 국가는 미국이다. 미국에서는 규제가 없고, 고위험-고수익 성향 벤처캐피탈 존재, 기술 특례 IPO(기업공개) 시스템, 광대한 M&A(흡수합병) 시장 등의 기업의 생애주기(창업에서 상장)의 혁신생태계가 있으므로 엔비디아와 같은 기업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창업가가 막대한 부를 쌓을 수 있는 ‘능력주의’에 기반한 성과배분시스템이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한 젊은 창업가를 배출하는 원동력이다.
이재명은 여기에 대한 언급은 하나도 없이 “엔비디아와 같은 회사가 생기고 ...”라는 말에서처럼 성장보다는 분배를 먼저 생각하는, 즉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있다면’이라고 하는 가정에서 시작하고 있다.
실제 문재인 정권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감옥에 보내는 등 기업을 옥죄어온 결과가 지금의 삼성전자와 대한민국의 위기를 낳았다. 지금도 ‘주 52시간제’, ‘상법 개정’ 등 반기업적 악법을 발의하는 민주당을 보면 엔비디아와 같은 기업은 이재명의 나라에서는 절대로 탄생할 수 없다.
30%가 국가(공공) 지분이라면 공기업인데, 평등주의(연공서열제), 무사안일, 비효율의 대명사인 한국의 공기업이 엔비디아가 되는 것은 ‘마른 하늘에서 날벼락이 한나무에 천번 치는 확률’보다 낮다. 한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삼성전자도 기업하기 힘든 환경 때문에 메모리에서는 미국 마이크론과 중국에 쫓기고, 비메모리에서는 대만의 TSMC를 추격하지 못하는 상황인데 무슨 엔비디아인가?
우리공화당 조원진 당대표는 “이재명의 ‘K-엔비디아’는 ‘혹세무민의 수괴’다운 발상이다”라며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처럼 되는 길은 반기업적 악법 발의로 사사건건 막으면서, 그 과실은 국민에게 나누겠다는 구상은 ‘新포퓰리즘’ 공약 ”이라고 맹비난했다.
조원진 당대표는 “이재명과 더불어민주당이 지금 할 일은 ‘K-엔비디아’와 같은 허구의 소설을 쓸 것이 아니라, 문재인 정권 때 삼성전자와 같은 대기업을 죽이기 위해 벌인 악행에 대한 반성”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한 23개 사회주의·반기업적 악법을 더이상 발의하지 않겠다고 국민께 약속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