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행 윤석민의 자존심,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

posted Feb 14,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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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투수 윤석민 (연합뉴스 DB)
 

선수 동의없이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낼 수 없어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자유계약선수(FA) 윤석민(28)이 미국 프로야구 볼티모어 오리올스에게 마지막까지 요청했던 조항은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이었다.

 

미국 SB네이션은 14일(한국시간) "볼티모어와 윤석민 입단 계약서에는 구단의 통역 지원과 가족 미국행 비행기 티켓 제공, 그리고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protection against being sent to the minors) 조항이 있다"고 밝혔다.

 

통역과 가족 비행기 티켓 지원은 메이저리그 구단이 해외 FA를 영입할 때 제공하는 '일반적인 조건'이다.

 

하지만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은 다른 의미가 있다.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 포함 여부는 윤석민과 볼티모어의 계약이 늦어진 이유이기도 했다.

 

윤석민 측근은 "윤석민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메이저리그 보장'이었다"고 전했다.

 

윤석민은 안정적으로 미국에서의 첫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강등 거부권을 요구했고, 볼티모어는 윤석민이 아직 메이저리그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하지만 윤석민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가 끈기있게 협상을 진행했고 투수진 보강이 시급했던 볼티모어는 윤석민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윤석민은 마이너리그행을 걱정하지 않고, 메이저리그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볼티모어는 윤석민을 마이너리그로 보내기 위해서는 선수의 합의를 얻어야 하며,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윤석민은 타 구단 이적이 가능한 FA가 된다.

 

만약 마이너리그 강등을 두고 볼티모어와 윤석민 사이에 이견이 생긴다면, 볼티모어는 해당 연도 보장 연봉을 지급해야 하는 금전적 손실을 입는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류현진(27·LA 다저스)도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을 계약서에 포함해 심리적 안정을 얻었다.

 

윤석민은 계약기간 6년, 보장 금액 3천600만 달러에 계약한 류현진보다 안정적이지는 않다.

그러나 마이너리그 거부권으로 구단이 꾸준히 기회를 줘야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jiks79@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2/14 10:02 송고