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이사 몽골인 보얀델게르

posted Feb 20, 201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이사 보얀델게르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이사 보얀델게르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이주여성으로는 처음으로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이사로 추인된 몽골인 보얀델게르 씨. 2014.2.20 << 다문화부 기사 참조 >> jsk@yna.co.kr
 

첫 이주여성 이사로 3년간 활동.."'다문화가족'은 차별적 언어"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결혼이민자를 대상으로 사업을 펼치는 분들은 대부분 선주민입니다. 자녀문제나 인권, 복지분야에 대한 고민은 깊어지는데 정작 이주민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아요."

 

최근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총회에서 이주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이사로 추인된 몽골인 보얀델게르(29)씨는 20일 포부를 이같이 밝혔다.

 

이주여성인권센터의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는 올해부터 주요 결정 사안에 이주여성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도록 이주여성 이사를 두기로 했다.

 

이주여성인권센터는 한국에 거주하는 이주여성의 인권과 복지를 위해 활동하는 비영리 민간단체로 이곳에는 모두 13명의 이사가 있다.

 

그 중 1명으로 앞으로 3년간 활동할 보얀델게르씨는 상담원으로 이 단체와 인연을 쌓았으며 현재는 중소기업중앙회 외국인인력지원실에서 몽골 근로자의 근로계약 대행과 다양한 통역 지원 업무를 맡고 있다.

 

그는 "제가 결혼이주여성이다 보니 한국에 와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사회복지나 인권에 관심을 많이 두게 됐다"며 "관련 분야 지식이 부족해 이사로 활동하는데 걱정도 되지만 저 개인의 경험과 주변 이주여성들을 보면서 느낀 점들을 정리해 의견을 내려 한다"고 말했다.

 

몽골 대학에서 한국어를 전공한 그는 산부인과에서 의료진과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이주여성을 볼 때나 이주여성을 단속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을 느낄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그는 "처음에는 잘 몰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 같은 사람을 다문화가족이라 부른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차별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민자들은 저마다 복지에 대한 욕구가 다를 겁니다. 그런데 사회에서 김치 담그기, 한국어 배우기, 한국문화 알기 등을 너무 강조하니까 왜 이렇게 빨리 적응해서 한국사람처럼 행동하라고 하는 걸까, 왜 이주여성에 대한 교육만 있고 남편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은 없을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결국 "나의 이야기는 내가 해야겠구나 결심하게 됐다"면서 "이주여성인권센터에서 여러 사업에 대한 결정을 내릴 때 이주여성의 입장에서 어떤 논의가 필요한지 저의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문화라는 말 안에는 당연히 한국 사람이 포함돼 있다"며 "진정한 의미의 다문화에 대해 서로 고민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인식 개선에 힘써야 하고 지금 시행되는 관련 정책도 정말 필요한 것인지 돌아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jsk@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2/20 11:2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