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대상 수상작 '지렁이 같은 야곱아!
지렁이 같은 야곱아
김수영
허리가 두동강으로 잘려도 지렁이 처럼
되살아난 지렁이 같은 야곱아
타고르가 읊은 ‘동방의등불’에서
‘열방의등불’로 우뚝 선 경제대국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이여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 속에서 외세의 침입에도
거뜬히 살아남은 칠전팔기의 오뚝이 같은 조국이나
남과 북이 철조망의 장벽 속에 갇힌 채
어버이 지아비 지어미 형제 오누이
뿔뿔이 헤어져 눈물로 지새운 70여년 세월
갈기갈기 찢어진 가슴 누가 꿰매어 줄꼬
이미 황천객이 된 부모형제 친지를 가슴에 묻고
피눈물 흘리며 살아가는 이산가족의 통한을 누가 알랴
하나님이여, 이 민족을 불쌍히 여기사 자비와 긍휼로
민족의 염원인 통일을 이루어 주옵소서
갖은 풍상 다겪고 형‘에서’와 화해한 야곱아
이스라엘이 되어 메시아의 계보를 이룬 장한 야곱아
그 야곱을 닮은 대한민국이 한없이 자랑스럽구나
방방곡곡에서 손에 손을 맞잡고 통일의 축가를 부르게 하소서
서로 얼싸안고 하나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만세를 부를
그 날의 축복을 위해 쉬지않고 드리는 얍복강의 야곱의 기도가 되게 하옵소서!
‘야곱’의 축복받은 대한민국이여
‘에서’인 북한의 용서로 두 형제가 화해한 역사의 한 홱
남북통일의 그 날이 머지않아 다가오면
‘대한민국만세! 자자손손만만세’ 드높이 외치리라.
2004년부터 년1회 개최해 온 ‘대한민국통일예술제’가 어언 19년의 나이를 먹고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한 대한민국에 뜻깊게 ‘19회 대한민국통일예술제’가 개최되었다.
본 행사에 빛나는 꽃은 역시 문학 부문의 대상이다.
아마츄어 작가와 기성 문인이 다 함께 참여하는 공모전은 예술의 꽃인 문학을 통해 우리의 숙원인 남북통일을 기원하고 국민 대화합을 도모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그러나 통일이라는 주제는 가장 가까운 이념적 주제이면서도 서정적인 분위기보다는 조금 무거운 주제이기에 매년 응모 작품을 보면 대부분이 무겁고 딱딱한 문체가 주종을 이루는 것이 안타깝다.
특히 문학 부문 중에서도 시부문은 무거운 주제때문인지 시의 기본인 서정성이 결여된 작품이 많았다,
이번에는 전국과 세계 각국의 동포 문인들이 대거 공모전에 응했다.
통일문학대상에 미국 L.A에 거주하는 김수영 씨의 ‘지렁이같은 야곱아!’가 선정됐다.
이 수상자는 미국에 거주하면서 이미 책도 여러권 출판한 바 있는 기성 문인이고, 연세도 꽤 되시는 분으로 알고 있는데 그 창작열과 작품성이 대단한 것으로 심사위원 전원이 ‘대상’에 동의했다.
시문학이란 나이가 많다고 또는 적다고 하는데에 그 깊이의 척도를 재지 않는다.
깊고 넓은 사색과 주제에 맞는 적절한 시어의 선택을 어떻게 하는냐에 따라서 작품성은 완성된다.
김수영 씨의 작품 ‘지렁이같은 야곱아!’는 그러한 측면에서 우수한 작품으로 선정됐다.
-허리가 두동강으로 잘려도 지렁이 처럼
되살아난 지렁이 같은 야곱아-로 1연을 시작하는 이 시는
-갖은 풍상 다 겪고 형‘에서’와 화해한 야곱아
이스라엘이 되어 메시아의 계보를 이룬 장한 야곱아
그 야곱을 닮은 대한민국이 한없이 자랑스럽구나-의 7연에서 분단의 비극을 딛고 결국은 통일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민족의 희망을 풀어내고 있다.
구양성경에 등장하는 <에서와 야곱의 이야기>를 남북분단의 북한과 대한민국으로 비유하여 언젠가는 서로 평화로운 세상을 맞이할 것이라는 기원을 담은 이 시는 훌륭한 통일 시로써 선정됐다.
단, 8연 2행에서 -‘에서’인 북한의 용서로 두 형제가 화해한 역사의 한 홱-이라는 구절이 현재 남북한의 정치적 행보와 특히 북한의 잘못된 행동(핵 실험 등)을 볼 때에 우리 국민의 정서상 <북한의 용서로~>라는 시어가 이 시의 문맥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본선에서 심사가 매우 숙고되었으나 이는 응모자가 성경에 기인하여 문맥을 동행시키려는 의도이지 전체적인 시의 문맥이 남과 북의 현실과 우리 대한민국 국민의 정서를 말하는 것으로는 아닌 것으로 판단해 결국 본선에서 통과됐다.
-‘에서’인 북한의 용서-보다는 -‘야곱’인 남한의 용서로-가 적절한 표현으로 대상 선정 작업에서 <권고>사항으로 지적됐다.
전체적으로 대상 수상작인 김수영 씨의 ‘지렁이같은 야곱아!’는 알찬 구성과 내용으로 이루어져 남북통일을 기원하는 시 작품으로 우수한 작품이다.
[스포츠닷컴 유규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