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와 '너머'가 세운 안산 고려인 야학 '눈길'

posted Mar 20,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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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야학에 푹 빠진 '고려인들'
한글 야학에 푹 빠진 '고려인들'
(서울=연합뉴스) 경기 안산의 한양대 에리카(ERICA)캠퍼스와 고려인 지원단체인 '너머'가 이 대학 주변에 집단 거주하는 고려인 동포들의 국내 정착을 돕기 위해 한글 야학 공부방을 마련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은 야학 첫 강의시간 모습. 2014.3.19 <<고려인 지원단체 '너머'제공>> eddie@yna.co.kr
 

에리카캠퍼스, 기자재·교사 지원해 한글·컴퓨터 교육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경기 안산의 한양대 에리카(ERICA)캠퍼스와 고려인 지원단체인 '너머'가 이 대학 주변에 집단 거주하는 고려인 동포들의 국내 정착을 돕기 위해 한글 야학 공부방을 마련해 눈길을 끌고 있다.

 

19일 '너머' 등에 따르면 이 대학 에리카캠퍼스 인근에 살고 있는 러시아·중앙아시아 출신 고려인 동포는 모두 1천여 명.

 

2000년대만 해도 얼마 되지 않던 고려인 수가 점점 불어나기 시작해 이제는 학교 주변에 집단 거주촌을 형성하게 됐다.

 

이들 대부분은 고국 땅을 찾기 전 한국어 교육을 접해본 적이 없는 탓에 집 앞 상점에서 먹거리 하나 사는 것조차 쉽지 않은 게 현실.

 

2012년부터 안산 선부2동에서 고려인 야학을 운영해 온 '너머'는 이들을 지원키 위해 대학 주변에 야학 공간을 별도로 열기로 했지만 한글을 가르칠 교사는 물론 공부방에 놓을 비품과 교육 기자재가 없다는 게 문제였다.

 

'너머'가 이런 고민에 빠져 있을 때 손을 내민 곳은 다름 아닌 한양대였다.

 

박상천 에리카캠퍼스 부총장은 여러 경로를 통해 학교 주변에 사는 고려인들이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고, '너머'가 학교 앞에 고려인 야학을 열 수 있도록 모든 교육 기자재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너머'는 에리카캠퍼스의 지원 덕분에 최근 학교 정문 인근에 '너머 분소'라는 이름으로 고려인 한글 공부방을 개설했다.

 

에리카캠퍼스에서 사용하던 컴퓨터와 모니터, 강의용 책상 등이 공부방을 채웠고 18일에는 지역 고려인 동포들을 상대로 첫 수업이 열렸다.

 

동포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교사로는 에리카캠퍼스 학생들이 나섰다.

 

수업은 고려인 동포들이 일을 마치고 귀가하는 평일 오후 9시 30분이면 시작된다. 한글 수업은 초·중급으로 나눠 진행되고 주말이면 컴퓨터 교육도 이뤄진다.

한양대 에리카캠퍼스의 서동호 대외협력팀장은 "학생들과 고려인들이 학교 앞에서 한데 섞여 살아왔지만 서로 잘 알지 못한 채 지내왔던 게 사실"이라며 "한양대 학생들과 고려인들이 함께 야학을 시작한 것을 계기로 함께 소통하며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양대 에리카캠퍼스는 앞으로 고려인 동포 체육대회 등 지역에서 고려인 관련 행사가 열릴 경우 학교 운동장 등을 무료로 대여해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eddi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3/19 08:3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