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서 '복지 사각지대' 이웃 잇따라 목숨 끊어(종합)

posted Mar 07,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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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고 40대 자살 이어 장애 어머니와 아들 숨진 채 발견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김근주 기자 = 전국적으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의 죽음이 잇따른 가운데 울산에서도 비슷한 이유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연이어 발생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7일 울산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6시 30분께 울산 중구 우정동 A(50·여)씨 집에서 A씨와 아들 B(28)씨가 숨져 있는 것을 B씨의 친구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아들 B씨의 몸에는 흉기에 찔린 흔적이 있었다.

 

방 안에는 어머니 A씨가 자신의 오빠에게 남긴 '나 혼자 저 세상 가려다가 아들도 데리고 간다'는 내용의 유서와 A씨가 평소 복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신경안정제 성분의 약품이 나왔다.

경찰은 일단 A씨가 흉기로 아들을 숨지게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신의 부패 상태로 미뤄 두 사람이 숨진 지 최소 한 달 이상 지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사결과 A씨는 청각·지체장애 4급으로 지난 2000년 10월부터 기초생활수급대상자로 지정됐으며, B씨는 일정한 직업이 없이 주유소 아르바이트 등으로 생활비를 마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20년 전 남편과 사별했고, 우울증과 알코올중독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모자는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17만원짜리 집에 살았으나 최근 4개월간 월세를 내지 못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유족은 "A씨가 오래전 교통사고로 허리를 다쳐 장기간 병원치료를 받았고, 이 때문에 정신적으로 힘들어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경찰은 두 사람의 시신을 부검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유족 등을 상대로 사망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5일에는 울산시 북구 신천동의 공터에 주차된 차 안에서 생활고를 겪던 윤모(45)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윤씨는 일용직 노동으로 생계를 이어갔지만 1년 전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 일을 할 수 없었고, 한 달 20만원인 월세도 밀리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1월 동주민센터를 찾아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했지만 조사과정에서 오래전 헤어진 아버지가 확인되면서 수급자로 지정되지 못했다.

 

울산시는 복지 소외 이웃의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하자 지난 6일 "일제조사를 한 달간 실시해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각 구·군 부단체장을 중심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간호사, 노인돌보미, 장애인활동보조인 등으로 특별조사팀을 운영할 계획이지만 한발 늦은 대책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hkm@yna.co.kr

cant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3/07 10:2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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