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희 "30년 노래 인생, 한자리에 머무르지 않았죠"

posted Mar 26,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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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즈 취하는 이선희
포즈 취하는 이선희
(서울=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데뷔 30주년을 맞은 가수 이선희가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열린 정규 15집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데뷔 30주년 기념 15집 '세런디퍼티' 발표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노래 부르는 것이 감동적이었어요. 늘 노래해 왔으니 뭐가 감동이냐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더라고요. 정상에서 내려와 지난 시간을 바라보니 '행복이나 감사란 말로 표현되지 않는 많은 것이 제 삶에 있었구나' 생각했죠."

 

'무대 위의 작은 거인' 이선희가 다시 돌아왔다.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열린 15집 '세런디퍼티'(Srendipity)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이선희는 "어느 순간 내 옆에 있던 것들의 소중함을 다시 알게 되니 삶이 다르게 보였다. 삶이 이렇게 좋고 따스한 것이라는 깨달음을 앨범에 담으려 했다"고 고백했다.

 

1984년 '제5회 강변가요제'에서 'J에게'로 대상을 차지하며 데뷔한 이선희는 이듬해 1집 타이틀곡 '아! 옛날이여'를 시작으로 '갈바람', '알고 싶어요', '나 항상 그대를', '한바탕 웃음으로' 등을 히트시키며 1980년대 대표 디바로 사랑받았다.

 

1990년대에도 신곡을 꾸준히 발표했으며 2009년 데뷔 25주년을 맞아 발표한 14집에서는 싱어송라이터로서의 관록을 보여줬다. 2011년에는 미국 카네기홀의 아이작스턴 오디토리움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질문에 답하는 이선희
질문에 답하는 이선희
(서울=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데뷔 30주년을 맞은 가수 이선희가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열린 정규 15집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흰색 바지와 재킷 차림으로 무대에 등장해 타이틀곡 '그 중에 그대를 만나'를 열창한 이선희는 이어진 인터뷰에서 조금 떨리는 듯한 모습이었지만 이내 차분한 목소리로 취재진의 질문에 하나하나 대답했다.

 

그는 "많이 떨렸다. 어제 잠도 잘 못 잤다"면서 "앨범을 만드는 지난 2년은 굉장히 외롭고 긴 혼자만의 시간이었다. 하지만 이런 자리에 오니 혼자만의 음악이 아닌 많은 사람의 음악이 되어가는 것 같아서 정말 즐겁다"며 웃었다.

 

데뷔 30주년을 맞아 이날 정오 발매된 '세런디퍼티'는 그의 5년 만의 정규 앨범이다. 앨범에는 모두 11곡을 빼곡히 채웠다.

 

타이틀곡 '그 중에 그대를 만나'는 이선희 특유의 깨끗한 음색과 시원한 고음이 매력적인 곡이다. 피아노로 시작해 잔잔하게 흐르다 절정에서 강렬하게 내지르는 모습이 흡사 그의 '나 항상 그대를'을 연상시킨다.

 

 

이선희 데뷔 30년
이선희 데뷔 30년
(서울=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데뷔 30주년을 맞은 가수 이선희가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열린 정규 15집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신곡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앨범에 참여한 뮤지션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작곡가 박근태와 작사가 김이나를 비롯해 이단옆차기, 미스케이, 고찬용, 선우정아, 에피톤 프로젝트가 곳곳에서 솜씨를 보탰다.

 

하지만 '목소리'를 제외하더라도 앨범에 가장 많은 솜씨를 더한 것은 이선희 자신이다. 관록의 싱어송라이터답게 9곡을 작곡하고 7곡을 작사했다.

 

"노래를 계속 만들어서 회사 사람들에게 모니터링을 요청했는데 반응이 없는 거에요. 그러면 지우고 또 만들고, 반응할 때까지 어디 계속 만들어보자 하는 마음이었죠.(웃음) 정말 그렇게 2년간 100여 곡을 만들었어요."

 

그는 "앨범에 참여한 친구들이 다 젊은데 생활 패턴이 너무 달랐다. '올빼미형' 후배들을 데리고 작업하느라 힘들었다"고 농담조로 푸념하기도 했다.

 

이번 앨범에서 지난 앨범과 다른,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일까.

 

포즈 취하는 이선희
포즈 취하는 이선희

"14집까지는 제가 곡이나 가사를 쓰고 편곡부터는 다른 분들께 일임했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제가 다 참여했죠. 곡의 분위기나 세세한 사운드까지 함께 작업하는 분들과 계속 이야기하며 만들었어요."

 

그는 "옛날 음악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 사운드 효과를 더하고, 일반적이지 않은 악기 연주를 하는 등 실험적 요소를 많이 담으면서도 이러한 시도들이 대중음악인 만큼 노래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여성 보컬리스트로서 젊은 후배들의 음악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특별히 눈여겨본 아이돌이 있는지 물었다.

 

그는 "공연을 많이 찾아다니고 음악 방송도 보는 편"이라며 "남자 아이돌은 조금 다양성이 보이는데 여자 가수들은 요즘 일률적인 섹시 코드로 가는 느낌이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주목하는 후배 그룹으로는 잠시 망설이다가 소녀시대를 꼽았다.

 

최근 이승환, 임창정, 이은미 등 베테랑 뮤지션의 컴백이 잇달아 화제가 됐다.

 

데뷔 30주년 맞은 이선희
데뷔 30주년 맞은 이선희
 

그는 "나와 함께한 친구들이나 후배들이 같이 나오니까 굉장히 흡족하다. 음악은 다양하게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가수로서 선후배는 있을 수 있지만 음악에서는 그런 것이 없고 서로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같이 무대에서 어울리는 데 대한 긴장과 설렘이 함께 있다"고 기대했다.

 

"30년을 돌아보면 매년이 뜻 깊었지만 늘 좋은 것은 아니었죠. 그럼에도 제가 지금 기쁠 수 있는 건 한 자리에 머무르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항상 성공한 것을 버리고 다른 것을 취하려 노력했어요. 물론 잘못 디딜 때도 있었지만 두려워하지 않았죠. 앞으로도 계속 새로워지기 위해 도전하겠습니다."

 

이선희는 다음 달 세종문화회관 공연을 시작으로 전국투어 콘서트에 나선다.

 

 

hapyry@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3/25 18:5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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