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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고은 "연기는 고통을 이겨낼 만큼의 어떤 것"

posted Mar 1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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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 영화 '몬스터'서 복순 역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배우 김고은(23)은 또래 여자 배우 중 독보적이다. 2012년 신인상을 안긴 데뷔작 '은교'가 대중이 접한 유일한 영화지만 '은교'가 남긴 그의 존재감은 뚜렷하다.

 

또래 여배우로 박보영, 고아성, 고아라 등이 있지만 이들처럼 아역으로 데뷔하지도 않았고, 작품 편수가 많은 것도 아니다.

그는 데뷔작으로 말간 얼굴의 여고생 역으로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를 택했고, 가장 '핫' 할 때 학교로 돌아갔다. 그리고 두 번째 작품인 스릴러 영화 '몬스터'로 2년 만에 돌아왔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10일 만난 그는 "그 사이에도 욕심을 부리면 할 수 있는 작품도 있었지만 내가 준비가 안 된 상태였다"고 했다.

"'은교'는 정말 행복하게 촬영했어요. 감독님도, 함께한 배우도, 작업 환경도 정말 좋았고 거기서 연기하는 게 정말 좋았어요. '은교' 이후 지금 당장 사람들이 나한테 주는 관심에 부응하려면 한시라도 빨리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마음도 물론 있었지만, 그런 마음이 드는 순간 오히려 지금은 안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는 잠깐의 관심에 혹해서 거기에 부응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충분히 즐기지 못할 것 같았다"고 했다.

 

그래서 학교(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로 돌아갔다. 한 학기 동안 연극 무대에 서고 단편 영화도 찍으면서 온전히 연기에만 집중했다고 했다.

'몬스터'에서 그는 지능이 9~10살 수준에 머무는 복순을 연기했다. 할머니가 물려 준 노점에서 채소를 팔며 씩씩하게 잘 살다가, 하나밖에 없는 동생을 죽인 연쇄 살인범 태수(이민기 분)와 쫓고 쫓기다 맞붙는 역할이다.

 

 

 

데뷔작에 이어 선택한 두 번째 작품도 쉬운 선택으로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파격적'이라든가, '부담 없느냐'는 말을 듣고 나서야 '그런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한다고 했다.

"대본을 처음 봤을 때 여태 본 적 없는 느낌에 재밌었어요. 스릴러 장르에서 피해자로만 등장하는 여성의 역할에 대해 아쉬움이 있었거든요. 왜 여자만 당하지?, 왜 여자는 못 죽이지? 하는 아쉬움을 해소해 주는 느낌이었어요. '어? 나랑 같은 생각을 하는 분이 계시네' 라는 생각에 별 고민도 없이 택했죠."

 

첫 작품이 남긴 이미지가 워낙 강렬했던 터라 그만큼 기대도 높았으니 부담이 클 법도 했을 텐데 그는 "워낙 단순해서 그런 건 별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은교도, 복순이도 그에게 맞춤하게 어울렸던 건 연기에 앞서 그의 깨끗하고 맑은 얼굴 덕이기도 하다.

 

그는 "예고 다닐 때 주변 친구들이 (성형 수술을) 많이들 하고 왔다. 나도 내 얼굴에 만족하지 않았고, 수술을 해보고 싶기도 했는데 지금은 (수술하지 않은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7살 무렵 큰 수술로 입원했을 때 팔은 물론 목에까지 주사를 맞아야 했던 게 트라우마가 됐다. 옷을 피팅하면서 꽂은 핀이 느껴져 벗지도 못하고 벌벌 떨며 눈물을 흘릴 정도다.

그런 그의 다음 작품은 무협 영화인 '협녀: 칼의 기억'이다. 촬영하다가 손가락이 찢어져 살이 벌어졌는데도 '안 꿰맬 방법은 없냐'고 묻고, 응급실에서 치료받으며 실신 직전까지 갔단다. 액션 장면이 많았지만 "칼은 오히려 괜찮다"며 웃었다.

 

그는 부끄러움도 많고 낯도 가린다고 했다. 영화를 좋아한 부모 덕에 어렸을 때부터 영화를 많이 접했고, 감독이 아니더라도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어 계원예고에 진학했다.

"처음 연극에서 덜컥 주연을 맡았어요. 친구들이랑 연습할 땐 재밌었는데 무대 올라갈 시간이 다가오면서 점점 부담스럽고 싫어지는 거에요. 공연 전날엔 무대에서 뛰쳐나가는 꿈을 꿀 정도로요. 다행히 무사히 마치기는 했지만 무대 위에서 불안과 긴장이 너무 고통스러워서 다시는 연기 안 하겠다고 했어요. 그걸 매일 견디고 살면 너무 힘들 것 같아서요."

 

그런 그에게 연출 선생님은 한 번만 더 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했고, 좋아하고 존경하는 선생님의 제안이 이유가 있겠지 싶어 알았다고 했다. 그에게 주어진 건 아주 작은 역할이었다.

 

 

 

"응, 아니 같은 대사들뿐이었어요. 괜히 자존심도 상했고, 분량이 워낙 작아서 내가 중요한 존재가 아니라고 생각해 연습 때 졸기도 하고 충실히 안 했죠. 어느 날 선생님이 불러 '내가 널 잘못 본 것 같아'라고 하신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내 행동과 생각이 얼마나 경솔했는지 알았죠. 그때부터 내가 할 수 있는 걸 총동원해서 캐릭터를 만들었고, 그 캐릭터가 '대박'이 났어요. 연기하는 데 부담도 없었고 신이 났죠. 붕붕 날아다니는 느낌이 들 정도로요."

 

그날 암전이 되고 나서도 무대에서 내려가기 싫었고, 다시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 하는 아쉬움에 펑펑 울었던 건 살면서 느껴보지 못했던 소중한 감정이었다.

 

"무용을 그만둔 건 고통을 이겨낼 만한 즐거움이 없어서였어요. 칭찬을 들어도 별로 좋지도 않았고요. 연기도 행복하지만 고통의 순간도 있어요. 하지만 그 고통을 이겨낼 만큼의 어떤 것이 있으니까 하는 것 같아요."

mihe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3/10 15:2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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