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두 번째 대관식 준비하는 김연아 '프로그램 대해부'

posted Feb 15,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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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의 실전 준비
김연아의 실전 준비
(소치=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김연아가 13일 오후(현지시간) 쇼트 프로그램 곡인 '어릿광대를 보내주오' 음악에 맞춰 연습을 하고 있다.
 

마지막 올림픽 무대의 주제는 '그리움'…서정적 연기에 중점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피겨 여왕이 표현하는 '그리움'의 진수를 느껴보자!'

 

'피겨여왕' 김연아(24)가 14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올림픽공원의 연습 링크에서 첫 연습을 시작하면서 2010년 밴쿠버 대회에 이어 두 대회 연속 금메달 달성의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4년전 밴쿠버에서 '영화 007 주제곡'(쇼트프로그램)과 '피아노 협주곡 F장조'(프리스케이팅)를 통해 선굵은 연기와 감성적인 연기를 동시에 선보이며 카멜레온 스타일을 구사한 김연아는 은퇴를 앞둔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의 주제를 '그리움'으로 정하면서 보다 서정적인 연기에 중점을 뒀다.



이 때문에 김연아의 두 번째 대관식을 기다리는 팬들은 '여왕'이 이번 올림픽에서 보여줄 물오른 감성 연기와 완벽한 점프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김연아가 소치를 홀릴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의 구성을 분석해 본다.



◇ 쇼트프로그램 '어릿광대를 보내주오'

김연아의 쇼트프로그램인 '어릿광대를 보내주오(Send in the Clowns)'는 뮤지컬 '리틀 나이트 뮤직(Little Night Music)'의 삽입곡이다. 중년 여성이 사랑 고백에 나섰다가 거절당한 뒤에 느끼는 회한을 표현한 노래다.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그리움을 표현하는 게 포인트다.


첼로의 굵은 음색으로 시작하는 선율에 맞춰 2분 50초 동안 이어지는 쇼트프로그램은 3개의 점프와 3개의 스핀, 1개의 스텝 시퀀스 등 7개 과제로 구성된다.


김연아의 첫 과제는 자신의 전매 특허이자 '교과서 점프'로 유명한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다.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똑같이 가장 처음 시도하는 가장 난도 높은 점프 과제다.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의 기본 점수는 10.10점이다. 점프의 높이와 비거리가 탁월해 여자 싱글 사상처음으로 가산점(GEO)을 2점 이상(2.2점) 얻기도 했다.



이 때문에 김연아가 첫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를 성공하면 '사실상 경기가 끝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쇼트 프로그램 연습하는 김연아
 
두 번째 과제는 또 하나의 필살기인 트리플 플립(공중 3회전) 점프다. 기본점 5.3인 트리플 플립은 트리플 러츠(기본점 6.0점)와 반대로 도약할 때 안쪽 에지(스케이트날)를 사용한다.


김연아는 세 번째 과제로 플라잉 카멜 스핀(번쩍 뛰어오른 뒤 착지해 회전하는 것)을 시도하는 데 여기서 자신만의 독특한 변형 스핀인 '유나 스핀(Yuna Spin)'을 함께 시도한다. 카멜 스핀보다 난도가 높아 가산점을 얻는다.


이어서 더블 악셀(공중 2회전)을 뛴 뒤에는 레이백 스핀(허리를 뒤로 굽힌 채 회전하는 것)과 스텝 시퀀스에 이어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중심축이 되는 발을 바꿔가며 다양한 자세로 회전하는 것)으로 연기를 마무리한다.


◇ 프리스케이팅 '아디오스 노니노'

프리스케이팅의 배경음악 역시 쇼트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그리움이 주제다. '리베르 탱고'로 유명한 아르헨티나의 탱고 거장 아스토르 피아졸라가 아버지를 여읜 뒤 슬픔을 음악으로 승화시킨 명곡이다.



김연아 역시 "아버지를 향한 추모곡인 만큼 쇼트프로그램과 비슷하게 그리움을 담았다. 아버지와 행복한 시간을 회상하는 감정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쇼트프로그램 배경 음악이 잔잔한 첼로 선율이 주를 이뤘다면 프리스케이팅은 오묘한 음색의 반도네온을 중심으로 작곡자의 슬픈 감성과 이를 극복하려는 역동적인 노력이 느껴진다.



김연아 역시 그리움을 모티브로 4분 10초 동안 프리스케팅의 12개 과제(점프 7개·점프 3개·스텝 시퀀스 1개·코레오 시퀀스 1개)를 수행한다.



가장 첫 과제는 '필살기'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이고 연이어 트리플 플립과 트리플 살코-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잇달아 시도한다.



 

 

세 번째 점프인 트리플 살코에 더블 토루프를 붙여 점수를 끌어올리기도 한다.



점프 과제 3가지를 쏟아낸 뒤에는 플라잉 카멜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기본점 3.5)에 이어 역동적인 반도네온의 음색에 맞춰 스텝 시퀀스로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연기의 절반이 지나면 점프에 10%의 가산점을 주는 구간이 나온다. 체력이 떨어지는 만큼 후반부에 점프를 많이 구사하는 선수들에게 어드밴티지를 주기 위한 규정이다. 김연아는 총 7개 점프 가운데 4개를 연기 후반부에 배치한다.



김연아의 여섯 번째 과제는 트리플 러츠다.



만약 연기의 첫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프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실수로 토루프 점프를 이어가지 못하면 여섯 번째 과제인 트리플 러츠에 토루프 점프를 연결해 뛰기도 한다.



김연아는 이어 상체를 바깥쪽으로 깊게 젖혀 유연성을 강조하는 스케이팅 자세인 '이너 바우어'에 이어 더블 악셀-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구사한다. 전반부에 실수가 있었다면 여기에 더블 루프 점프 하나 더 붙여 점수를 높이는 창의성을 발휘하기도 한다.



연기 막판에 이르러 김연아는 트리플 살코 점프와 레이백 스핀으로 막판 분위기를 끌어올린 뒤 코레오 시퀀스(스파이럴 자세를 필수로 스텝, 턴 등을 구사하는 것), 더블 악셀,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시퀀스로 4분 10초의 연기를 마무리한다.


 

horn90@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2/14 15:58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