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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캐나다 FTA '자동차' 얻고 '쇠고기'는 양보

posted Mar 1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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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항에서 선적을 기다리는 자동차들 (연합뉴스 DB)

 

 

자동차 수출 확대 발판…전자제품 등 다른 공산품도 수혜

 

호주·캐나다産 쇠고기 동시 개방…농가 피해 클듯

 

TPP 협상 참여쪽으로 한발 전진…참여 결정 임박 관측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11일 한-캐나다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캐나다가 우리나라의 12번째 FTA 협정국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한·캐나다 FTA 타결은 2005년 7월 협상 개시 이후 8년 8개월 만이다.

캐나다는 선진 8개국(G8) 회원국이자 2012년 세계은행 통계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 1조8천억 달러의 세계 11대 경제대국이다.

우리나라로써는 미국과 캐나다를 아우르는, GDP 17조 달러 규모의 북미 대륙을 FTA 권역으로 묶었다는 의미가 있다.

아울러 세계 14대 경제대국 가운데 중국, 일본, 브라질, 러시아, 멕시코 등 5개국을 제외한 나머지와 모두 FTA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캐나다는 아시아 국가와의 첫 FTA 체결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번 한·캐나다 FTA는 전체적으로 우리나라가 자동차 등 공산품 시장개방을 확보하고 쇠고기·돼지고기 등 축산물 시장을 내줬다는 측면에서 작년 12월 초 타결된 한-호주 FTA와 유사하다.


 

수출 차량이 주차돼 있다. (연합뉴스 DB)
 
다만 호주산 쇠고기에 이어 캐나다산까지 2030년께 무관세로 일제히 국내시장에 들어오게 돼 국내 축산농가의 반발이 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캐나다가 과거 광우병 발생 전력이 있는 국가라는 점에서도 쇠고기 시장 개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전망이다.

◇ 최대 수혜품목은 이번에도 자동차

자동차는 한-호주 FTA에 이어 한·캐나다 FTA에서도 최대 수혜품목으로 꼽힌다.

작년 대(對)캐나다 자동차 수출액은 22억2천700만 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42.8%를 점한다.

수출물량은 13만3천대로 미국(75만7천대), 사우디아라비아(19만6천대), 러시아(14만3천대), 호주(13만6천대)에 이어 5번째다.

캐나다는 현재 한국산 자동차에 부과하는 관세 6.1%를 발효 시점부터 2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철폐하기로 했다. FTA가 내년 발효된다고 가정하면 2017년에는 한국산 자동차가 무관세로 캐나다 시장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가격경쟁력면에서 일본 및 유럽산 자동차보다 우위에 서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회원국인 미국·멕시코산 자동차와 비슷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캐나다는 일본과 FTA 협상을 진행 중이고 유럽연합(EU)과는 작년 협상을 잠정 타결했으나 추가 협상 문제로 발효가 미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FTA 발효를 서두른다면 적어도 수년간은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작년 기준 캐나다 자동차시장 점유율은 미국 44.5%, 일본 33.6%, 한국 12.0%, 유럽 9.9% 등이다.

최경림 산업부 통상차관보는 "한국산 자동차가 현재 6.2%의 관세를 물고도 1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보이는 만큼 관세가 사라지면 시장점유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이 자동차에서 양보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은 완성차 원산지 판정과 관련해 미국산 부품의 상호 누적을 인정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캐나다에 자동차 공장을 둔 포드, 제너럴모터스(GM), 크라이슬러 등 미국 완성차 3사와 도요타, 혼다 등 일본 업체들이 미국산 부품을 자유롭게 쓸 수 있어 상대적으로 이득을 볼 것으로 관측된다.

일부에서는 FTA 발효 즉시 자동차 관세를 완전 철폐하기로 한 한-호주 FTA에 비해 협상 결과가 다소 미흡하다는 의견도 내놓는다.

자동차 외에 관세율 6%인 자동차부품은 3년 내, 7%인 타이어는 5년 내 관세가 사라져 자동차 관련 품목이 전반적인 수혜 품목으로 분류된다.

평균 관세율 5.9%인 섬유도 대부분 3년 내로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 또 원산지 기준이 한-미 FTA의 원사 기준 방식(얀포워드)에서 다소 완화됨에 따라 일부 수입산 원사를 사용하더라도 국내산으로 인정돼 중소기업의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

이밖에 냉장고(관세율 6%), 세탁기(8%), 섬유·화학기계(6.5∼8%) 등의 관세도 즉시 또는 5년 내 철폐돼 현지 시장 공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2030년께 호주에 이어 캐나다産 쇠고기도 무관세로

우리나라의 민감품목인 농축수산물 부문은 비교적 보수적으로 협상이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농축수산물 가운데 양허제외, 즉 현재의 관세가 유지되는 품목은 쌀, 분유, 치즈, 감귤, 인삼 등 211개 품목이다. 꿀, 대두, 맥아, 보리 등 11개 품목은 저율관세할당(TRQ)이 부여됐다.

