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일까 독일까'…윤진식 '충청 GTX' 공약 논란

posted Mar 20,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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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충북지사 경선 후보인 윤진식 국회의원 (연합뉴스 DB)
 

"KTX 호남선 서대전역 경유, 세종시 설치 명분 실어줘 충북에 역효과"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새누리당 충북지사 경선 후보인 윤진식 국회의원의 '충청 신수도권 고속급행철도(GTX)' 건설 공약을 놓고 논란이 일면서 이 공약이 지방선거 이슈로 떠올랐다.

 

GTX가 건설되면 세종시의 KTX 역사(驛舍) 설치 주장이 설득력을 잃게 되고, 오송역세권 활성화도 기대된다는 게 윤 의원의 주장이지만 오히려 그 반대의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GTX 사업은 청주공항∼청주∼오송을 잇는 기존의 충북선이 세종을 거쳐 대전 유성까지 이어지도록 철로를 설치하고 시속 200㎞의 고속급행열차를 운행한다는 게 핵심이다.

 

그러나 자칫 충북이 반대하는 세종시의 KTX 세종역 설치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인접한 충북 청원의 오송역 이용객 감소까지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충북의 한 대학교수는 "GTX가 세종시를 경유한다면 세종역사 설치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세종시가 이 역사를 KTX 세종역 겸용으로 활용하자고 나서는 건 어쩌면 당연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시는 지난달 19일 발표한 '2030 도시기본계획'에 국가기간철도망인 KTX 역사 신설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전국의 거점도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KTX 세종역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만약 세종시에 GTX 역사가 설치된다면 KTX 고속철이 세종시를 경유하는 데 드는 사업비가 그만큼 줄어들어 세종역 설치 주장도 한층 커질 수 있다는 게 이 교수의 얘기다.

 

GTX는 또 민주당 대전시장 선거에 출마한 권선택 전 국회의원이 제기한 'KTX 호남선의 서대전역 경유' 공약을 현실화하는 명분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 의원이 제시한 GTX 노선은 대전시 옆쪽을 지나는 KTX 호남선과 십자(+) 형태로 교차하게 된다.

GTX 건설이 실현되면 대전시는 "GTX와 KTX 호남선 교차 지점에 분기역을 설치해 달라"고 주장하고 나설 것이 뻔하다. KTX 서대전역 경유는 곧 인접한 오송역의 기능 약화을 불러온다는 점에서 충북이 강하게 반대하는 사안이다.

 

윤 의원의 공약은 대전에서부터 세종, 오송까지 철로를 놓는 사업으로, 주요 사업 구간이 대전과 세종이라는 점에서 충북지사 후보 공약으로 적정한지도 논란이 되고 있다.

 

다시 말해 대전시장이나 세종시장 선거 후보가 내놓을만한 공약이지 충북지사가 앞장서서 추진할 사업은 아니라는 얘기다.

 

GTX 소요 예산 1조5천억원 가운데 대부분을 대전·세종·충남 지역에 쏟아붓게 되는데 충북지사가 추진하는 사업으로 분류되면 정작 충북에서 필요한 국비를 확보하는데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GTX 사업은 충북에서 할 일이 아닌 것 같은데 윤 의원이 왜 충북지사 선거 공약으로 이걸 제시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충북도당도 이날 성명을 내 "GTX 건설 공약에 대한 의문이 줄을 잇고 있다"며 1조5천억원의 예산 확보 방안, 경제적 타당성 등에 대해 문제를 제시했다.

 

민주당은 "현행 철도법상 국토교통부 장관이 철도건설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만큼 충북지사가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며 "지킬 생각도 없이 내건 공약이라면 도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 의원 측은 "충청·대전권이 상생발전하는 하나의 생활권으로 만들기 위해 GTX 공약을 내놓은 것"이라며 "문제점을 개선해 공약의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ks@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3/20 16:23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