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목) 일본 치바현 카시와에 위치한 W리그(일본여자농구) JX 에네오스 훈련장. 한국여자프로농구(WKBL) 소속 우리은행과 에네오스의 연습경기가 펼쳐졌다. 이번 우리은행의 일본 전지훈련 첫 연습경기이기도 했다. 46-75로 29점차로 패했다. 김단비와 이명관이 나란히 두 자릿수 득점(11득점)을 올린 가운데 심성영과 스나가와 나츠키도 8득점씩을 올렸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이게 우리의 현실인 것 같다. 선수들도 느끼는 게 있기를 바란다”고 따끔히 말했다.
JX는 W리그를 대표하는 팀 중 하나다. 경기장 두 면을 빼곡하게 메운 챔피언 역사가 이를 증명한다. 23번 정상에 올랐다. 10년 이상 왕좌를 지킨 기억도 있다. 지난 시즌에도 정규리그 3위에 올랐다. 22승4패를 마크했다. 우승 팀 후지쯔(23승3패)와 단 1경기 차이였다. 다만, 2022~2023시즌 후 도카시키 라무가 퇴단한 데 이어 유망주들도 여럿 팀을 옮기면서 왕조시절 때와 비교해 무게감이 살짝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다시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연습경기라 해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 그것이 연습경기에 임하는 상대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다. 사실 완벽한 호흡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었다. 우리은행의 경우 비시즌 면면이 많이 바뀌었다. ‘에이스’ 박지현(뉴질랜드 토코마나와)이 해외로 눈을 돌린 데 이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서 많은 선수들이 이동했다. 여기에 박신자컵이 끝난 지 얼만 안 된 시점인 만큼 피로가 쌓인 부분도 있다. 우리은행은 전날 일본으로 들어오자마자 훈련을 소화했다.
그래서일까. 전반전까지만 해도 대등한 경기가 후반전 들어 격차가 확 벌어졌다. JX의 외곽 슛이 터지기 시작하면서 고전했다. 주축 선수들 위주로 뛰다 보니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아시아쿼터 제도를 통해 새롭게 합류한 미야사키 모모나가 갑작스레 빠지는 악재도 겪었다. 2쿼터 중 왼쪽 손가락이 탈구된 것. 현장에서 바로 끼우며 조치를 취했지만 붓기가 남아 있었다. 만약을 대비해 급히 병원으로 이동했다. 선명한 과제를 마주했다.
양동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