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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더 많은 아이가 숨져야…' 입양인의 눈물

posted Feb 25,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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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입양 뒤 숨진 현수
미국 입양 뒤 숨진 현수
(서울=연합뉴스) 제인 정 트렌카 '진실과 화해를 위한 입양인 모임'(TRACK) 공동대표 등 국내거주 해외입양인들은 지난 22일 서울 마포구 홍대 어린이공원에서 미국에 입양된 뒤 양부에게 살해된 입양아 현수의 추도식을 치렀다. 사진은 현수의 사진과 시민들이 놓고 간 조화. 2014.2.24. <<재외동포부 기사 참조. 제인 정 트렌카 제공>> photo@yna.co.kr
 

美 한인 입양아 피살 사건에 팔 걷어붙인 제인 정 트렌카 씨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인터넷만 뒤져도 13명에 이르는 한인 입양아가 양부모에게 살해당한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더 많은 아이가 고통을 당해야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줄 겁니까. 한국 정부와 입양기관은 부끄러운 줄 알고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24일 서울 종로구에서 만난 제인 정 트렌카(42) '진실과 화해를 위한 입양인 모임'(TRACK) 공동대표는 조금 지친 모습이었다.

 

정 대표를 비롯한 국내 거주 해외 입양인들은 양부에게 살해당한 것으로 알려진 입양아 '현수'의 소식을 접한 19일 현수를 미국으로 입양 보낸 홀트아동복지회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20일부터는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고 지난 22일에는 서울 마포구 홍익어린이공원에서 현수의 추도식을 진행하는 등 숨가쁘게 현수의 소식을 알렸다.

"한국식 장례처럼 현수가 태어나고 자란 곳을 둘러보며 추모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아이가 어디서 나고 자랐는지 알 길이 없더군요. 양부모가 지역신문에 낸 부고(obituary)에도 아이의 출생지나 생일에 대한 정보는 없었습니다. 허무하고 안타깝습니다."

 

이날 추도식이 열린 공원 한쪽에서는 한 중년 여성이 한없이 눈물을 흘리며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추도식 이튿날인 23일에도 공원을 찾아와 눈물을 흘렸다. 주최 측의 질문에도 자신이 누군지 밝히지는 않았지만 입양인들은 그가 위탁모 등 이전부터 현수를 알던 인물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 대표는 "현수는 3년 동안 안정적인 위탁가정에서 잘 지내왔을 것"이라면서 "뇌수종과 뇌위축증을 앓아 언어·발달 장애가 있었던 데다 이미 영어 대신 한국어를 구사하게 된 현수를 왜 적응이 어려운 미국의 낯선 가정으로 보내 이런 고통을 겪게 했느냐"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특히 입양기관들이 고아원이 아닌 안정적인 위탁가정에서 아이가 자랐다는 점을 '셀링 포인트'로 삼으면서도 정작 입양가정에 대한 사전조사나 사후관리에는 소홀하다는 점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현수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서울=연합뉴스) 제인 정 트렌카 '진실과 화해를 위한 입양인 모임'(TRACK) 공동대표 등 국내거주 해외입양인들은 지난 22일 서울 마포구 홍대 어린이공원에서 미국에 입양된 뒤 양부에게 살해된 입양아 현수의 추도식을 치렀다. 사진은 공원 앞에 마련된 추모공간. 2014.2.24.<<재외동포부 기사 참조. 제인 정 트렌카 제공>> photo@yna.co.kr
 

적어도 문제가 있었던 입양 건을 진행한 국내외 입양기관에 제재를 가하거나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입양을 중단하도록 하는 등의 조치가 취해졌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2007년 이후로 양부모에 의해 살해된 아이만 6명이고 모두 한 입양기관에 의해 입양됐습니다. 이런 일이 벌어져도 책임을 진 사람은 아무도 없고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습니다. 입양 한 건에 3만 달러가 넘는 돈이 오가고 그 중 절반가량이 국내 입양기관의 수익이 되는데, 결국 돈에 눈이 멀어 아이의 삶과 인권을 외국에 팔고 있는 것 아닙니까?"

 

정 대표는 "지금은 1970∼1990년대 입양된 젊은 해외 입양인이 많이 있기에 우리의 목소리를 내고 서로 의지하며 아픔을 보듬어 줄 수 있지만 세월이 흐르면 입양인의 입지는 다시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언제까지 이 일을 우리에게 맡겨둘 것인지 한국 정부에 묻고 싶다"면서 정부에 적극적인 조치를 요구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입양기관과 미국 정부를 통해 현수의 입양과정에 절차상 문제는 없었는지, 예비 양부모 조사가 적절히 이루어졌는지를 살펴보고 있다"면서 "아직까지 별다른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문제가 있었다면 입양기관에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고 미국 입양기관도 미국 국내법에 따라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양인들은 25일 박근혜 대통령, 정홍원 국무총리,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해외 입양의 실태와 그간의 살인사건, 현수의 이야기를 담은 항의 서한과 조화를 보내 관심을 촉구할 예정이다.

 

"지난해 시행된 입양특례법으로 입양 절차가 복잡해지면서 입양 시기가 늦춰지고 있기 때문에 영아 때 입양되던 예전보다 갈등이 많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아이들의 삶 전체를 좌지우지할 이 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는 한번이라도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있나요?"

 

chomj@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2/24 15:5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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