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충북교육청 기강해이 잡아야"

posted Mar 19,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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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연합뉴스) 윤우용 기자 = '6·4 지방선거'를 3개월가량 앞둔 요즘 충북교육청의 기강해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충북교육의 성과는 여러분의 관심, 사랑, 화합의 햇빛이 만들었다'는 도교육청의 홍보 문구가 무색할 정도다.

 

8년7개월가량 충북교육을 이끌던 이기용 전 교육감이 지난 3월 사임하고나서 도지사 선거에 출마하면서 공직자세가 흐트러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오전 청주의 한 호텔에서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2014 교장자격연수 대상자 국가교육정책 이해 과정 연수' 특강을 했다.

중앙교육연수원이 마련한 이 행사에 앞서 서 장관은 김대성 교육감 권한대행과 아침식사를 했다.

도교육청이 청주에서 이 행사가 열린다는 사실을 안 것은 10여 일 전이다.

중앙교육연수원이 보낸 공문을 통해서다.

 

하지만, 도교육청 담당 부서는 연수 특강이 열린다는 사실을 김대성 교육감 권한대행에 즉시 보고하지 않았다.

김 교육감 권한대행도 18일 저녁때서야 이런 행사가 열린다는 것과 서 장관이 참석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해당 부서가 김 교육감 권한대행에 뒤늦게 보고했기 때문이다.

 

해당 부서의 때늦은 보고로 김 교육감 권한대행 입장에서만 보면 충북교육계 현안을 면밀히 점검·분석한 뒤 장관에게 직접 건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살릴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셈이다.

도교육청이 안은 지역 현안은 '청주 대농지구'에 학교를 신설하는 것이다.

개발지인 이 일대 아파트에 주민들이 속속 입주하면서 청주 솔밭초등학교는 과밀학교가 됐다.

 

주민들은 이 학교의 과밀학급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라며 청주시와 도교육청을 압박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주민들의 민원 제기로 뒤늦게 해법 찾기에 나선 도교육청과 청주시의 부지 관련 협상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도교육청은 학교 신설을 위한 부지를 매입할 돈이 없다고 하고, 청주시는 대농지구에 있는 공유재산을 무상 양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 권한대행이 19일 장관에게 이 문제를 해결해줄 것을 건의했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했다면 도교육청은 장관에게 현안 해결을 건의할 절호의 기회를 잃은 셈이다.

하지만, 보고 지연에 대한 해당 부서의 해명은 가관이다.

'도교육청이 주관하는 행사가 아닌데다 연수 대상자가 도내에 없어서 보고하지 않았다. 장관이 참석한다는 사실은 18일 저녁때에서야 파악돼 부랴부랴 상부에 보고했다'는 게 도교육청 담당 부서의 설명이다.

 

이 전 교육감이 사임한 직후 김 교육감 권한대행이 "행정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한 약속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시스템이 톱니바퀴처럼 굴러가야 조직이 발전할 수 있고 효율적으로 운영된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도교육청은 '상명하복'을 절대 신조로 삼는 군(軍)과는 조직성격이 다르다.

하지만, 행정기관에서도 보고는 철저하고도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만 책임자가 신속히 의사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교육청 안팎에서는 일부 교육계 인사들이 유력 교육감 후보에게 줄을 섰다는 말도 나돈다.

 

도교육청이 공직기강을 다 잡아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5년 연속 전국 최상위 등과 같은 성과를 이어갈 수 있기를 도민들은 기대하고 있다는 사실은 상기해야 할 것이다.

ywy@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3/19 13:4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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