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희 기자]
바레인을 공식 방문하고 있는 박병석 국회의장은 15일 오후(현지시간) 마나마 사프리아 왕궁에서 살만 빈 하마드 빈 이사 알 칼리파(Salman bin Hamad bin Isa Al Khalifa) 총리 겸 왕세자를 만났다.
40여 분간 진행된 박 의장과 살만 왕세자의 면담에서 대한민국과 바레인은 코로나 방역과 감염병 대응, 건설 인프라, 방위산업 등에 대한 구체적인 상호협력 의지를 확인했다.
전날 박 의장을 만난 하마드 바레인 국왕이 대한민국과 K방역, 방위산업, 건설프로젝트 등 다방면에서 협력 의지를 나타낸 데 이어, 이날 왕세자도 대한민국과의 교류 협력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양국의 협력 관계가 한층 탄탄해질 전망이다.
대한민국 국회의장으론 처음 바레인을 공식방문한 박 의장은 사흘간 국왕, 총리(왕세자), 하원의장 등 바레인의 국가서열 1.2.3을 모두 만났고 상원의장과도 의회 간 협력을 논의했다.
박 의장은 왕세자와 만난 자리에서 “그동안 양국이 건설과 에너지 분야에서 협력해왔는데 앞으로는 보건, 방위산업, 금융 등의 분야에서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며 “특히, 한국과 바레인은 공통점이 많기때문에 협력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에 살만 왕세자는 “오늘 만남은 양국의 정치 사회 경제 분야에서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번 방문이 바레인으로서는 매우 고무적이고 격려가 된다”는 말로 화답했다.
박 의장은 코로나 백신접종에 대한 바레인의 적극성을 높이 평가하면서 K방역에 대한 협력으로 화제를 전환했다.
박 의장은 한국의 코로나 대응의 핵심인 3T(Test(진단)-Trace(추적)-Treatment(치료))와 사회적 거리두기, 그리고 공동체의 이익과 위생을 보호하는 원동력이 된 양보와 절제의 국민성을 강조하면서 “코로나와 관련한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발전적인 방향을 찾아나가자”고 제안했다.
이에 살만 왕세자는 “한국의 방역은 세계적 모델이고 바레인도 한국의 모델을 모범으로 삼고 있다”며 “의장님 말씀대로 3T가 성공을 위한 중요한 조치다. 코로나 방역, 감염병 대응과 관련해 우리가 가진 모든 자료를 공유할 테니 그것을 기초로 양국이 협력할 수 있는 것들을 후속 조치해 나가자”고 말했다.
하마드 국왕에게 바레인의 ‘경제비전 2030’과 한국의 ‘그린 뉴딜’과 ‘디지털 뉴딜’이 일맥상통하다고 강조했던 박 의장은 살만 왕세자에게 ‘적층형 태양광 기술’ 등을 소개하며 세부적인 협력방안을 제안했다.
박 의장이 “우리는 적층형 태양광 기술을 GCC(Gulf Cooperation Council : 걸프협력회의)에 특허출원하고 기다리는 중인데 이 기술이 바레인에서도 활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하자, 살만 왕세자도 “적층형 기술에 대해 큰 관심이 있다. 담수화에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데 태양에너지를 통해 생산된 전기가 담수화에도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박 의장은 또 “현재 양국이 국방협력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협의 중인 것으로 안다”며 “이 협의가 조속히 마무리되고 이를 기초로 본격적인 방산 협력이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살만 왕세자는 대화 중 한국에 대한 애정도 숨김없이 나타냈다.
살만 왕세자는 “코로나 상황이 끝나고 가장 빨리 방문하고 싶은 나라가 한국”이라며 “한국과 UAE가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협력을 하는 것으로 아는데 바레인과 한국은 가치관과 비전을 공유한다고 생각한다. 지리적으로는 멀지만 협력의 여지가 많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살만 왕세자는 2012년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어 한국에 대한 이해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면담에는 바레인 측에서 파우지아 빈트 압둘라 자이날 하원의장과 살만 재정경제장관, 하마드 왕세자실 비서실장이 참석했으며, 방문단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김영배 의원, 국민의힘 김형동 의원, 무소속 이용호 의원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