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이현준·전형수 '주장들의 6강 맞대결'

posted Mar 12,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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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이현준(오른쪽)
SK 이현준(오른쪽)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스포츠팀의 주장은 대개 팀 내에서 비중이 큰 선수들이 맡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비중은 경기력을 놓고 따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12일 개막한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에서 맞붙는 인천 전자랜드와 부산 KT도 마찬가지다.

 

전자랜드는 '주포'인 외국인 선수 리카르도 포웰이 주장을 맡고 있고 KT는 베테랑 포워드 송영진이 '캡틴'이다.

 

하지만 반대편 6강 대진에서 만나는 서울 SK와 고양 오리온스는 사정이 다르다.

SK는 이현준(35), 오리온스는 전형수(36)가 각각 주장을 맡고 있다.

 

그런데 이현준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단 한 경기에 뛰었고 전형수는 아예 출전 기록이 없다.

 

'경기에 뛰지 않는 주장'이 흔한 사례가 아닌 만큼 이들의 리더십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을 터다.

 

SK 관계자는 "2년째 주장인 이현준이 코트 바깥에서 선수단을 하나로 묶는 힘이 대단하다"고 칭찬했고 오리온스 관계자 역시 "전형수가 시즌 도중인 지난해 12월 주장을 맡아 팀 분위기를 잘 이끌어줬다"고 평가했다.

 

13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리는 6강 플레이오프 1차전 맞대결을 앞둔 이현준은 "사실 선수들과 지난 시즌 이루지 못한 통합 우승을 이루자고 목표를 삼았다가 정규리그를 3위로 마치는 바람에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플레이오프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도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무래도 경기력보다는 훈련이나 경기 때 분위기를 잡아주는데 신경을 쓴다"며 "잔소리를 많이 하는 편이라 후배들이 아마 힘들어 할 것"이라며 웃어 보였다.

 

오리온스 전형수(오른쪽)
오리온스 전형수(오른쪽)
 

전형수 역시 "경기에 나가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주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만큼 팀 분위기를 먼저 신경 써야 한다"며 "경기는 나가지 않더라도 운동을 같이하니까 후배 선수들에게 모범을 보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신인 시절인 2001-2002시즌에는 경기당 15점씩 넣는 팀의 주득점원 역할을 했던 그는 "팀이 잘 될 수 있다면 벤치에서도 할 역할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2년 전 은퇴할 수도 있었지만 불러주신 구단과 추일승 감독님께 보답하기 위해 주어진 임무에 충실히 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현준이 나이보다 1년 일찍 학교에 들어가 친구로 지내는 사이다.

이현준은 "(전)형수와는 LG에서 함께 뛴 사이"라며 "시즌이 끝나면 연락해서 만나기도 하는 친한 친구"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승부에서는 양보가 없었다.

 

이현준은 "오리온스와 정규리그에서 6전 전승을 거뒀다"며 "걱정되는 것은 자만심"이라고 말했다.

 

전형수 역시 "6패를 당했지만 가장 많이 진 경기가 8점 차였다"며 "승부처에서 집중력만 잃지 않는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다.

 

경기에 뛰지 않으면서도 '캡틴' 역할을 잘 수행해 은퇴 후 지도자로서 가능성을 인정받은 이들은 공교롭게도 프로에서 우승 경험이 없다는 공통점도 있다.

 

이현준은 "정규리그 1위만 두 번 했는데 선수 생활 마지막에 우승 반지를 끼고 은퇴한다면 영광일 것"이라고 말했고 전형수 역시 "10년 전에 4강 플레이오프에 간 것이 최고 성적이라 올해는 꼭 그 이상의 성적을 내고 싶다"고 다짐했다.

 

emailid@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3/12 08:47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