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만 기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부산 해운대을)은 14일,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벨소리와 같은 정보통신망을 통한 송신을 상대방이 인지한 경우, 도달한 것으로 보아 이를 스토킹 행위로 간주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즉, 처벌 대상인 스토킹 행위의 범위를 명확히 하려는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김미애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스토킹 범죄 신고 건수는 총 5만 1,645건으로 2021년 이후부터 신고 건수가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스토킹처벌법이 제정된 2021년 4월과 시행된 같은 해 10월에 신고 건수가 가파르게 늘어났다.
이는 그동안 스토킹 범죄로 고통받던 피해자들이 마땅한 처벌 규정이 없어 신고 조차 못했으나 스토킹 처벌법 제정·시행이 발표된 후 신고가 급증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올 한해에만 스토킹 범죄로 검거된 인원은 8천 명이었으며 그 중 5,255명(64.4%)이 검찰로 송치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스토킹 처벌법이 시행됐음에도 가해자의 범행을 막기에는 ‘억지력’이 아직 부족하고, 스토킹의 정의를 너무 협소하게 규정해 실제 발생하는 스토킹 행위를 포괄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지적됐다.
실제로 가장 쉬운 스토킹 행위는 반복적이고 집요한 연락이지만 판사마다 법 해석과 시각이 달라 상반된 판결을 내리고 있다.
최근까지도 2건의 재판에서는 전화를 받지 않는 경우는 스토킹 처벌법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휴대전화에 ‘부재중 전화’나 발신번호가 표기됐더라도 휴대전화 자체 기능에서 나오는 표시에 불과하기 때문에 현행 스토킹법 상 범죄 요건인 ‘물리적 접근, 직접적 도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지난달 22일 재판에서는 피해자가 전화를 받지 않았더라도 정보통신망이 아닌 전화를 이용해 음향을 도달하게 한 행위를 스토킹 행위로 인정한다고 판단했다.
이렇듯 상반된 판결은 현행법이 규정하고 있는 스토킹 행위 의미가 불명확하다는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현재 스토킹처벌법은 피해자의 고통에 공감하기보다 입법 목적을 간과한 채 기계적 법 해석에만 집착해 법 개정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에 김미애 의원은 “신당역 역무원 살인사건에서도 보았듯이 스토킹은 단순한 괴롭힘을 넘어 살인과 같은 강력범죄로 이어지는 전조범죄라는 데 심각성이 있다”며 “집요하게 반복적인 전화의 벨소리나 문자 확인에 상관없이 그 자체가 주는 공포감을 무시한 채, 법의 테두리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은 방관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유사한 피해가 더 발생하지 않도록 미비했던 스토킹 행위의 범위를 보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개정안의 취지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