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명째 패럴림픽 최우수선수 시상하는 황연대 씨

posted Mar 18, 201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뷰어로 보기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패럴림픽/> '황연대성취상' 주인공 황연대씨 인터뷰
<패럴림픽> '황연대성취상' 주인공 황연대씨 인터뷰
(소치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패럴림픽의 MVP격인 '황연대성취상'의 주인공 황연대씨가 15일(현지시간) 러시아 소치 메인프레스센터에서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황연대 성취상은 한국인 황연대씨가 의사직을 포기하고 장애인들을 위해 헌신한 공로로 국내언론으로부터 수상한 '오늘의 여성상' 상금을 1988년 하계 패럴림픽에 쾌척하면서 제정됐다. 용기, 결단, 동기부여 등 패럴림픽 정신을 가장 잘 구현했다고 평가되는 남녀 선수 1명씩에게 패럴림픽 폐회식 때 수여된다. 2014.3.15 photo@yna.co.kr
 

소치서도 '황연대 성취상' 시상

"수상자 출세 소식 전해들을 때 얼마나 뿌듯한지"

 

 

(소치=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의 최우수선수는 '황연대 성취상'이라는 한국인의 이름을 붙은 순금 메달을 받는다.

 

17일 새벽 1시(한국시간) 열리는 2014년 소치 동계 패럴림픽의 폐회식에서도 알파인스키의 토비 케인(호주), 스노보드의 비비안 멘텔-스피(스노보드) 등 남녀 선수 1명씩이 영예를 안는다.

 

황연대(76·여) 씨는 이번 대회에서도 폐회식에 참석해 자신의 이름을 딴 상을 선수들을 직접 시상하기로 했다.

 

황 씨는 시상 소감을 묻는 말에 옛 기억을 떠올렸다.

 

황연대 성취상은 1988년 서울 하계 패럴림픽에서 처음으로 시상됐다.

 

그가 한국에서 부와 명예가 보장된 의사직을 버리고 수십 년 동안 장애인들을 위해 헌신한 공로로 받은 각종 상금을 패럴림픽에 쾌척한 게 시초였다.

 

황 씨는 "상금을 뜻깊은 일에 써야 하겠다고 꼬박꼬박 저축해뒀다가 내놓았는데 황연대 상이 이렇게 지속될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22명을 시상했고 이번 대회에서 23번째, 24번째 수상자를 맞이한다.

 

황 씨는 "패럴림픽에 오면 다른 나라 대표들로부터 수상자들의 소식을 전해듣는다"며 "목사가 되고 변호사가 되고 큰 자동차 회사의 임원이 됐다는 등 선수의 출세 소식을 들을 때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패럴림픽 MVP 시상하는 황연대 씨(연합뉴스DB)
패럴림픽 MVP 시상하는 황연대 씨(연합뉴스DB)

 

그는 황연대 성취상의 시상이 개인적인 활동이 아니라 한국의 장애인 스포츠 외교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소아마비로 한쪽 다리가 불편한 황 씨는 의사로 활동하다가 1966년 한국소아마비협회를 설립했다.

 

황 씨는 1975년 정립회관을 설립해 1993년까지 관장을 지내면서 장애인들이 전용할 수 있는 체육 시설을 제공하기도 했다.

 

그는 1991년부터 1995년까지 장애인고용촉진공단 이사장을 맡아 장애인의 생산적 복지를 고심하는 행정가로도 활동했다.

 

황 씨가 일생을 장애인 복지를 위해 헌신하도록 한 열정의 씨앗은 어린이 시절에 겪은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일제강점기이던 8세에 소아마비 때문에 다리를 전다는 이유로 일본인 교장으로부터 초등학교 입학을 거부당한 것이다.

 

"두 발로 똑바로 서라고 했어요. 뛰어보라고 했어요. 저는 그냥 울다가 입학 시험에 낙방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는 아버지에게 태어나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매를 맞았습니다. 울면서 좌절했기 때문이었어요. 아버지의 안경 사이로 눈물이 줄줄 흐르는 것을 봤어요. 아버지가 우는 것을 본 것도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어요."

 

황 씨는 일본인 교장으로부터 받은 우생학적 차별, 부친의 눈물이 이를 악물고 공부해 의사가 되고 장애인들을 위해 계속 헌신하는 힘이 됐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일상에서 의기소침, 좌절을 겪는 많은 장애인뿐만 아니라 비장애인들도 패럴림픽을 지켜보며 각자 상황에서 극복, 성취를 이룰 수 있기를 기원했다.

 

 

jangj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3/15 19:53 송고


Articles

355 356 357 358 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