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 조각가 박휘봉의 작업인생 40년을 들여다보다

posted May 2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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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 조각가 박휘봉의 작업인생 40년을 들여다보다

크기변환_꽃, 2009, 폐철근, 자연석, 아크릴판, 28×28×8cm.jpg

대구문화예술회관, 지역 원로작가 회고전 <박휘봉 작업 40: 1981-2020> 개최

520~ 620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미술관 1-3전시실


대구문화예술회관은 지역 예술의 역사를 써온 원로작가들을 지속적으로 조명하고 기록하기 위한 일환으로 원로작가 회고전 <박휘봉 작업 40: 1981-2020>을 개최한다.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는 미술사적 가치가 있는 지역 원로 미술인을 연구·조명해 지역 미술의 역사성과 우수성을 알리고 자긍심을 높이고자 원로작가 회고전을 마련해오고 있다.

 

올해에는 지역 원로 설치 조각가 박휘봉의 작품세계 전반을 조명하는 <박휘봉 작업 40: 1981-2020>을 마련했다.

 

박휘봉 작가는 1941년 강원도 춘천에서 출생해 서울에서 청계초등학교를 2년 정도 다니다가 부친의 고향인 경북 영양으로 내려가 영양초등학교 및 영양중학교를 다녔다. 중학교 졸업 후 안동고등학교를 1년 다니다 원주고등학교를 다니는 등 이동이 잦은 학창시절을 보냈다.

 

어렸을 적부터 미술에 재능을 보였던 그는 생계를 위해서 교사를 직업으로 삼으라는 부친의 권유에 따라 부산사범대학교 미술과에 입학했다.

 

대학 졸업 후 대구·경북지역 11개 중고등학교에서 미술교사를 역임하고, 영남전문대학과 영남대학교에서 강사생활을 하며 후학을 양성하였으며 동시에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나갔다.

 

1999년 명예퇴직 후 현재까지 전업작가로 작품활동에 매진하고 있으며 개인전, 초대전 및 대구미술협회와 한국조각가협회 등의 단체 활동을 통해 왕성하게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대구문화예술회관 1~3전시실에서 펼쳐지는 이번 회고전은 작가의 시대별 작품 흐름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게 전시를 구성했다. 시대별 대표 작품과 함께 아카이브 자료를 정리해 보여줌으로써 40여 년간 이루어진 작업 활동의 역사를 기록한다.

 

1전시실에서는 2017년부터 최근까지 진행 중인 폐철근 추상조각 설치작업을 전시한다. 작가의 이전 작업들이 형상을 만들어내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었다면 근래의 작업은 변화하는 과정과 상황에 집중한다. 폐철근이 가지고 있는 구불구불한 선을 적당히 살리면서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힘을 주어 원하는 만큼 구부리고 펴는 노동집약적인 작업을 통해 만들어진 작품들에서는 선과 선들이 마치 꿈틀거리는 듯한 율동감과 생명감이 느껴진다.

 

2전시실에서는 1990년대 후반부터 진행된 도시인(都市人)’ 연작이 전시된다. 1990년대 후반부터 작가의 작업은 재료와 표현 면에서 큰 변화를 보였는데, 이 시기 작가는 발전하는 도시문명 속에서 존엄성을 잃어가고 점차 황폐화 되어가는 인간상을 주제로 도시인들을 만들어 내었다. 강돌과 같이 자연에서 구할 수 있는 돌들을 재료로 작가가 만들어낸 도시인의 얼굴에는 회색 콘크리트로 가득 찬 도시에서 묵묵히 살아 나가는 평범한 인간의 애환과 휴머니즘적인 시각이 녹아 있다.

 

3전시실에서는 초기 조각 작품인 1980년대의 ()’ 시리즈와 1990년대 주로 작업한 비상(飛翔)’ 시리즈, 그리고 2000년대 이후의 작업인 이미지(Image)’ 시리즈가 전시된다.

 

작가는 부산사범대학 재학시절과 졸업 후인 작업 초기에는 회화 작업을 했지만, 41세가 되던 해인 1981년 영남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에 편입하여 조각을 배우기 시작하면서부터 입체 작업의 여정이 시작됐다. 1980년대 조각 작업인 ()’시리즈는 여체(女體)를 단순하게 볼륨감을 강조한 덩어리와 선으로 형상화시켰다. 1990년대의 비상(飛上)’은 고구려 벽화의 비천상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면서 빠른 속도감이 느껴지는 간결한 형태가 강조된 완성미를 추구했다. 2000년대의 이미지(Image)’ 연작은 그간의 인물 표현을 자연물로 연장시킨 작업으로 꽃과 나무 같은 자연물을 폐철근과 옥돌을 재료로 표현했다. 작품과 함께 인터뷰 영상, 사진, 팸플릿 등을 통해 작가의 활동을 기록한다.

 

박휘봉 작가는 2012년 일어난 작업실의 화재로 인해 수십 년을 공들였던 많은 작품들을 한순간 허망하게도 잃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에 좌절하지 않고 더욱 작업에 정진하며 팔순의 나이에도 왕성한 창작활동에의 집념을 보여주고 있다. 스스로를 조각가가 아닌 작업을 하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그에게 있어서 작품은 그저 작품이 아니라 평생을 쏟아 만든 업()의 결과물일 것이다.

 

이번 전시는 작업 초기부터 현재까지 작가의 작업의 변화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도록 가능한 많은 작품을 모으고자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전시를 통해 대구 시민들이 지역 원로작가의 예술에의 부단한 노력과 불굴의 의지는 물론, 대구 미술의 우수한 작품성을 느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 및 생활 속 거리두기 이행을 위해 전시 사전예약제를 실시한다. 전시 관람은 오전에는 10시부터 12시까지, 오후에는 14시부터 17시까지 가능하며, 대구시 통합예약시스템을 통해 사전예약하고 방문해야 관람할 수 있다.

 

마스크 미착용자와 37.5이상 발열자는 입장이 금지되며, 관람객은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소독과 체온측정 후 코로나19 관련 설문서, 개인정보제공동의서를 작성한 후에 입장할 수 있다. 그리고 관람 시 안내원의 안내에 따라 관람객 간 2m 이상 거리를 유지하여 관람 동선을 지켜 관람해야 한다.

 

이번 전시의 관람료는 무료이며, 자세한 내용과 일정은 대구문화예술회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양동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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