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국제평화영화제, 화천 이어 철원에서 순회상영전 개최
- 강원도 작은영화관에서 매주 '10월의 금요시네마' 개최 -
- 10월 29일 철원 작은영화관 뚜루에서 상영 진행 -
평창국제평화영화제와 강원영상위원회가 함께한 '10월의 금요시네마'가 평창과 양양, 영월에 이어 지난 10월 22일 화천 산천어시네마에서 열렸다.
<박강아름 결혼하다>는 <박강아름의 가장무도회>를 통해 우리 사회의 외모지상주의를 드러냈던 박강아름 감독의 두번째 장편 다큐멘터리로, 결혼 후 남편과 프랑스 유학 생활을 하는 감독의 생생한 삶이 담겨 있는 작품이다.
지난 10월 22일 화천 산천어시네마에서 열린 관객과의 대화
이번 상영전에는 박강아름 감독과 영화에 출연한 남편 정성만 씨, 딸 정보리강 양이 함께 참석해 관객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박강아름 결혼하다>는 프랑스 유학 생활 중 프랑스어를 할 줄 아는 아내가 행정과 경제를 맡고, 프랑스어를 전혀 할 줄 모르는 남편이 가사와 육아를 맡으며 전통적 젠더 역할을 유쾌하게 뒤집은 영화. 화천에서 만난 영화 속 세 배우에게 관객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한 여성 관객은 “함께 살고 있는 동생과 영화를 보러 왔는데, 서로를 조금은 이해하게 됐다”며 “꼭 결혼이 아니더라도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데, 깊이 공감하며 위안을 얻었다”고 전했다.
“박강아름 감독은 빛으로, 정성만 배우는 어둠으로 표현된 것 같다”는 어느 남자 관객의 질문에, 박강아름 감독은 “주제가 박강아름의 결혼 이야기이기 때문에 오롯이 제 입장과 시선을 따라 구성하는 방향으로 진행됐다”며 “결혼이 성 역할을 어떻게 고정시켜 놓는지에 대해 질문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남편 정성만 씨는 “저는 결혼 생활도 정치 행위라 생각한다”며 “공동의 목표를 갖기 위해 한쪽이 어떤 부분들을 양보한다고 볼 수도 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제 삶에 필요한 부분들을 충분히 얻고 있기에 제가 일방적으로 희생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한 최은영 프로그래머는 “가족 세 사람이 서로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영화”라며 “전형적인 삶은 아니지만 우리가 평소에 고민해보고 경험해봤을 법한 요소이기에 흥미롭게 다가온다”고 전했다.
화천 산천어시네마 안성균 관장은 “코로나 때문에 홀로 영화를 보는 라이프스타일이 굳어지고 있는 시기에, '결혼'을 주제로 한 영화를 지역민들과 함께 보며 감독, 배우와 직접 이야기 나눌 수 있어 행복했다”고 전했다.
관객과의 대화에 함께한 딸 정보리강 양은 관객과의 대화 마지막 즈음 노래 한곡을 선사해 큰 박수를 받았고, 대화 시간 이후에는 예정에 없던 사인회가 수십 분 동안 계속되며 큰 관심을 반영했다.
이어 10월 29일 철원 작은영화관 뚜루에서는 한국 단편 애니메이션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이 상영된다.
이효석과 현진건, 김유정의 대표작을 각색한 옴니버스 작품으로 올해 평창국제평화영화제에서 개막작은 물론 클로즈업 섹션을 통해 조명했던 '연필로 명상하기' 스튜디오 안재훈 감독의 작품이다.
안재훈 감독은 순회상영전의 첫 시작이었던 10월 2일 평창 상영전에 이어 철원에도 직접 참석해 관객과의 대화와 캐리커쳐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철원 상영전을 마지막으로 10월 한 달 동안 강원영상위원회와 강원도 내 작은영화관들이 협력해 진행하는 순회상영전이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