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넬 "꿈·절망·사랑을 모두 담은 앨범이죠"

posted Feb 17,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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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 시리즈 결산하는 '뉴튼스 애플' 발매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밴드 사운드를 부각시켜보자고 멤버들과 이야기했어요. 그동안 전자 음악의 요소와 밴드적 요소를 많이 섞었는데, 이번에는 '베이식'한 느낌으로 돌아가자는 욕구가 강했던 것 같아요. 특히 보컬이 안으로 들어가고 베이스, 기타, 드럼 소리가 잘 들리는 음반을 만들려고 했죠."(김종완)

록밴드 넬(Nell, 김종완·이재경·이정훈·정재원)이 정규 6집 앨범 '뉴튼스 애플'(Newton's Apple)로 돌아왔다. 지난 13일 열린 음악 감상회에서 멤버를 만나 한곡 한곡 직접 설명을 들었다. 설명 대부분은 보컬 김종완이 맡았다.

 

이번 앨범은 앞선 그들의 두 장의 싱글 앨범 '홀딩 온투 그래비티(Holding onto Gravity), '이스케이핑 그래비티'(Escaping Gravity)에 이은 '중력 3부작' 시리즈의 마지막 앨범이다.

 

 

앨범은 오는 27일 정식 발매된다. 아직 한창 막바지 녹음 작업이 진행 중인 상황으로 이날 공개된 노래 제목은 모두 가제다.

 

"이번 앨범은 이전의 두 앨범을 모두 껴안을 수 있길 바랐어요. 꿈, 절망, 사랑의 감정을 모두 담은 앨범입니다. 처음에는 스물 두곡을 넣어서 더블 앨범으로 갈까 생각도 했는데 결국 열한 곡을 골랐죠."(김종완)

 

감상회 첫머리에 울린 '디퍼'(Deeper)는 몰아치는 리드미컬한 드럼 소리와 기타와 키보드의 화려한 화음이 돋보이는 브릿록(영국 록음악) 느낌의 곡이었다.

 

이어진 '인세인'(Insane)은 잔잔한 어쿠스틱 기타 사운드로 시작해 김종완의 애절한 목소리가 귀에 쏙 들어왔다. 세번째 곡 '트리스'(Trees)에서도 선명한 보컬과 깔끔한 연주가 이어졌다.

 

김종완은 '인세인'에 대해서는 "지인이 이 노래가 굉장히 대중적이라고 이야기했는데 나는 잘 모르겠다"며 웃었고, '트리스'에 대해서는 "그동안 여백이 많은 음악을 많이 만들었는데 음반에는 이상하게 안 담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심플한 구성의 이 곡을 넣어보았다"고 설명했다.

 

타이틀곡으로 가장 유력하다는 '지구가 태양을 네 번'은 경쾌한 리듬과 귀에 박히는 가사가 매력적이었지만 시작과 끝의 고저차가 크지 않고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도드라지지 않아 대중성의 측면에서는 조금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저희는 작업하는 느낌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합니다. 타이틀곡을 선정할 때 마음이 참 잘 맞아요. 이 노래를 굉장히 수월하게 작업했어요. 그리고 다들 '이 노래가 길거리에서 들리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죠."(김종완)

 

당시 녹음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아서인지 몇몇 곡에서 악기들이 잘 섞이지 않은 모습도 보였지만 수록곡들은 전체적으로 밀도 높은 밴드 사운드를 뽐냈다. 벗어날 수 없는 사랑, 집착, 그리움의 감정이 다채로운 농도의 연주와 목소리로 매끄럽게 표현됐다.

 

앨범에서는 특히 기타가 변화무쌍한 사운드를 선보였다. 때로는 거친 리프(반복 악절)로 강렬하게 울부짖다가 때로는 피아노가 연상될 정도로 맑게 울리기도 했다. 멤버들은 이번 앨범에서 기타의 비중이 커졌다고 입을 모았다.

 

기타리스트 이재경은 "무슨 소리든 기타로 표현하고픈 마음이 있다. 맑은소리를 좋아해서 톤에 신경을 많이 쓴다"며 "이번에 기타처럼 들리지 않으면서 잘 어울리는 사운드가 나온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자평했다.

 

넬이 어느새 록 음악계를 대표하는 밴드의 하나로 자리 잡았기 때문일까. 감상회에서는 씨엔블루와 같은 '아이돌 밴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물음도 나왔다.

 

김종완은 "그 친구들은 그들만의 장점이, 우리는 우리만의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밴드는 꼭 어떠해야 한다'는 원칙은 없는 것 같다"면서 "그 밴드를 통해 어린 팬들이 '밴드라는 것이 있구나'라고 알 수도 있다. 그 친구들이 사실 연주도 잘하는데, 시간이 지나면 음악도 더 깊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소신을 전했다.

 

그들이 1999년 밴드를 결성한 지도 어느새 15년이 지났다. 풋풋했던 10대 청년들은 어느새 한국 록 음악계의 대체 불가능한 성취가 됐다.

 

가장 주목받는 장르는 아니지만 여전히 무엇보다 뜨거운 장르인 '록 음악', '밴드 음악'에 20대를 바친 그들이 생각하는 '대중성'의 정의가 인상깊다.

 

"록 장르나 밴드 음악의 입지가 그간 특별히 좁아졌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아예 없었으니까요.(웃음) 대중성은 알 수가 없어요. 저희가 단순해서인지는 모르겠는데 스스로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으면 다른 사람의 마음도 움직일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하는 모든 것을 대중적이라고 느낍니다. 바로 저희가 좋아하기 때문이죠."(김종완)

 

hapyry@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2/17 17:4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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