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지역 농산물 ‘서울’ 안 거치고 직접 공급한다
- 58개 하나로·롯데마트 등 참여 ‘로컬마트 공급체계’ 구축·가동 -
- 농산물 유통 6→4단계로 줄여 농업인 물류비용 절감 등 기대 -
충남도가 지역 농산물을 타지 유통 거점을 거치지 않고 인근 마트로 곧장 공급하는 길을 새롭게 열었다.
도는 충남오감 통합물류시스템을 활용, 지역 생산 농산물을 도내 하나로마트와 롯데마트 등에 직접 납품하는 ‘충남농산물 로컬마트 공급체계’를 구축, 가동을 본격 시작했다고 5일 밝혔다.
로컬마트 공급체계는 △물류비용 절감을 통한 농업인 소득 증대 △도내 마트 타지 농산물 판매 문제 완화 △소비자 구매 만족도 증진 등을 위해 마련했다.
현재 도내 농산물 상당수는 농가에서 산지유통인, 서울 가락동시장을 비롯한 수도권 도매시장, 중도매인, 소매상을 거쳐 소비자까지 6단계의 유통 과정을 거치고 있다.
가령 예산군민이 거주지 인근 마트에서 쪽파를 구입한다면, 농가에서 로컬푸드 직매장을 통해 직접 유통시킨 것이 아닌 이상 수도권 도매시장을 거쳐 온 예산 쪽파나, 타지에서 생산한 쪽파를 만나게 된다.
지난해 예산지역 쪽파 생산량은 1만 5434톤으로, 전국 생산량(14만 5995톤)의 10%를 웃도는 규모다.
쪽파 주산지 주민들이 이웃 농가가 재배한 쪽파를 지역 내 마트에서 구입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질 수 있는 셈이다.
또 예산에서 수도권 도매시장을 거쳐 오는 과정에는 물류비용이 들고, △5% 안팎의 도매시장 수수료 △20% 가량의 도매업체 판매 이윤 붙는다.
그만큼 농업인 소득은 줄게되고, 소비자는 더 많은 값을 치러야 한다. 유통 과정 중 농산물 신선도 하락 문제도 있다.
이 같은 문제점 해소를 위해 구축한 로컬마트 공급체계는 ‘농가→농협→로컬마트→소비자’로 유통 단계를 4개로 줄였다.
거점 농협으로 지정한 예산농협과 금산 만인산농협이 산지농협 20곳을 통해 도내 하나로마트 30곳과 충남·대전 롯데마트 8곳의 발주량을 맞추는 방식이다. 취급 농산물은 28개 품목 45개로 우선 잡았다.
유통에는 지난 2016년 도입한 충남오감 통합물류시스템을 활용한다.
거점농협은 판매 이윤 없이 5%의 수수로만 받은 뒤 각 마트에 공급함으로써 유통비용을 크게 줄인다.
도는 로컬마트 공급체계 활성화를 위해 한시적으로 물류비용 전액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공급 체계 구축으로 산지는 유통 단계 축소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마트는 재고 부담 없이 신선한 농산물을 직접 공급받을 수 있고, 소비자는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싱싱한 충남 농산물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오세운 도 농식품유통과장은 “그동안 충남 농산물이 수도권을 경유해 지역에 납품되거나, 타지 농산물이 도내 마트에 다량 납품되는 경우가 많았다”라며 “이번 공급체계는 이 같은 문제점을 다소나마 해소하며, 생산자와 소비자, 판매자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 과장은 또 “도내 및 인근 지역 다른 대형마트와도 협력해 도내 농산물을 직접 공급하는 방안을 모색토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도는 앞으로 산지농협, 하나로마트 등과 협의회를 운영하며 마트와 산지를 대상으로 사업 필요성과 효과를 설명, 로컬마트 공급 체계를 넓혀 나아갈 방침이다.
스포츠닷컴 이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