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만 기자]
더불어민주당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위원장 김태년)는 12일, <CHIP4발 도전, 한국 반도체 산업 위기의 해법은?> 토론회를 열고 최근 한국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위기를 점검한 뒤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을 모색했다.
이날 토론회를 주관한 김경협 의원은 “최근 우리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대외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면서 “작년에 일어난 IRA 사태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민주당이 앞장서서 대책을 마련하자는 의미로 이번 토론회를 개최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토론회의 발제는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 원장이 맡았다. 김준형 전 원장은 "한국이 CHIP4에 참여하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 전망하면서 한국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가 외교적 역량을 다해 줄 것을 주문했다. 그는 “지난해 5월에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대미투자를 약속하면서 아무런 대가도 받아내지 못하면서 우리는 IRA의 직격탄을 맞았다”면서 "이를 반면교사 삼아 앞으로는 외교 역량을 총동원해, 대미 투자에 대한 전제 조건으로 가드레일(안전장치)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필수 세종대학교 교수,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 이승헌 산업부 미주통상과 과장, 강여울 외교부 동아시아경제외교과 과장의 진지한 토론이 이어졌다.
최필수 교수는 "전 세계 스마트폰의 70%, 노트북의 90%가 중국에서 생산될 만큼 전 세계 공급망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위상은 매우 크다"면서 "반도체 산업 견제를 위해 자연스럽게 형성된 밸류체인을 인위적으로 떼어내는 것은 부자연스럽고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최 교수는 "저사양 반도체의 생산과 공급은 계속 중국에서 맡되 첨단 반도체에서의 격차를 유지하는 것이 미국의 합리적인 정책방안이 될 것"이라면서 "한국도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과의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정부의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미국 반도체 산업 전략의 핵심은 미국 내에서 반도체 제조 역량을 키우는 것”이라며 “이대로라면 한국과 미국의 반도체 생산 경쟁이 불가피기에 우리가 강점을 갖고 있는 제조 분야에서 미국과 격차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토론에 나선 이승헌 산업부 미주통상과 과장은 “지금 한국이 직면한 반도체 산업 위기는 문제는 미국과 중국 중 양자택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라면서 “우리 국익과 산업에 도움이 되는 관점에서 대응할 수 있도록 전략을 세워나가겠다”고 말을 이어갔다.
강여울 외교부 동아시아경제외교과 과장은 “중국을 견제하는 측면이 아니라 반도체 산업을 촉진하기 위한 협력의 관점에서 CHIP4 협의체를 바라봐야 할 것”이라며 “한국, 미국, 대만, 일본 각국의 장점을 잘 활용하는 방향으로 협력해나갈 수 있도록 외교적 지원을 이어나가겠다”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