양허제외 품목 수로 보면 한·호주 FTA(158개)보다 훨씬 많다. 한·미 FTA(16개), 한·EU FTA(42개)와 비교하면 농축수산물 시장개방 수준을 크게 낮췄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최대 관심품목인 쇠고기는 40%의 관세를 발효 후 매년 2∼3%씩 단계적으로 낮춰 15년 차에는 완전 철폐하기로 해 축산업계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한·호주 FTA에서의 쇠고기 수입 조건과 일치한다. 이에 따라 한·호주 및 한·캐나다 FTA가 내년 중 동시 발효된다고 가정하면 2030년에는 호주·캐나다산 쇠고기가 일제히 무관세로 국내 시장에 들어올 전망이다.

작년 기준으로 국내 수입 쇠고기 시장점유율은 호주산이 55.6%(14만3천t)로 가장 높고 미국(34.7%. 8만9천t), 뉴질랜드(2만3천t. 8.8%) 등의 순이다.

<그래픽/> 우리나라 FTA 추진 현황
<그래픽> 우리나라 FTA 추진 현황
(서울=연합뉴스) 김토일 기자 = 한국과 캐나다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8년 8개월 만에 타결됐다. 이에 따라 캐나다는 자동차, 가전제품의 관세 장벽을 없애고 한국은 쇠고기, 돼지고기의 수입 문턱을 허문다. kmtoil@yna.co.kr @yonhap_graphics(트위터)
 

캐나다산은 광우병 파동 등으로 시장점유율이 0.6%(1천t)까지 떨어졌지만 한-캐나다 FTA를 계기로 시장 확대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캐나다가 광우병 발병 전력이 있는 국가라는 점에서 우려를 표명하는 목소리도 있다.

국회 농림수산식품해양위원회 소속 민주당 김우남 의원은 작년 6월 캐나다산 쇠고기에서 수입이 금지된 척주(등뼈) 300㎏이 발견됐다며 정부의 검역 체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관계자는 "현재 사료값 폭등 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운데 호주산에 이어 캐나다산 쇠고기까지 무차별적으로 시장에 들어오면 축산농가는 고사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쇠고기와 함께 주요 민감품목인 돼지고기는 22.5∼25%의 관세를 5∼13년에 걸쳐 철폐하되 수입 급증에 따른 농가 피해를 막고자 농산물세이프가드(ASG)를 설정했다.

한국의 최대 수입품목인 유연탄, 펄프, 원목, 동광 등 원자재는 이미 무관세가 적용되고 있어 큰 영향이 없다.

◇ 한·캐나다 FTA 왜 급물살탔나

한-캐나다 FTA 협상은 2005년 7월 시작됐지만 우리나라가 캐나다의 광우병 발병으로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자 캐나다측이 이를 문제 삼아 2008년 3월 협상을 중단시켰다.

캐나다가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 뒤 관련 절차가 진행되던 2012년 1월 쇠고기 수입이 재개됐지만 이후로도 변화가 없다가 작년 11월에야 가까스로 양측이 다시 협상 테이블이 앉을 수 있었다. 협상이 중단된 지 5년8개월 만이다.

막상 협상이 재개됐지만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캐나다측은 쇠고기 부문에서 3년 앞서 협상을 타결지은 미국과 동등한 조건으로 수입해달라고 강하게 요구했다고 한다. 관세 인하폭을 미국산 쇠고기에 맞춰 2027년까지 관세를 완전히 없애달라는 것이다.

또 캐나다의 거의 유일한 제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자동차 관세 인하도 민감한 문제였다. 자국에 생산공장을 둔 미국과 일본 완성차 업체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캐나다측은 한국산 자동차 관세 인하에 상당히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우리측은 한-호주 FTA 협정문을 내밀며 쇠고기·자동차 부문의 전향적인 입장을 촉구했고 결국 캐나다측이 우리 안을 받아들여 협상이 급물살을 탈 수 있었다.

캐나다는 이미 한국과의 FTA에서 미국에 선수를 빼앗겼고 호주마저 앞서 FTA를 체결하면서 한국 농축산물 시장을 완전히 잃을 수 있다는 심적인 압박을 받았다고 한다.

여기에 세계 경제의 무게 중심이 아시아로 급속히 이동하는 상황에서 아시아 국가와의 FTA 체결이 전무하다는 문제의식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우리측 협상단은 분석했다.

캐나다는 지금까지 9개국과 FTA를 체결했지만 GDP 1조 달러 이상 거대 경제권과의 FTA 체결은 1994년 NAFTA 이후 처음이다.

최경림 통상차관보는 "한국이 일찌감치 미국·EU 등과 높은 수준의 포괄적 FTA를 체결하는 등 전략적인 중요성을 고려해 일본에 앞서 한국을 FTA 파트너로 선택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캐나다와의 FTA가 성사됨에 따라 우리나라가 관심 표명을 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참여 결정에 한발 다가섰다는 관측이 많다.

한국은 애초 TPP에서 '7+3+2' 전략을 세웠다.

TPP 협상 참여국 12개국 가운데 이미 양자 FTA가 체결된 7개국 외에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 영연방 3개국과의 FTA를 마무리 짓고 일본, 멕시코 2개국만 FTA 미체결국으로 남겨둔 채 협상에 본격 참여하겠다는 것이다.

이 전략에 따라 호주, 캐나다와는 FTA 협상을 타결했고 지난달 재개된 뉴질랜드와의 FTA 협상도 이르면 상반기 중 타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TPP 참여 결정이 그만큼 임박했다는 뜻이다.

luch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3/11 14:3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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